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8

2011.08.01

우리의 ‘국립’ 시설 이용법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1-08-01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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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8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갔을 때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집채만 한 공룡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나이 29세 때 일입니다. 공룡 화석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죠. 우주박물관 천장에는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우주왕복선 모형이 매달려 있었고, 전시물 가운데에는 달에서 가져온 돌조각과 우주비행사가 달에 갈 때 입었던 우주복도 있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가는 어린 시절에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주복과 우주왕복선을 직접 본 미국 어린이는 ‘우주비행사가 될 테야’라며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말하더군요. 추상적 소망은 소망에 그치기 쉽지만, 구체적 꿈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목표로 한 꿈을 실현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방법을 찾을 테니까요.

    아이들과 함께 ‘국립’ 시설 기행을 하는 동안 12년 전 방문했던 스미소니언박물관을 떠올린 것은 우리나라 ‘국립’ 시설의 규모와 시설이 놀랄 만큼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시설 및 규모 면에서 해외 어느 과학관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잘 갖춰놓았습니다. 세계 각국 도서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대 유물 모형을 손으로 만져가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국립중앙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도 훌륭했죠.

    우리의 ‘국립’ 시설 이용법
    자라나는 어린아이에게 ‘국립’ 시설은 살아 있는 교육 현장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국립’ 시설에 대한 투자는 곧 우리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질 좋은 국립 시설’을 늘리는 데 정부 당국이 더 많은 관심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이자면, 국민 세금으로 만든 시설을 이용하는 데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배려해줬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국립’ 시설 대부분이 서울 인근 지역에 위치한 점을 감안해 지방 어린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서비스’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족 자녀에게는 특별한 날을 정해 초청 행사를 갖는 것도 제안해봅니다. ‘국립’ 시설 이용에까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서는 안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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