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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강남 카지노에 미련?

한무컨벤션 김용식 회장 ‘주간동아’ 인터뷰서 카지노 임대업 관심 표명… “주변 인사 설득은 사실”

  •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

그래도 강남 카지노에 미련?

그래도 강남 카지노에 미련?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부속동에 들어서고 있는 카지노 시설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진 지 1주일 만에 사업권자인 한무컨벤션 김용식 회장(52)이 돌연 카지노 사업 포기를 선언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회장은 ‘병원에 입원중’이라는 이유로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중이던 지난 8일 시내 한 호텔에서 ‘주간동아’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자리에서도 이미 ‘카지노 사업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주간동아’ 인터뷰 후 이틀이 지난 10일 오후, 일부 언론 기자와 만난 김회장은 “문제의 컨벤션 부속동에는 카지노 대신 다른 용도로 임대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김회장의 카지노 사업 완전 포기 선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김회장의 카지노 사업 포기 선언은 ‘스스로 카지노 사업자가 되어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는 것일 뿐, 문제의 컨벤션 부속동 2∼3층에 카지노 시설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또다른 계산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김회장은 지난 8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워커힐 호텔을 예로 들어 자신의 카지노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 우리가 검토하고 생각한 것은, 만약 허용된다고 해도 우리가 할 생각이 아니었다(이 대목에서 그는‘말이 정확하지 않으니까 수정하자’며 말을 끊기도 했다). (…) 내가 허가권을 얻지 않을 수도 있다. 워커힐 호텔도 SK 소유지만 카지노는 파라다이스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난 건물 지어놓고 임대료만 받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카지노사업이 허용되면 그만큼 높은 임대료를 내고 들어와야 한다. 한때 회사를 하나 만들어서 직접 운영해 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런 의혹을 받아가면서까지 (카지노 사업을) 할 수는 없다.”

결국 김회장의 말에 따르자면 그는 애초부터 직접 사업권을 따는 방안과 카지노 임대를 주는 방안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해 왔다는 것이다. ‘주간동아’ 인터뷰 이틀 뒤인 3월10일 이 부분을 재차 확인하자 김회장의 답변은 이랬다.

제3의 카지노 사업자가 현재의 시설에 카지노 임대를 신청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게 가능하겠는가. 하지만 임대사업인데 못할 것도 없지….”

김회장이 아직도 카지노 시설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그가 카지노 사업의 가장 첫번째 조건으로 ‘위치’를 꼽고 있는 데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김회장은 이미 삼성동 무역센터에 사무실을 두고 무역센터 지하 주차장 사업과 ‘바이킹’ 뷔페 등을 운영해왔다. 이 과정에서 카지노 사업의 최적 입지로 이 곳을 꼽아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강남 카지노에 미련?
특히 지난 99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특1급 호텔뿐만 아니라 대형 컨벤션 시설에도 카지노가 허용됐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정식 컨벤션 시설로 등록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형편. 국제회의산업법상 ‘국제회의시설업’으로 등록하려면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과 다수의 중회의실, 각종 부대시설 등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까닭에 국내 최대 컨벤션 시설인 코엑스(COEX)조차도 지난해 ‘아셈관’이 건립되기 전까지만 해도 국제회의 시설업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결국 코엑스가 언젠가 컨벤션 시설로 등록하면 관광진흥법상 ‘컨벤션 부대시설’로 분류되는 문제의 컨벤션 부속동은 특1급 호텔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카지노가 들어설 수 있는 유일한 건물이 되는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카지노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업자가 7∼8개나 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사업자가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가진 이 컨벤션 부속동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리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이 건물 옆에 들어서고 있는 오크우드 호텔은 국내 유일의 외국인 장기 체류 호텔로서 카지노 입지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카지노 입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는 컨벤션 부속동을 놓고 의혹이 일자 김회장이 카지노 사업 포기냐, 카지노 시설 임대냐를 오락가락하면서 연막을 피우고 있는 것도 이 최적의 입지 조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이 유독 무역협회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도 궁금증을 낳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향후 이 건물에 카지노가 들어서는 데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 바로 무역협회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역협회가 코엑스 컨벤션 시설을 국제회의시설업으로 등록하게 되면 컨벤션 부속동을 국제회의산업법상 ‘부대시설’로 등록하는지가 카지노 허용의 적법성을 따지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광과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무역협회가 문제의 건물을 포함해 부대시설로 등록할 것인지, 빼놓고 등록할 것인지에 달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김회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에게 쏠린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데는 적극적인 반면, 유독 무역협회와 관련한 질문에는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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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회장이 지난 99년 고교 선배인 당시 무역협회 고위 관계자를 만나 컨벤션 부속동을 ‘컨벤션 부대시설’로 바꿔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고위 관계자가 김회장의 부탁을 받고 담당 실무자를 불러 변경 여부를 문의했고 이 과정에서 김회장은 무역협회를 상대로 ‘약속 위반 아니냐’며 반발하기도 했다는 것. 그러나 김회장은 이러한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부분에 대해서는 일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당시 무역협회 담당 실무자들도 ‘김회장의 고위층 로비가 있었다’는 측과 ‘모른다’는 측으로 갈리고 있다. 김회장은 ‘무역협회와 대단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언급만 반복하고 있다.

김회장은 당시 이 무역협회 관계자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 라인에 있는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서도 카지노 허용에 대해 로비한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다음은 이 부분에 관한 일문일답.

카지노 사업 필요성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다면 주변 인맥을 동원해 신규 허용의 정당성을 설득했을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오른손 손바닥을 들어보이면서) 법개정과는 관련이 없다. 만난 사람도 없다.”

법 개정이 아니라 주요 정책 결정라인에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게 없었다면 사람이 아니지…. (그건) 필요하다. 내 소신이고, 주변 인사들 설득한 건 사실이다.”

김회장이 카지노 임대업 등에 아직 미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추정하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김회장은 문제의 컨벤션 부속동에 카지노 사업 허용 여부를 떠나서 외국인 대상 카지노 사업은 자신의 소신임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관광수지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서도 외국인 카지노 사업은 필요하며 카지노 사업이야말로 ‘무공해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것이 김회장의 설명이다. 그가 카지노 사업을 계속하든 포기하든간에 이러한 소신을 굽힐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 8일, 3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카지노 사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강조하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갈릴레이가 형장에 끌려가면서 그랬다든가요?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허허.”



주간동아 2001.03.22 276호 (p34~35)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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