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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월드컵, 이제 시작이다

월드컵, 2조원 가량 ‘남는 장사’

한국개발연구원 분석 … 투자 촉진·국가 이미지 제고 등 간접효과도 ‘기대 이상’

  •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월드컵, 2조원 가량 ‘남는 장사’

월드컵, 2조원 가량 ‘남는 장사’
지출 3조4700억원에 수입은 5조3300억원’. 재정경제부의 용역을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2002 월드컵대회의 대차대조표다.

KDI는 월드컵 준비를 위한 지출을 투자지출 2조3900억원과 소비지출 1조800억원 등 3조4700억원으로 추정하고,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5조원대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 이대로만 된다면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충분히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소비와 투자 촉진 등 경제성장 효과 이외에 국가 이미지 제고 등 간접효과까지 포함하면 월드컵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이러한 추정을 훨씬 뛰어넘는다.

관람객 수는 월드컵 흑자의 바로미터

2002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가 거둬들일 수 있는 수입은 무엇보다도 관광객 숫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다. 관광객 한 사람이 한국 방문 기간에 얼마나 많은 돈을 뿌리고 갈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찾아올 외국인 관람객 수는 KDI 추정으로 총 31만6000명. 이들이 하루 평균 222달러를 쓰고 간다고 할 때 월드컵 기간에 모두 7490억원(달러당 1240원 환율 기준) 정도를 뿌리고 갈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는 월드컵경기장 3∼4개쯤은 짓고도 남는 액수. 월드컵을 통한 관광진흥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도 관광수입을 늘리는 데는 청신호라 할 수 있다.



만약 월드컵 이외에 각종 이벤트와 다양한 관광상품으로 이들의 발목을 붙잡아 체류 일정을 늘릴 경우 액수는 훨씬 늘어난다. 지금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중 아시아 지역 관광객은 평균 5일, 기타 지역 관광객은 평균 11일 정도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이 하루씩만 더 체류하더라도 한국이 얻는 수익은 8억7000만원이나 늘어난다.

흥미로운 점은 월드컵이 열리는 10개 도시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가 서울이나 부산이 아닌 대구라는 사실이다. 물론 대구 경기장 관람석이 6만6000여명으로 서울 상암동 경기장보다 1500석 가까이 많은 매머드 경기장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대구 경기장에서는 한국이 16강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미국과의 경기뿐만 아니라 3, 4위전까지 열려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역대 대회 관중 수를 살펴보면 1994년 미국 월드컵이 358만8000명이 관람해 관중 수에서 최대 흥행을 기록했다. 52개 경기로 늘어난 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94년 미국 월드컵까지는 횟수를 거듭할 때마다 관중 수가 10% 이상씩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경기 수가 64개로 늘었음에도 관중 수는 277만5000명으로 미국 월드컵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2002 월드컵의 관람객 수는 현재까지 입장권 판매율로 보아 월드컵 폐막일까지 가봐야 정확한 집계가 가능할 전망이다.

월드컵, 2조원 가량 ‘남는 장사’
입장권 판매수입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개최국이 배분해 갖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개최국의 대회 운영 수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변수다. 애초 정부가 월드컵 기간에 31만명의 외국 관람객이 한국을 찾아 7500억원을 쓰고 갈 것이라 추정한 것도 해외발매 입장권이 모두 팔린다는 전제 아래 수립된 것이다.

해외발매량은 국내 32경기에 배정된 148만여장의 입장권 중 절반 정도. 따라서 조직위원회 역시 월드컵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해외판매 잔량을 파악해 국내판매에 나서는 등 입장권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은 입장권 판매를 대행해 온 영국 바이롬사의 운영 미숙으로 해외판매분의 경우 개막경기는 물론 한국경기의 입장권마저 제대로 팔리지 않았다.

입장권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대략 달러화 기준으로 60달러부터 750달러 선. 각 조 예선전 입장권의 경우 국내에서 구입하면 16만5000원, 해외에서 구입하면 150달러(약 18만6000원)다. 물론 개막전은 이 가격의 3배가 넘는 55만원과 500달러(약 62만원)나 된다. 좌석에 따라서도 입장권 가격이 하늘과 땅 차이다. 우대입장권인 프레스티지 티켓 중에서도 최고급 관람실인 스카이박스 12인실의 경우 1장당 3억원이 넘는 것도 있다.

물론 입장권 판매수입은 개최국의 경제력과 물가 수준, 축구 열기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의 경제수준이나 축구 열기 등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특히 개최국의 능력에 따라 입장권 판매수입이 크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86년 멕시코 월드컵의 경우 입장객 240만명에 2755만 달러의 입장수입을 얻은 데 비해,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는 입장객 수가 멕시코대회와 비슷한 250만명 수준이었으나 입장수입은 2배에 가까운 53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입장권 판매수입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년 아르헨티나대회에서 43%를 기록한 뒤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무래도 월드컵을 둘러싼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TV 중계료나 광고수입 등 다른 분야의 수입이 늘어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똑같이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지만 텔레비전을 통한 월드컵의 영향력은 올림픽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일례로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의 경우 연인원 196억명이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았지만, 2년 뒤인 98년 프랑스 월드컵을 텔레비전으로 본 전 세계 시청자는 애틀랜타올림픽 때의 2배 가까운 370억명이나 됐다.

조직위에서는 2002 월드컵을 텔레비전으로 볼 시청자 수가 연인원 600억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월드컵 경기는 단일종목만으로도 전 세계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모으는 마력을 가졌다는 말이다.

덩달아 FIFA의 TV 방영권 판매수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림픽과 달리 월드컵은 FIFA가 TV 방영권 판매를 독점하고 있어 90년 이탈리아대회 이후 방영권 수입이 FIFA의 수익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방영권 판매를 통한 FIFA의 경기당 평균수입 역시 86년 멕시코대회에서 52만 달러를 기록한 뒤 90년 이탈리아대회 129만 달러, 94년 미국대회 175만 달러, 98년 프랑스대회 289만 달러 등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2002 월드컵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 방송사 컨소시엄인 ‘코리아 풀’(Korea pool)이 FIFA 대행사인 독일의 키르힌미디어에 지급한 중계권료는 모두 3500만 달러. 경기당 54만 달러이므로 한 경기를 중계하는 데 약 6억7000만원을 지불한다는 계산이다. 이는 98년 프랑스 월드컵과 비교해도 24배나 뛰어오른 금액.

그러나 NHK와 5개 민영방송이 참여한 일본 컨소시엄의 경우, 64경기 중 40개 경기의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들어간 금액만 6000만 달러에 이른다. 일본 위성방송연합체인 스카이퍼펙트의 경우 방영권료는 1억4000만 달러.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비하면 무려 40배나 뛰어올랐다. 날로 비중을 더해가는 TV 중계권료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 한국방송공사(KBS) 이규창 월드컵방송기획단장은 “98년 프랑스 월드컵의 경우 한·일간 중계권료 비율이 1대 2.3에서 이번 대회에는 1대 6으로 늘어났으니 결과적으로 한국이 협상을 잘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를 통한 FIFA의 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계료 수입은 철저히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계약조건에 아예 ‘외부 발설 금지’가 명시되어 있다. 2002 월드컵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KDI 이진면 박사는 “한 대회가 적자가 나면 다음 대회에 커다란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FIFA가 일절 자료를 내놓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2조원 가량 ‘남는 장사’
TV 중계권료 수입과 더불어 광고수입은 FIFA의 가장 큰 수입원이다. 경기장 광고권 판매수입은 경기장, 보조경기장, 경기장 주변 및 대회조직위원회 관할 아래에 있는 부대시설에서의 광고사업권에서 얻어지는 수입이다. 그중에서도 ‘알짜’는 본부석을 중심으로 ‘ㄷ’자로 배치돼 중계 카메라의 가시권 안에 들어오는 A보드 광고. 전 세계 시청자들을 향해 브랜드나 제품이 노출되는 만큼 광고주들이 내는 광고료 또한 어마어마하다.

2002 월드컵 광고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대행하는데, 5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역대 대회 중 86년 멕시코대회가 2500만 달러의 광고수입을 기록해 지나치게 상업화된 대회라는 비난을 들었다.

물론 2002 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도 FIFA와는 독자적으로 수익사업을 한다. 자체적으로 선정한 로컬 스폰서를 통해 월드컵의 수지를 맞추는 것도 조직위원회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기 때문. 국내의 로컬 스폰서는 롯데호텔, 대한항공, 금강고려화학, 국민은행, 현대화재해상보험, 포스코 등 6개 업체. 이들 스폰서가 내는 후원금은 한 회사당 최소 5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스폰서 업체들을 통해 조직위원회가 거둬들인 돈만도 300억원 이상이 된다는 말이다. 조직위원회는 스폰서 후원금을 포함해 입장권 수입, 기념주화 발행 등으로 약 4000억원을 거둬들여 수지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월드컵 관계자들은 FIFA가 2002 월드컵으로 TV 중계권료와 광고수입 등을 포함해 대략 2조원대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정도면 축구팬들이 스타 플레이어들의 묘기에 열광하는 동안 무대 뒤에서 돈을 챙기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주간동아 337호 (p42~44)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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