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7

2002.01.10

추위 녹이는 ‘사랑의 메신저’

  •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입력2004-11-04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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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 녹이는 ‘사랑의 메신저’
    연말연시의 다이아몬드 표정은 어떨까. 연봉협상이나 재활훈련은 모두 새해로 미루고 선수들은 휴식에 여념이 없다. 최근에는 야구 이외의 재주를 갖고 있는 개그맨급 선수들의 방송 출연도 잦은 편. 두산의 정수근이 좋은 예다. 아예 연예계로 데뷔한 선배 강병규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정수근은 늘 야구선수 섭외 1순위다. 같은 팀의 홍성흔 또한 대학 재학시절부터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1등상을 타는 등 일찌감치 끼를 발휘했다. 이런 외도 탓에 이들은 최근 김인식 두산 감독의 불호령을 듣기도 했다는 후문.

    그렇다고 프로선수들이 마냥 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글러브를 벗으면 주위의 불우한 이웃에 눈을 돌린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답게 프로야구는 가장 적극적으로 선행을 실천해 왔다는 평. 오늘은 다이아몬드를 타고 흐르는 따뜻한 얘기를 해보자.

    ‘사랑의 쌀’ 행사는 국내 쌀 생산량이 많은 데 착안해 몇 년 전부터 벌어지는 기탁 행사다. 백화점에는 브랜드 쌀이다 뭐다 해서 비싼 가격의 고급쌀이 팔려나가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쌀밥 구경조차도 힘들다. 기아 타이거즈는 홈런을 때린 선수에게 쌀 한 가마니를 증정하는데, 이를 받은 선수는 곧바로 시설단체에 쾌척하는 형식으로 쌀 기부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12월28일 대구지역의 양로원 등을 돌며 쌀 73가마니를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는 시즌중 벌였던 사랑의 시구를 통해 모금액을 전달한다. 2001시즌 수원 홈경기에 시구에 나선 이들에게 일정액을 받아 적립한 뒤 이를 시즌 후 기탁하는 것. 올해는 9명의 시구로 모은 180만원으로 수원 인근의 ‘성 빈체시오의 집’에 전달했다.

    그라운드에선 부상 탓에 부진했지만 장외에선 롯데 박정태가 ‘사랑의 MVP’다. 기독교 신자인 박정태는 올 겨울 성가대에 등록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예배시간에 성가 ‘할렐루야’를 불렀단다. 박선수는 교회 활동 이외에도 북한어린이 돕기 사랑의 빵 판매 행사 등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롯데 선수단은 매년 부산 고신대 병원에서 소아암 어린이 돕기 행사를 10년 넘게 진행해 왔다.



    ‘계란장사’ 현대 심정수도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는 빠지지 않는다. 심정수는 올 시즌 홈런 1개당 10만원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적립한 ‘사랑의 홈런’을 펼친 바 있다. 12월29일에는 미아8동에 있는 보육원 ‘둥근나라 그룹홈’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결손가정 아이들 5명이 15평 남짓한 방에서 지내고 있는 보육시설에 성금과 과자 등을 선물했던 것. 엄마 대신 할머니 품에서 자라고 있는 자신의 아들 종원(5)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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