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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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현대의 만남 ‘루브르 박물관’

중세 궁전에 초현대식 유리 피라미드 접목… “과연 조화의 상징”

  • 입력2006-06-27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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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현대의 만남 ‘루브르 박물관’
    파리는 조화의 도시이다. 루브르박물관은 파리가 조화의 도시임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곳이다. 중세의 궁전과 초현대식 유리 피라미드를 오버랩하면 언뜻 지독한 언밸런스 같지만 이 두 건축물의 절묘한 조화로 인해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만남이 구현되고 있음을, 우리는 루브르박물관을 통해서 알 수 있다.

    25만여점이나 되는 많은 소장품을 자랑하는 루브르박물관은 미국의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과 함께 세계 최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지금의 루브르박물관은 원래 앙리 4세 때 만들어진 궁전이나, 태양왕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전으로 거처를 옮기는 바람에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그들의 보금자리로 점거하면서 폐허가 되었던 것을 나폴레옹 3세가 등장해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이들 소장품 중 상당량을 나폴레옹 시대에 동방에서 거둬들였다 해서 영국박물관처럼 ‘찬탈의 보고’라고도 한다.

    루브르박물관에 들어가면 중앙에 있는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게 된다. 현대 건축가들마다 내부 공간을 설계하는 데 하나의 시도로 응용하고 있는 이 나선형 계단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의식 중에 시선을 모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중국계 미국인 I. M. 페이(Pei)가 설계한 이 작품은 루브르박물관 실내 건축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페이는 미국 워싱턴의 국립 현대미술관 신관을 설계하기도 했다.

    박물관 밖으로 나왔을 때 볼 수 있는, 고색 창연한 궁전과 어우러진 초현대식 유리 피라미드는 길이 35m, 높이 21m, 사면의 경사각은 51.7도이며, 거기에 청색을 없앤 투명도가 높은 20mm 두께의 2.6m×1.6m 유리가 다이아몬드 형으로 붙여져 있다. 섬세하고 투명한 재료로 만들어진 이 피라미드는 건축 역사상 아이러니에 속한다. 명쾌하면서도 함축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축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페이에게 있어서 이 피라미드는 건축물의 공간을 연결하는 방법의 실천이었음에 틀림없다. 그 직설적인 메시지에 의해 이 작품은 현대 건축이 지향해야 할 일면을 잘 나타내준다.

    루브르박물관의 외관을 촬영할 때는 하루 중 해가 넘어갈 무렵, 즉 내부의 불빛과 외부의 모습이 서로 스며들어 어우러질 때가 가장 좋다. 궁전을 배경으로 한 유리 피라미드의 절묘한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싶을 때는 박물관내 이집트관 2층 휴게실에서 궁정을 바라보고 찍는다면 건축의 공간들을 더욱 조화를 이루는 사진으로 포착할 수 있다. 햇빛이 좋은 날 광선을 100% 받았을 때 유리 피라미드에 비치는 하이테크한 디테일들이 전통과 현대의 멋진 조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부득이 박물관 내부에 전시돼 있는 조각품이나 미술 작품을 촬영하고 싶을 때는 고감도 필름인 ASA(감도) 400을 쓰면 플래시를 쓰지 않아도 잘 나온다.



    전통-현대의 만남 ‘루브르 박물관’
    미술관으로서의 루브르가 지닌 소장품들은 19세기 전반부의 작품들이다. 정확하게는 프랑스 제2제정이 시작되는 1848년 이전 작품들만이 여기에 보존돼 있다. 그런데 오늘날 프랑스를 미술의 고향으로 만든 대부분의 움직임들은 그 뒤에 이루어진 것이다. 프랑스에 미술이라는 옷을 입힌 데에는 19세기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그리고 특히 19세기 후반의 인상주의의 역할이 매우 지대하다.

    루브르 이외에 파리 시내에는 150여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은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주로 전시하는 오르세 미술관과 피카소 미술관, 로댕 미술관 등이다. 인상파를 중심으로 이 시기의 미술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 오르세인데, 이곳에서는 지난 1996년 10월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인상주의에서 아르누보에 이르기까지’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오르세는 옛 역사(驛舍)를 새로운 목적에 맞도록 개조한 아주 훌륭한 본보기일 뿐 아니라, 새로운 박물관 유형을 창출해낸 경우다. 처음에는 오르세 역사의 철거를 제안했지만 여론의 비판에 몰렸던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은 이 건물을 국가적인 기념비라고 선언하고 철거하는 대신 19세기 예술 박물관으로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르로 바르동과 피에르 콜복, 장 폴 필리퐁이 외부 개조를 맡았고 이탈리아 건축가 아우렌티가 실내 디자인을 맡았다.

    오르세는 기차역으로서 갖고 있던 19세기의 산업적 상징성과 박물관으로서 내부 장식이나 전시 작품들의 이미지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여전히 센 강변의 명소로 남아 있다. 이 미술관에는 마네, 세잔, 고흐 등 1848년에서 1914년에 이르는 화가들의 작품이 많아 현대 미술의 원천을 이루고 있다. 반 고흐의 ‘아를르의 별이 빛나는 밤’ 외에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도 유명하다.

    피카소 미술관은 17세기 귀족의 저택인 살레 저택에 있는 미술관으로, 1900∼1960년의 피카소 작품을 연대별로 전시해 놓았다. 유화 203점과 조각 158점, 도자기 88점, 데생 1500점, 판화 1600점과 피카소의 자필 원고, 삽화가 들어 있는 책, 피카소가 모은 세잔, 마티스, 드랭 등의 그림이 방대하게 전시되고 있다.

    원래 로댕이 살던 집을 미술관으로 꾸민 로댕 미술관에는 그의 대표작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들’ ‘입맞춤’ 등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파리의 예술과 향기를 느끼려면 클뤼니 미술관과 오페라 하우스를 들러보는 것이 좋다. 이런 순례를 통해 유럽 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고, 예술과 사상, 유행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역사를 알고 싶으면 에펠탑 근처의 영화 박물관이 있고, 프랑스 민속을 보고 싶으면 볼로뉴 숲의 민중 전통 박물관에 가면 궁금한 것이 해결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페라 공연장으로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데,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좌와 쌍벽을 이룬다. 오페라 하우스 남쪽 바스티유로 통하는 거리에는 극장, 영화 카페들이 많고 바스티유 광장에서는 매년 5월부터 7월까지 음악과 연극 축제가 펼쳐진다.

    1983년에 착공된 바스티유 오페라 공연장은 설계 공모에 출품된 750여개의 출품작 중 캐나다 건축가 카를로 오트의 것이 채택되었는데 불규칙한 대지를 도시주의적 성격으로 잘 활용했다.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기준과 하이테크식 표현이 혼란스럽게 뒤섞인 건물이다. 파리 민주주의 광장이었던 바스티유 터에 어울리도록 개방과 참여의 정신으로 대중의 접근이 용이하게 설계 디자인된 것도 커다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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