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4

2016.02.03

法으로 본 세상

혼인신고 접수하면 자녀보다 50% 가산

상속분 변화의 역사

  •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입력2016-02-02 11:07: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상속분은 각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 관념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우리 경우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해방 이후 제정된 우리 민법(법률 제471호, 1958. 2. 22. 제정)은 1960년 1월 1일 시행됐고, 그전까지는 일본 민법을 사용했다. 이를 흔히 구민법이라고 부른다. 구민법에선 호주가 모든 재산을 단독상속하게 돼 있었다.
    첫 시행된 우리 민법은 호주 단독상속을 폐지하고 공동상속으로 변경했다. 다만 장남은 다른 아들보다 50% 많도록 했다. 딸은 아들의 절반으로 정했고, 결혼한 경우에는 25%로 했다. 처의 경우는 아들의 50%로 정했고, 다만 자식이 없어 부모와 같이 상속하는 경우에는 동등하게 상속하는 것으로 했다. 장남과 차남 등 아들 2명과 결혼하지 않은 딸 1명, 결혼한 딸 1명, 처 등 상속인 5명이 있는 경우 상속분 비율은 6 : 4 : 2 : 1 : 2가 된다.
    그러다 1979년 1월 1일부터 일부 개정된 민법(법률 제3051호, 1977년 12월 31일 일부 개정)이 시행됐다. 결혼하지 않은 딸의 상속분을 아들과 같게 하고(결혼한 경우는 그 4분의 1), 처의 상속분을 아들의 상속분에 50% 가산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부모와 같이 상속하는 경우에도 50% 가산하도록 개정했다. 처는 장남과 같은 상속분을 갖게 됐고, 위와 똑같은 상속인이 있을 경우 상속분 비율은 6 : 4 : 4 : 1 : 6이 된다.
    현행 민법의 상속분 조항(제1009조)은 1990년 1월 13일 법률 제4199호로 최종 개정돼 91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현재 자녀의 상속분은 모두 같다. 호주제도가 없어지면서 처의 개념은 사라지고 배우자의 상속분을 정하게 됐는데 자녀의 것에 50%를 가산한다. 위와 같은 경우의 상속분 비율은 2 : 2 : 2 : 2 : 3(=4 : 4 : 4 : 4 : 6)이 된다.
    친생자 관계는 천륜이므로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되지 않았더라도 그 관계를 밝혀 상속을 받을 수 있다. 태아는 살아서 출생하면 다른 자녀와 같은 상속분을 갖는다. 양자의 상속분도 친자녀와 같다. 양자의 경우에는 양부모나 친부모 양쪽에서 상속하게 된다. 아주 좋은 지위라 하겠다.  
    법정 상속분의 기초가 되는 가족관계는 법률적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혼한 배우자나 파양이 돼 양자관계가 해소된 경우에는 상속분이 없다. 이러한 상속분은 시간의 흐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20년을 같이 산 배우자나 하루를 같이 산 배우자의 상속분은 똑같다. 혼인신고를 했지만 수리가 지연되는 사이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가 늦게 됐더라도 혼인은 혼인신고서 접수 시 효력이 발생하므로 상속을 하게 된다.
    유언이 있으면 법적으로 정해진 상속분은 변경된다. 특정 자녀에게 전혀 재산을 주지 않는 것으로 정할 수도 있지만 그 자녀는 법정 상속분의 절반 부분에 대해서는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수명이 늘면서 늦은 재혼 또한 늘고 있다. 재산이 많으면 자식들 눈치 보느라 혼인신고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이미 장성한 자식들이 있는 상태에서 재혼하는 것임에도 혼인신고만 하면 새로운 배우자의 상속분이 자식들보다 50% 가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현행법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슬기롭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