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6

2016.05.04

셀프 메이드 맨

다용도 나무틀 압착기

내가 먹을 기름 내 손으로 짠다

  • 김성원 적정·생활기술 연구자coffeetalk@naver.com

    입력2016-05-03 09: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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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에는 가열, 압착, 용해 등 3가지가 있다. 가열법을 이용하면 추출되는 기름의 양은 많으나 가열하는 데 비용이 들고, 이렇게 뽑은 식물성 기름은 산패하기 쉬워 상업적으로는 이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식물성 기름은 보통 상온에서 액체 상태지만 코코넛, 코코아 같은 식물성 지방은 묵이나 버터 같은 반고체 상태다. 이들 식물성 지방은 녹는 온도가 기름보다 높아 주로 가열 후 압착해 뽑아낸 것을 굳혀서 사용한다.

    공장에서 기름을 뽑을 때는 용해법을 주로 이용한다. 희석제로 식물성 기름을 녹이는 방법인데 잔류 희석제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있다. 마트에서 파는 기름은 대부분 이 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옛날 가정에서는 주로 압착법으로 기름을 짰다. 지금도 건강을 위해 집에서 직접 압착법으로 기름을 짜는 이들이 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압착은 광목 같은 천에 기름 재료를 넣고 비틀어 짠 후 다시 무거운 돌을 올려놓고 바짝 눌러서 기름을 빼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좀 더 효과적으로 기름을 추출하려면 압착기가 필요하다.



    지렛대 압착기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압착기를 만들어보자. 재료는 광목에 싼 씨앗을 담을 구멍 뚫린 상자나 통(착유 상자)을 중앙에 놓고 그 위 누름판에 힘을 가하는 지렛대가 전부다(그림1 참조). 이때 착유 상자 바닥이나 옆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압착된 기름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하고, 이를 받을 수집 그릇을 두면 된다. 처음엔 사람 손으로 지렛대를 눌러 압착한 후 지렛대에 무거운 돌을 달아 천천히 기름이 짜지도록 기다린다.



    라오스 지원 프로젝트 EWBCGP의 일환으로 릴런드 하이트(Leland Hite)와 그의 동료가 만든 바이오매스 연료 압착기는 식물성 기름 추출에도 활용된다. 지렛대가 다중으로 작용해 착유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다중 지렛대 압착기 역시 나무와 볼트, PVC관, 드릴 등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회전 압착기

    회전 압착기는 소량의 기름을 뽑아낼 때 주로 사용한다. 작은 구멍이 많이 뚫린 원형 통에 광목에 싼 씨앗을 넣고 조임 장치를 돌려 압착 추출한다. 압착통은 스테인리스로 된 국물 내기용 육수통을 사용하거나 나무나 PVC관에 구멍을 뚫어 만든다. 방앗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름 압착기와 유사하나 전기모터로 회전축을 돌린다는 점이 다르다(그림2 참조).

    유압 압착기

    유압 압착기는 압착판 위에 유압장치가 달려 있다(그림3 참조). 자동차 바퀴 교체용 소형 유압 잭(jack)을 사용한다. 유압 잭은 누름판에 거꾸로 부착한다. 보통 이런 유압식 착유기로 식물성 기름을 완전히 짜내는 데 30~45분 걸린다. 식물성 기름을 직접 짜면 비용도 줄이고 좀 더 깨끗한 기름을 먹을 수 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압착기를 살펴봤다. 이 압착기로 기름 짜기뿐 아니라 두부, 과일주스, 치즈 만들기도 할 수 있다. 기름을 짜든, 주스를 만들든 재료를 먼저 파쇄해야 한다. 기름을 짜려면 맷돌을 이용하고, 과일은 롤러식 파쇄기를 활용한다. 목공이 취미라면 한번 만들어볼 만한 도구다.

    취미로 목공을 하다 진짜 목수가 된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면 이것저것 만들어달라는 이도 늘고, 진짜 도구목수가 될 수도 있다. 요즘 소생산자가 느는 추세다. 실업자, 은퇴자, 청년 가운데 큰돈 투자 없이 가내 소생산으로 활로를 뚫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소생산자를 위해 도구를 만드는 목수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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