주간동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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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운동·특별식단… 인간 한계 극복 ‘아이언맨’

  • < 도움말: 여에스더/ 가정의학 전문의>

    입력2004-10-18 1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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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계적 운동·특별식단… 인간 한계 극복 ‘아이언맨’
    누군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번 쾌거를 ‘신화’나 ‘기적’으로 표현했다. 정말 기적일까? 스포츠 의학 프로그램에 따라 실시된 체력훈련은 선수들을 지칠 줄 모르는 ‘종마’로 변신시켰다. 물론 그 조련사는 거스 히딩크.

    월드컵 기간 축구팬들이 가장 많이 놀란 것 중 하나는 우리 선수들이 포지션에 관계없이 90분 내내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주는 공만 받아 차던 옛 모습과 달리 변해도 너무 변했고, 모든 선수가 함께 공격하고 수비하는 토털사커의 진수를 보여줬던 것. 국내외 언론이 우리 선수들을 보고 ‘압박수비의 승리’ 또는 ‘압박왕’이라고 표현한 까닭도 거기에 있다.

    아마 사람들은 깡마른 홍명보 선수가 한 게임이 끝난 후 몸무게가 4kg이나 빠진다면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홍선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가 한 게임이 끝나면 3~4kg이 빠진다. 특히 120분 동안 사력을 다한 이탈리아전을 끝마친 선수들의 몸무게는 그 이상 빠졌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의 전언.

    선수들의 체력 회복을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A매치 경기(월드컵 포함)간 간격은 3일.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바로 다음날 오후부터 기본훈련을 시작하는 등 완벽한 체력을 과시했다. 물과 염분 등 빠진 몸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기질의 즉각적인 보충과 함께 평소 다져진 체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

    대표팀이 1년여의 짧은 기간에 잘 다듬어진 종마가 된 것은 심폐기능과 지구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식단과 극단에 도전하는 유산소운동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루 20km 이상의 구보와 단백질이 강화된 식단은 모든 선수들을 ‘철의 마라톤 선수’로 만들었다. 히딩크는 이를 견뎌내지 못하는 선수는 가차없이 잘라냈다.



    거기에다 순간 스피드와 순발력, 균형감각을 키우기 위한 비책도 있었다. 바로 근육 키우기. 권투선수도 아닌 축구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웨이트트레이닝을 시킨 것. 이미 눈썰미 좋은 여성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벗은 모습이 더 이상 근육 하나 없던 옛 모습이 아니란 것을 잘 안다. 우리 선수들의 잘 잡힌 근육(머슬 코디네이션)은 몸싸움과 태클이 들어오는 순간에 특히 유효했다. 태클이 들어와도 바로 피해버리거나 오뚝이처럼 금방 일어나 다시 달리는 모습은 모두 근육운동을 고집한 히딩크 감독의 집념이 이뤄낸 성과다. 근육이 많은 선수와 없는 선수가 부딪치면 누가 부상하겠는가? 이 간단한 이치를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몸에 심어놓았다.

    축구라는 운동은 인간 육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학의 총아다. 월드컵의 성과를 단지 신화나 기적으로 치부하는 것은 스포츠 과학을 부정하는 또 하나의 몰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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