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6

2002.05.30

앙투아네트는 철없는 왕비였을까 外

  • < 자료 : 지적 쾌락의 세계 와우밸리(www.wowvalley.com) >

    입력2004-10-07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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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자태로 베르사유의 ‘작은 요정’이라 불린 마리 앙투아네트. 검소한 루이 16세와는 대조적으로 ‘적자부인’(赤字夫人)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사치스러웠다고 한다. 1789년 10월, 파리의 배고픈 시민들이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으로 몰려갔다. 프랑스 혁명의 시작이었다.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들이 몰려온 이유가 빵이 없어서라는 이야기를 듣고 “빵이 없다면 그들에게 과자를 먹이도록 해요”라고 말한다.

    이 말이 널리 전파되어 오늘날까지 부르봉 왕가의 사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마리 앙투아네트가 정말 이 말을 했을까?

    사실 앙투아네트가 프랑스로 시집오기 전인 1760년대, 루소(1712∼1778)의 참회록에 이 말이 등장한다. 어느 고귀한 공주가 농부들로부터 빵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브리오시를 먹게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일화에서 그녀는 뻔뻔한 공주로 매도되지는 않는다. 그녀가 알고 있는 빵 이름은 브리오시(Brioche)뿐이었고, 호의에서 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과자를 먹게 하지요”란 말은 앙투아네트보다 ‘어느 고귀한 공주’의 일화가 앞선 것이고, 또 앙투아네트가 이 말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약 대신 빵’



    앙투아네트는 철없는 왕비였을까 外
    고대 이집트인들은 아플 때 빵을 먹었다. 이집트인들은 빵에 약을 섞어 넣는 의료용 빵을 개발했다. 시큼한 밀빵은 대머리나 비듬 환자에게, 소금과 기름을 넣은 보리빵은 화상 환자에게, 빵에 노간주나무나 맥주를 섞어 진통제로, 석유와 황토, 맥주를 넣은 빵은 충치 환자에게 먹였다. 과연 이런 빵을 먹고 병이 나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환자가 약을 먹는 스트레스는 없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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