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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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바둑 월드컵은 ‘중국 품으로’

홍맑은샘 7단(흑):푸리 6단(백)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2004-10-15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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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바둑 월드컵은 ‘중국 품으로’
    세계 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아마추어 바둑의 월드컵이다. 6월 한 달간 한국과 일본에서 월드컵 축구 축제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과 때를 맞춰 일본 다카야마(高山)시에서는 5일간(6월2∼6일) 바둑의 향연이 벌어졌다. 세계 61개국이 출전해 스위스 리그로 치러진 반상(盤上) 월드컵에서 한국의 홍맑은샘 7단은 아깝게도 7승1패의 성적으로 준우승에 그쳤다. 우승은 8전 전승을 거둔 중국의 푸리(付利) 아마 6단이 차지했다.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이봉일 7단은 4위에 올랐으며 기대했던 남북대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둑에 관한 한 중국은 월드컵에 처녀 출전해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축구와는 달리 ‘영원한 우승후보’로 통한다.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아마 국수(國手)에서 우승, 한국 대표로 출전한 홍맑은샘 7단은 2000년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 두 번째 도전이었으나 끝내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마바둑 월드컵은 ‘중국 품으로’
    5라운드에서 맞붙은 이 바둑은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셈. 축구에서 전반 5분을 누누이 강조하듯, 바둑에서도 포석의 중요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백1로 포복했을 때(8의 자리, 호구로 지키는 것이 정수였다) 흑2에 들여다본 수가 선제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역습을 자초한 실착이었다. 처럼 흑2로 찌른 다음 아낌없이 4를 선수한 뒤 6으로 뛰어 백을 저위로 기게 만들어야 했다. 다음 흑이 A의 곳에 뛴다고 가정하면 백 전체가 당장 곤마다.

    이런 천금의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백에 3·5의 변신을 허용했고, 이건 누가 보더라도 백쫔 두 점보다는 흑 두 점이 크다. 그래서 흑6 이하로 살려나갔으나 몸이 무겁다. 거꾸로 곤마 신세가 되어 포석에서부터 주도권을 빼앗긴 꼴. 206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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