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3

2002.02.28

전통미 살리고 신감각 보태고

일민미술관 새 단장 … 현재와 과거·일상과 미술의 만남 ‘새 명소 찜’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0-29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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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미 살리고 신감각 보태고
    서울의 중심지 광화문 네거리. 높다란 건물들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압도할 듯 우람하게 서 있다. 그들 사이에 들어앉은 일민미술관(옛 동아일보 사옥)은 마치 어른들 틈새를 비집고 선 아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건물도 1926년 지어진 당시에는 인근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131호로 지정된 일민미술관은 1992년까지 장장 66년 동안 동아일보 사옥으로 쓰였다. 처음에는 3층 건물이었지만 몇 번의 증축을 거치며 6층으로 늘어났다. 96년 미술관으로 바뀐 이 건물은 지난 1년간 ‘수리중’의 팻말 뒤에 숨어 있었다. 2월20일, 일민미술관은 1년이 넘는 긴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다.

    2월20일부터 재개관 기념전

    전통미 살리고 신감각 보태고
    전통미 살리고 신감각 보태고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해도 노란 타일의 건물 외관은 달라진 부분이 없다. 건물 외관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변형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입구를 동아미디어센터와 접해 있는 오른쪽으로 옮긴 것이 가장 큰 변모다. 입구는 유리와 철제의 아트리움으로 꾸며졌다. 입구에 들어서면 미술관 내부 전체가 보인다. 1층에는 전시장 외에 아트숍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2층에 있던 일민 김상만 선생의 생전 집무실을 3층으로 옮긴 것. 미술관측은 2층을 철거하기 전 집무실의 문, 몰딩, 장식장 등 세부를 모두 촬영해 3층에 똑같은 공간을 완벽하게 복원했다. 집무실 바깥 복도 역시 그대로 복원되었다. “이 공간은 무엇보다도 복원 자체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일민미술관 김희령 기획실장의 설명이다. 미술관측은 이 집무실을 관객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통미 살리고 신감각 보태고
    일민미술관의 리노베이션을 맡은 안병모 유창건축사무소장은 “현재의 쓰임새에 맞으면서 과거를 존속시키는 방향으로 리노베이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리노베이션에서 특히 역점을 둔 부분은 입구의 아트리움. 투명한 입구는 건물 내부와 외부가 연결된 느낌을 갖게 만든다. 마치 있는 듯 없는 듯한 입구를 통해 관람객들은 광화문 거리에서 일민미술관으로 진입하게 된다. 즉 현재와 과거가, 일상과 미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2월20일부터 열리는 재개관 기념전 ‘도시에서 쉬다’(Urban Paradise)는 전시 주제인 동시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일민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상징적 설명이기도 하다. 도심의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풍경을 부각한 이번 전시에는 주명덕 황인기 김호석 등 8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설치 회화 사진 등 다양한 도시풍경을 보여준다(4월7일까지, 문의:02-2020-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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