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9

2000.01.27

금연 ‘내일은 늦으리’

흡연 땐 폐암 걸릴 확률 정상인의 13배… “과일 - 야채 섭취 늘려야”

  • 입력2006-06-27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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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 ‘내일은 늦으리’
    최근 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 현대산업개발 정세영회장 등 재벌총수들이 잇달아 폐암 진단을 받으면서 폐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이들 재벌총수는 왜 폐암이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게 된 걸까.

    폐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뚜렷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도 대중적인 요인으로 흡연을 꼽을 수 있다. 현재 흡연하고 있는 사람은 흡연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13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금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세기 초만 해도 폐암은 매우 드문 질병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폐암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통계연보 자료에 의하면 1997년도에 기관, 기관지 및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20.8명으로 남성의 경우는 인구 10만명당 30.5명, 여성의 경우는 인구 10만명당 10.9명이었다. 이는 1988년에 비해 76.3%나 증가한 것. 전반적으로 위암과 간암으로 인한 사망은 감소하는 반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은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폐암환자 증가율은 담배소비량 증가율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간접흡연 역시 폐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금연이 가장 확실한 폐암 예방법이다. 또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폐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수술받아도 40% 이상 재발

    흡연 이외에 작업장 등에서 노출될 수 있는 발암물질인 석면과, 디젤배기가스 등도 폐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물질에 노출됐을 경우 폐암 발생률은 무려 70배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폐암 환자의 86%가 진단 후 5년 이내에 사망하게 되는데 이는 한국의 암사망률 중 위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조기에 폐암을 진단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시도되어 왔다. 폐암의 선별검사를 위해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순 흉부 엑스선 촬영검사를 한 결과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는 있었지만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 자체는 줄일 수 없었다.

    최근에는 분자유전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개발하고 있으나 비교적 값이 싸면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폐암의 분자유전학적인 진단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일단 폐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고 흉부 엑스선 사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악성종양임을 확인하기 위해 객담세포진 검사, 기관지경 검사, 바늘을 이용한 세침흡입 검사 또는 흉강경 검사 등 체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폐암세포를 확인하고, 올바른 치료방침을 정하기 위해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 등 여러가지 검사를 거쳐야 한다. 전산화단층촬영은 질환의 정도와 범위를 확인하는 데 유용한 검사이고,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폐암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은 질병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선치료 및 항암제 치료가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폐암환자 중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국소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전체 폐암환자의 15%에 불과하고, 이들이 수술한다 해도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48%에 그친다. 또 전체적으로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14%에 불과하다. 진단 당시 이미 말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40% 이상에서 재발하며 재발할 경우 치료도 쉽지 않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흡연을 중단하고 약물에 의한 예방 또는 국소치료법 같은 여러 가지 시술 등을 이용해 조기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담배를 끊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예방법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또 폐암을 조기발견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을 제외한 다른 치료법은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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