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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이미징’ 세상이 온다

TV, 인터넷 영상에 가상 이미지 합성 … 눈앞에서 벌어지는 ‘마법의 화면’

  • < 이형수/ e-칼럼니스트 > coolbeer@chollian.net

‘버추얼 이미징’ 세상이 온다

‘버추얼 이미징’ 세상이 온다
최근 폐막한 컨페더레이션스컵 국제 축구대회에서는 새로 개장한 월드컵 축구장의 웅장한 모습과 선수들의 경기 장면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새로운 방송 기술이 선보였다. 생방송으로 진행한 경기에서 선수들의 발 밑으로 자국의 국기가 펼쳐졌다. 센터서클 바닥에서 갑자기 올라온 점보트론이 경기 장면을 보여주는가 하면 프리킥 지점에서 골대까지의 직선거리, 9.15m 프리킥 서클 등이 실시간으로 TV화면에 나타났다.

일부 시청자들은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 그러나 이런 장면들은 가상 이미지들이었다. 이른바 버추얼 이미징(Virtual Imaging)이 새로운 컴퓨터 영상기술로 성큼 다가왔다. ㈜다윈버추얼은 SBS 방송사와 제휴를 맺고 지난해 11월 ‘인비테셔널 골프대회’에서 국내 최초로 이 기술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초 프로농구 중계방송을 통해 안정적인 기술 노하우를 쌓은 뒤, 이번 컨페더레이션컵 축구경기에서 본격적인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버추얼 이미징이란

‘버추얼 이미징’ 기술은 가상의 이미지를 TV나 인터넷 영상에 삽입하는 것이다. ‘버추얼 이미징’은 90년도 중반 개발한 가상 스튜디오 시스템을 발전시킨 형태라 할 수 있다. 먼저 카메라 렌즈에 기초 데이터를 얻는 센서를 부착하면 영상에 잡힌 피사체의 크기, 카메라와 피사체까지의 거리 등 카메라에 잡힌 모든 사물의 3차원 데이터를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전달한다. 컴퓨터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메라가 잡은 영상에 좌표를 부여한다. 엔지니어가 이 좌표에 이미지를 삽입하면 이미지가 그 좌표에 고정되어 카메라 앵글이 바뀌더라도 이미지 위치는 움직이지 않는다. 컴퓨터는 이미지 주변 사물의 색깔과 거리를 인식해 이미지가 위치한 곳에 사물이나 사람이 있을 경우 이미지가 이를 가리지 않도록 처리해 마치 현장에 설치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사실감 있게 구현한다. 가상 스튜디오 시스템은 카메라가 고정되어 있는 정적인 환경에서만 쓰였지만, 버추얼 이미징 시스템은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동적 환경에서 사용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술은 스포츠 생중계 방송에 가장 많이 이용된다.

현실적으로 컴퓨터 센서가 추적할 수 있는 경기장의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 엔지니어는 이런 오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실시간으로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장 바닥에 가상 이미지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잔디밭을 정확하게 구별해 내어야 한다. 하지만 잔디의 상태나 그림자 등 주위 환경에 따라 센서가 인식할 수 있는 패턴은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방송을 시작하기 전 미리 경기장의 규격과 잔디밭 영역을 컴퓨터에 입력해 놓는다. 그리고 카메라에 달린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와 함께 생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실시간 합성을 처리한다. 즉, 버추얼 이미징이라는 기술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기술 외에도 인적인 노하우가 필요한 최첨단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버추얼 이미징’ 세상이 온다
버추얼 이미징 시스템은 크게 4가지 기술로 나눌 수 있다. 이스라엘 ORAD사의 ‘사이버 스포츠’(Cyber Sports), 프랑스 SYMAH VISION의 ‘엡시스’(EPSIS), 미국 PVI사의 ‘비전’(Vision), 이스라엘 SCIDEL의 ‘사이델 시스템’(Scidel System) 등이다. 사이버 스포츠와 엡시스는 카메라의 위치 추적 센서를 이용하는 방식이며, 비전과 사이델 시스템은 추적 센서 없이 영상처리 기술만으로 비디오 화면에서 카메라 움직임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센서를 이용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시스템의 구성이 간단해지는 장점은 있지만, 영상 처리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면 지연현상이 생길 수 있는 단점도 안고 있다.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경기의 버추얼 이미징을 담당한 기술은 사이버 스포츠를 토대로 했다. 사이버 스포츠는 시드니 올림픽의 수영중계 때 화려한 그래픽으로 명성을 날렸다. 생방송에서 생길 수 있는 예측불허의 상황을 엔지니어의 노하우로 제어하는 응용기술에서만큼은 국내기술도 세계적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버추얼 이미징 기초기술 연구도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기술을 개발한 외국과 비교했을 때 기초기술에서 아직은 격차가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넷, TV 토크쇼 등 응용분야

버추얼 이미징 시스템의 응용분야는 매우 넓다. 모든 형태의 영상물에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TV 토크쇼에서는 화분이나 석고상 등 실제 소품을 쓰지 않고, 모두 가상의 소품으로 바꿀 수 있다. 여기서 가상 스튜디오 기술과 버추얼 이미징 기술에는 차이점이 있다. 가상 스튜디오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소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배경 스튜디오가 필요하다. 그러나 버추얼 이미징 기술을 응용하면 따로 배경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화면에 가상의 이미지를 합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더욱 발전하였으며, 디지털 영상 관련기술도 발전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버추얼 이미징이 합성한 화면은 실제 촬영한 화면에 최대한 근접할 것이다. 버추얼 이미징 기술은 완전한 디지털 방송시대가 오기 전에 미리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기술로 받아들여진다.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버추얼 이미징’ 기술은 이미 미국·프랑스·이스라엘 등에서 3년 전에 개발해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프로 스포츠에 접목시키고 있다. 미국은 프로야구를 비롯해 미식축구·아이스하키·골프 등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에 등장할 정도로 일반화한 방송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특히 미국 방송사들은 이 기술을 광고에 활용해 기존 광고 수익 외에 별도의 수익을 안겨주는 새로운 광고 매체로 정착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TV 드라마가 공중파로 방송된 다음, 인터넷 방송으로 재방송할 때 새로운 배경이나 소품을 가상으로 만들어 합성할 수 있다. 여배우가 머리를 감는 장면에서 특정 회사의 샴푸를 가상으로 등장시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샴푸를 마우스로 선택하면 곧바로 인터넷 주문이 가능하도록 응용할 수 있다. 현재 방송 시스템에선 경기중 득점 장면이나 드라마틱한 순간에 스포츠 중계를 중단하고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그러나 버추얼 이미징 시스템에선 축구 골대 뒤나 관중석 등을 배경으로 자유자재로 광고할 수 있다. 버추얼 이미징을 통한 광고의 단가는 기존 광고보다 3~10배나 높은데도 광고수익은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 기술로 버추얼 광고를 판매한 미국의 메이저 야구 구단의 방송 중계 프로그램은 완전 매진되었다. 미국 FOX사가 미식축구33회 슈퍼볼에서 버추얼 이미징 기술을 이용, 10여 개 광고를 경기중에 내보내는 등 미국에서만 이미 1300여 프로그램에 이 기술을 이용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버추얼 광고시장은 2000만 달러로 전체 광고시장의 0.02%를 차지했다. 그리고 향후 5년 내에 100배 이상의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 국내 광고시장의 경우 2001년 현재 5조 원에 달하였으며, 이 중 버추얼 시장은 50억 원 정도. 다윈버추얼 이성균 대표는 “2005년에는 총 6조3000억 원 규모의 광고시장에서 버추얼 시장은 2040억 원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간동아 291호 (p78~79)

< 이형수/ e-칼럼니스트 > coolbeer@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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