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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대우 미니밴 ‘레조’ 시승기

첫눈에 반한 ‘애인같은 레조’

첫눈에 반한 ‘애인같은 레조’

첫눈에 반한 ‘애인같은 레조’
카렌스(기아)와 트라제(현대)가 양분하던 LPG(천연액화가스) 미니밴 시장에 대우자동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조(Rezzo). 이탈리아어로 ‘그늘’‘산들바람’이라는 뜻이다.

이름만큼이나 차의 외형은 이탈리아적이다. 전면은 ‘대우차구나’라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라디에이터그릴과 함께 단정한 버그형 헤드라이트가 조화를 이뤄 부드럽고 깔끔하다. 높이나 크기는 미니밴이라기보다 승용차에 걸맞아 보인다.

옆면은 선이 참으로 독특하다. 사이드몰딩과 캐릭터라인, 유리창이 만드는 선이 강해보이면서도 통일성이 엿보인다. 뒷면은 큼직하게 붙어있는 제동등이 현대정공의 ‘싼타모’와 비슷하지만 훨씬 세련된 모습이다.

레조의 외형디자인은 이탈리아 최고의 디자인회사인 ‘피닌파리나’에서 담당했다. ‘피닌파리나’는 실험정신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있는 자동차디자인의 명문가. 길거리에 서있는 레조는 모터쇼에 나온 전시용 컨셉트카를 옮겨놓은 듯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대우는 이탈리아적이 됐다. 엔진은 독일 뮌헨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차체 등 대부분의 작업은 영국 워딩연구소에서 하는데 디자인은 이탈리아를 선호한다. 차 내부는 레간자를 디자인한 ‘이탈디자인’이 맡았다.

레조의 진가는 차의 문을 열어봐야 비로소 나타난다. 실내공간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이중조절이 가능한 시트가 몸을 적당히 감싸주고 계기판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잘 정돈됐다.

이미 레간자에서 선보인 온도조절이 자동으로 되는 냉난방조절기의 조작도 수월하다. 선택사양인 5.8인치 와이드화면이 달린 TV와 오디오시스템 등 고급 승용차 이상의 편의장비들이 갖추어져 있어 사치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 승차정원 7명의 승합차에 왜 컵홀더가 11개나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레조는 싸구려 승합차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밑의 서랍이나 뒷좌석 바닥에 만들어진 수납공간에선 위트가 느껴진다.

다만 3열 시트는 문제가 있다. 분명 사람이 앉도록 만들어진 시트이지만 앉을 수가 없다. 메이커측에서도 이 점이 걱정됐는지 ‘어린이 전용시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7인승이라야 세금혜택은 물론 LPG 장착이 가능한 한국적 법규가 낳은 ‘불행’의 산물인 것 같다.

레조는 법적으로는 승합차이지만 내용상으로는 5인승 승용차로 보면 된다. 앉지도 못하는 3열시트는 포기해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레조는 운전이 참 편안하다. LPG차의 문제점은 추운 날씨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레조엔 오토 초크와 예열장치가 있어 이런 문제점을 없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도 상당히 부드럽다. 2000cc LPG엔진의 힘은 충분하다.

레조의 자동변속기는 경쟁차와 비교해 가장 강점을 지닌 부분. 경쟁차량들이 시동을 건지 얼마 안됐을 때 텅텅거리며 변속충격이 큰 반면 레조는 상당히 부드럽다.

한적한 분당의 이면도로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며 레조를 괴롭혀보았다. 대우차 특유의 저회전에서도 힘(토크)이 세도록 세팅된 탓인지 가속이 자유롭다. ABS가 장착된 제동장치도 만점.

회전할 때 조금은 딱딱하게 만들어진 서스펜션 탓인지 차의 흔들림이 작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도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경쟁차종이 측면바람이 불면 직진을 제대로 못하고 흔들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미니밴이 이 정도의 주행성능을 보인다면 전세계 어디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핸들링과 주행테스트를 독일 포르셰에서 수행한 덕분인 듯하다.

레조는 한번 보면 푹 빠지는 그런 차다. 아기자기한 실내공간이 그렇고 성능 또한 그렇다.

가장 늦게 미니밴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레조는 저렴한 유지비로 출퇴근과 여가활동을 동시에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주간동아 2000.01.27 219호 (p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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