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6

2001.03.22

‘전희’로 성욕 극대화 섹스도 영화처럼

  • < 강경훈/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 www.binyo.co.kr >

    입력2005-02-18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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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희’로 성욕 극대화 섹스도 영화처럼
    섹스를 TV와 영화에 비교한다면 단연 영화 쪽에 가깝다. TV는 리모컨 하나로 간단히 켜고 끌 뿐만 아니라 한 채널이 마음에 안 들면 이쪽 저쪽,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돌려버리면 그만이다. 여기에 비하면 영화는 보다 ‘장기전’이 필요하다. 미리 상영시간을 알아두어야 함은 물론이고 시간 맞춰 극장에 가야 하고, 즐거운 영화관람을 위해서는 팝콘과 콜라가 필수다. 영화를 다 본 뒤 감상을 음미하는 맛 또한 각별하다.

    섹스는 마치 영화관람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아무런 준비없이 그때그때 즐기는 TV보다는 아무래도 분위기를 맞추고 성욕을 돋운 뒤 본격적인 성행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난 뒤의 진한 포옹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준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충분한 전희다. 흔히 프랑스인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시간 섹스를 즐긴다고 하는데, 사실 그 비결은 애무를 통해 이뤄지는 전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라비아의 성애학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여자란 손으로 애무를 하지 않으면 단맛이 나지 않는 과일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아라비아에서는 본격적인 성행위 전에 흔히 ‘좌위’라는 것을 한다. 이는 남녀가 서로 마주앉은 자세로 1, 2시간 동안 충분한 전희를 갖는 것을 말한다. 이 시간 동안 살갗을 맞댄 남녀는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술도 마셔가며 성욕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전희의 중요성은 남녀가 오르가슴에 오르는 스타일에서도 과학적으로 증명된다. 보통 남성이 삽입을 하고 피스톤 운동을 하는 시간은 길어야 10∼20분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아무리 건강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여성은? 이 정도론 어림도 없다. 여성은 마치 화롯불처럼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해 오르가슴의 시간이 장기화한다. 반면 남성은 성냥처럼 순간적으로 불타올랐다가 또 순식간에 사그라든다. 이는 애초부터 섹스 시 남녀가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기 힘들게 하는 방해물로 작용한다. 애무를 통한 전희는 이 방해물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성을 서서히 달아오르게 한 다음 시작되는 남성의 리드미컬한 테크닉은 남녀 공히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잊지 마시길. 섹스는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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