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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확, 머리에 쏙 ‘숫자 닷컴’ 탄생

前 감사원 주사 현준희씨, 3000여개 ‘숫자 도메인’ 확보해 오픈

눈에 확, 머리에 쏙 ‘숫자 닷컴’ 탄생

눈에 확, 머리에 쏙 ‘숫자 닷컴’ 탄생
0235, 6262, 9509, 8569, 2884, 4484, 0412, 0584, 2744, ….

알 듯 모를 듯한 이 숫자들은 뭘까. 난수표일까. 숫자 뒤에 요즘 한창 뜨는 com이나 net, co.kr를 재미삼아 붙여본다면? 0235(연인사모).com, 6262

(요리요리).net, 9509(구로공구상가).net, 8569((프로야구).net, 2884(이빨박사).net, 4484(사자팔자).net, 0412(명사십리).com, 0584(영어박사).net, 2744(백두산 높이).com,….

숫자 도메인(인터넷 사이트를 찾는 주소)이 탄생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숫자로 만든 도메인을 전문으로 등록-매매하는 세계 최초의 사이트인 (www.suzza.com)이 7월 22일 문을 연 것.

숫자닷컴의 대표는 전 감사원 주사 현준희씨(47). 현씨는 지난 96년 4월 양심선언을 통해 ‘감사원의 효산콘도 비리 감사중단 외압’을 폭로했다가 파면-구속돼 화제의 주인공이 됐던 인물. 그는 감사원 퇴직 후 생업을 위해 한국통신의 전화요금 설계사로 일하면서 2424와 같은 특수 전화번호와 숫자에 자연스럽게 친숙해져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도메인 등록비는 친지들의 도움을 받았다.



“외근할 때 버스 타고 다니며 차량번호만 봤어요. 안 믿을지도 모르지만 전화번호부와 사전을 베개삼아 잔 적도 있습니다.” 알파벳 26자와 하이픈(-)의 조합으로 사실상 무한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영문 도메인에 비해 숫자 도메인의 경우 전화 역사 100년을 통해 누구에게나 친근한 4자리 숫자가 1만개뿐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무형의 재산’으로서의 가치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게 현씨가 ‘도메인 전쟁’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숫자닷컴은 7월31일 현재 8677(발육척척), 4758(사촌오빠) 등 3000여개의 국내-국제용 숫자 도메인을 확보해두고 있다.

일부는 벌써 팔렸다. 그중 21cm(남성 사이즈).co.kr는 97년 김현철 커넥션 청문회의 ‘스타’인 비뇨기과 의사 박경식씨가 구입했다. 얼마에 팔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씨는 “대답할 수 없다”면서도 “천만원은 넘는다”고 귀띔했다. 참신한 발상을 의미하는 8383(발상발상).co.kr는 한 홈페이지 제작회사가 300만원에 구입했다.

종교나 믿음을 연상케 하는 0675(영육치료).org는 서울 강남 극동교회에, 1974(일군찍자).co.kr는 민주노동당에 기증했다. 5692(어쭈구리).net와 0184(통일박사).com은 각각 소주방 체인인 ‘어쭈구리’와 세계가요제로 유명한 이탈리아 산레모(산레모 지역의 DDD번호가 0184)의 언론사이트인 ‘로즈넷’에서 구입 제의가 들어와 협상 중이다.

그는 왜 이런 희한한 사이트를 만들었을까. “도메인은 미인처럼 눈에 확 띄어야 한다. 기억하기 어렵고 외우기 힘든 영문 도메인일수록 클릭 횟수도 적다. 숫자는 만국 공통인 데다 단순 명쾌하므로 재미있는 번호이기만 하면 쉽게 기억될 수 있지 않은가.” 현씨는 “세계적으로 숫자 도메인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어 흔히 사용되는 4자리 닷컴 도메인 1만개는 지난 5월 모두 선점됐고, .net도 80% 이상 선점됐다”고 밝혔다.

그는 도메인 업자들을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만 보지 말라고 주문한다. “도메인은 ‘힘’이다. 숫자닷컴이 국내 및 세계 명산 높이 숫자 도메인을 상당수 선점해둔 것도 해당국가나 자치단체에 기증함으로써 우리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들어 있다.”

현씨는 숫자 도메인의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줄 사람들에겐 일정한 숫자 도메인을 공짜로 내줄 생각이다. 숫자닷컴 사이트엔 실제 이같은 도메인이 매일 10개 이상 올라온다. ‘번호 박사’인 그의 휴대폰 번호는 뭘까. 016-277-8857(파파라치).



주간동아 2000.08.17 247호 (p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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