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19대 총선은 의회 권력의 향배를 결정하는 동시에 12월 대선에서 대한민국 5년을 책임질 권력의 추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와도 같다. 전국 245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화제의 선거구 판세를 광역자치단체별로 총 6회에 걸쳐 살펴본다.
부산·경남·울산 등 동남권은 19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상임고문(사상), 문성근 최고위원(북강서을),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진을) 등 이른바 문·성·길 라인업을 짰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 김경수 예비후보가 나선 김해을은 19대 총선 경남 판세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텃밭을 지키려 한다.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총선 때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전면에 나서 승리를 이끌었고, 2008년 총선 때는 낙천한 인사들이 친박(친박근혜)을 내세우며 무소속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부산 사하갑 ▷▶ 낙동강 전투 나설 슈퍼스타 누구?
부산지역 최대 관전 포인트는 ‘낙동강벨트’다. 일명 ‘낙동강 전투’가 벌어질 격전지로, 사하을-사하갑-사상-북·강서을-북·강서갑을 잇는 서(西)부산권 선거구를 일컫는다. 야권에서는 사하갑·을을 비롯해 이번 총선에서 4∼5석은 건진다는 전략이다. 사하을은 부산 유일 야당 의원인 조경태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의원이 버티는 지역이다. 이에 사하갑도 도미노처럼 표적이 됐다. 특히 현기환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에서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여권에서는 ‘더는 안 된다’며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사하갑 예비후보는 모두 7명. 새누리당에서는 김형준(46)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임정석 공력종합건설 대표(46)가 등록했다. 16, 17대 의원을 지내고 18대 때 친박연대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엄호성(57) 변호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는 무소속으로 등록했지만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말 친노 직계인 최인호(46) 전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이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안호국(51) 전 민주노동당 당대표 비서실장, 창조한국당에서는 이태곤(53)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이름을 올렸다. 동아대 3학년에 휴학 중인 박주찬(27) 예비후보는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 예비후보들의 선거 전략은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전달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 지역을 유력 전략공천 지역으로 꼽는다. 인접한 사하을과 사상, 북·강서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충지여서 ‘슈퍼스타급’ 인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을 한다. 당 안팎에서 ‘강제 차출’ ‘영입’ 등의 용어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현재 자천타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이다. 당내에선 이들을 낙동강벨트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아직 답을 내지 못한 상태다.
낙동강 하류지역에 위치한 사하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인구(35만6000명)로는 3위, 면적으로는 5위 규모지만 재정자립도는 22.8%로 12위 수준이다. 관내 16개 동 가운데 괴정1·2·3·4동과 하단1·2동, 당리동이 사하갑에 속한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한 18대에서는 현기환 의원이 44.98%를 득표해 당선했고, 친박연대 엄호성 후보가 37.14%를 득표했다.
부산 연제구 ▷▶ ‘부산 정치 1번지’ 명당에 11명 몰려
부산 연제구는 ‘부산 정치 1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8년 부산시청이 중구 중앙동에서 연제구 연산동으로 이전하면서 정치의 무게중심도 이곳으로 이동했다. 그만큼 이곳에서 정치에 입문하려는 정치 신인의 열망도 뜨겁다. 특히 최형우 전 의원이 물러난 이후 권태망(16대), 김희정(17대), 박대해(69·18대) 의원이 번갈아가며 여의도에 입성했다. 최 전 의원 이후 재선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현재 부산지역 선거구 가운데 예비후보 등록자가 11명으로 가장 많다. 부산의 예비후보 평균 경쟁률인 6.4대 1보다 훨씬 높다. 새누리당 후보가 7명, 민주당 후보가 2명, 미래희망연대와 무소속 후보가 각 1명씩이다. 연산로터리 주변 빌딩에는 벌써 각 후보가 대형 사진과 선거구호를 내걸어 총선 분위기를 달군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성호(62) 전 법무부 장관과 김희정(41)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시 기획실장 출신의 백운현(56)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도 30여 년 공직생활을 접고 뛰어들었다. 정성호(49) 동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와 최형우 전 의원의 아들인 최제완(41)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엄창현(56) 전 한나라당 당대표 보좌관도 등록했다. 이들은 모두 박대해 현역의원에 맞선다.
특히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친박연대인 박 의원과 맞붙어 고배를 마신 김 전 청와대 대변인의 ‘뒤집기’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과 정성호 교수는 부산 브니엘고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브니엘고 출신 첫 국회의원 타이틀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벌인다. 본선보다 더 힘든 예선전이 예상된다. 최근 새누리당이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미래희망연대 예비후보인 김기범(55) 청산회 부산시회장도 새누리당에 가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주당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인회(48)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문갑(40) 부산디지털대 겸임교수가 공천경쟁을 벌인다. 야권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과거 선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형국이다. 동아대 교수를 지낸 윤대혁(56) 선진통일부산시연합 상임대표는 무소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진구와 동래구, 수영구에 둘러싸여 부산 중앙에 위치한 연제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인구(21만3700여 명)와 재정자립도(23.7%)에서 9위 규모다. 18대 총선 때는 5명의 후보가 출마해 한나라당(41.32%)과 친박연대(44.65%)의 득표율이 85.97%로 압도적이었다.
부산 영도구 ▷▶ 김형오 떠난 자리 보좌진이 꿰차나
단일 선거구인 영도구는 전통적으로 야세(野勢)가 강한 지역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비후보자도 10명이나 등록했다. 부산진을과 함께 부산에서 두 번째로 예비 후보등록자가 많은 선거구다. 새누리당 후보는 6명,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무소속이 각 1명씩이다. 시내에서 부산대교와 영도대교를 통해 영도로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봉래로터리와 대교로터리 주변에 나붙은, 예비후보의 플래카드가 격전지 분위기를 대변한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상호(43)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과 이재균(58)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 김성수(45) 전 국회의원 보좌관, 안성민(50) 전 부산시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 박은숙(50) 새누리당 부대변인, 임종욱(53) 오성엔텍 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안성민 전 부산시의원과 김상호 전 정무비서관은 오랫동안 김형오 전 의장을 보필한 보좌진 출신이다. 한솥밥을 먹은 어제의 동지지만 공천권을 따내려고 맞붙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실권을 쥐면서 두 후보 간에 자칭 ‘친박후보’ 논쟁도 뜨겁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야권의 총공세에 대비해 최근 단합대회를 했다. 한 예비후보는 “지역민심이 새누리당에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여당 후보끼리 싸울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과 야당 공세에 대한 공동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영도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18대 때 영도에서 출마한 김비오(44) 전 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민병렬(51)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 김영희(49)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도 같은 지역에서 나섰다. 이영(65)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단일화가 관건인 야권 후보는 경선에 대비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부산 야권에서는 각 당이 공천을 마무리하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또는 진보신당) 간 후보단일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 인구는 14만2000명으로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11번째다. 재정자립도는 14%로 꼴찌다. 18대 총선 당시 김형오 한나라당 후보가 득표율 43.46%로 당선했고, 김용원 무소속 후보가 41.74%, 김비오 민주당 후보가 9.53%를 얻었다.
조용휘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경남 김해을 ▷▶ 노풍(盧風)이냐, 선거의 귀재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 선거구는 전국적 관심지역인 동시에 ‘특구’다. 이른바 노풍(盧風)의 진원지요, 민주당 등 야권이 기대를 거는 ‘낙동강벨트’의 중심이다.
현역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누르고 당선한 김태호(50) 새누리당 의원이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친화력이 탁월하고 ‘선거 귀재’로도 불린다. “처음 마음 그대로 김해시민을 대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전원(49) 한국폴리텍 7대학 동부산캠퍼스 학장이 김 의원과 경합한다. 김해교육포럼 대표인 황 학장은 “깨끗한 정치로 신뢰를 쌓고 교육과 기업, 경제, 문화, 복지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곽진업(66) 전 국세청 차장과 김경수(44) 노무현 전 대통령비서관이 민주당 예비후보로 뛴다. 지난해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탈락한 곽 전 차장은 그동안 꾸준히 바닥을 훑었다. 이 덕분에 당내 네트워크가 강한 편이다. 동정표도 많다. 인물론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경수’ 하면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이명박 정권 심판, 노무현 정신 계승’ 차원에서는 김 비서관이 적합하다는 여론도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 부회장 출신으로 신세계이마트 입점반대 김해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봉열(41) 전 민주노동당 김해시당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패기와 뚝심으로 김해시민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 ▷▶ 새누리당 쇄신풍에 울고 웃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고향인 이곳에서는 현역인 윤영(57)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의원의 부인이 2010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를 상대로 ‘공천 장사’를 했다가 처벌받았기 때문. 그럼에도 윤 의원은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의원이 되겠다”며 출마 의지를 불태운다. YS의 차남인 김현철(53) 거제미래포럼 대표의 새누리당 공천 역시 당 이미지 쇄신 바람이 분다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진성진(51) 변호사와 황수원(56) 거제박물관장, 설대우(45) 중앙대 약대 교수, 염용하(47) 용하한의원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에서는 장운(55) 전 동국대 총장 비서실장과 변광용(46) 전 거제신문 편집국장, 박종식(63) 전 수협중앙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마다 강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형국이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세종(55)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이 등록했다. 진보신당에서는 김한주(4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이 열심히 뛰고 있다. 민주통합당 후보 인선이 끝난 뒤 야권 단일후보 선정 과정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으로는 두 차례 총선에 나섰다가 떨어진 김한표(57) 거제생존전략연구소 대표가 바닥표를 훑고 있다. 거제지역 총선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공천 향배와 당내 분열 여부,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 무소속 후보의 득표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경남 양산 ▷▶ 박희태 떠난 자리 패자부활 열기 후끈
박희태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경남 양산에서는 여야 예비후보가 치열한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으로 등록한 예비후보는 김정희(51) 새한항업 해외사업본부장, 윤영석(47) 전 서울시 마케팅담당관, 박상준(43) 해운청소년수련원 이사장, 허범도(62) 전 국회의원, 박인(51) 전 국회의장 정책비서관, 조문환(52) 의원 등이다.
민주당에선 송인배(43) 전 대통령비서관이 뛰고, 통합진보당에서는 김영진(49) 민주노총양산시지부장이 도전에 나섰다. 유재명(57)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무소속으로 나섰다.
김정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도시공학 전문가답게 ‘스마트 양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양산을 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윤영석 예비후보는 양산을 대한민국 동남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박상준 예비후보는 “시민과 국민이 신뢰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공약실천 검증위를 만들어 객관성, 실현성을 담보하겠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진출했다가 중도 하차했던 허범도 전 의원은 “보답과 마무리를 위해 나섰다”며 “일등 양산을 만드는 머슴이 되겠다”고 말했다. 양산시의원을 지낸 박인 예비후보는 ‘토박이론’을 내세우며 시민주권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박희태 의장의 ‘간접 지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계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관으로 2009년 보궐선거에서 박 의장에게 근소한 표차로 졌던 송인배 예비후보는 “이번엔 바람이 다르다”며 기대를 나타낸다. “야권 후보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가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유재명 무소속 예비후보는 ‘양산 자존심 회복, 새로운 양산 건설’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남 사천 ▷▶ 3선 고지 노리는 강기갑 대항마는?
경남 사천에서는 18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고배를 마신 이방호(67) 전 한나라당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린다. 반면 현역인 강기갑(58) 통합진보당 의원은 3선(비례대표 포함) 고지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새누리당 공천 경합에는 송영곤(63) 전 창녕군수와 이상의(60) 전 합참의장, 이종찬(65)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강대형(65) 법무법인 서울중앙 대표변호사, 정승재(48) 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장, 유홍재(63) 전 삼천신보사 사장이 가세했다. 1차적으로 새누리당 공천 향배가 최대 관심사다.
친이명박 계열로 분류되는 이방호 전 의원은 “4년간 자숙했다. 일하고 싶다. 사천 경제를 살리겠다”며 공천에 자신감을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당내 반발 기류가 감지되는 데다 여러 후보의 협공을 받아 낙관은 어려운 상황이다. 송영곤 예비후보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기획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상의 예비후보는 “항공산업 메카인 사천을 경제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며 바닥표를 모으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종찬 예비후보는 지역갈등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경찰 간부를 지낸 강대형 예비후보는 살기 좋고 소통하는 사천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교육학 박사인 정승재 예비후보는 사천 중심으로 진주를 통합해 많은 국비를 끌어오고 인권복지공사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여러 차례 낙선 경력이 있는 유홍재 예비후보는 “청춘을 바친 사천에서 다시 한 번 제대로 일하게 해달라”며 행복도시 사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강기갑 의원은 “사천은 계속 달려야 한다. 정권을 바꿔 서민이 살맛 나도록 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민주당에서는 조수정(49) 예비후보가 뛴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행정관을 지낸 조 예비후보는 강 의원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안한 상태다. 자유선진당에서는 김일수(72) 예비후보가 뛴다.
강정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울산 남구갑 ▷▶ 예비후보 난립 예선전도 초미의 관심
새누리당 지지율이 49.4%로 울산지역 평균 새누리당 지지율(26.9%)보다 높은 선거구다(‘경상일보’ 2011년 12월 18~28일 조사. 오차 한계 ±2.3% 포인트, 신뢰수준 95%). 울산의 ‘신보수 1번지’로 부르는 이유다. 최병국(70) 새누리당 의원이 4선을 노린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후보가 ‘공천 물갈이’에 기대를 걸며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야권에서는 현역의원과 현대자동차 노조 위원장 출신, 변호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이 때문에 울산 남구갑 선거구는 ‘본선’에 앞서 여야의 공천 결과부터 초미의 관심을 끈다. 이번 총선에서 울산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는 최 의원과 울산시의원 3선 출신의 김헌득(52)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울산 남구청장을 재선한 이채익(56) 전 울산항만공사 사장, 서정희(48) 전 울산시의원, 정경모(53) 전국화학·금속노동조합연맹 고문 변호사, 김성한 선진국민울산연대 지역총괄본부장(55) 등 6명. 여기에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지만 울산이 고향인 박호근(57) 연합인포맥스 대표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남권 다선의 고령’인 최 의원이 교체될 수 있다고 보고 새누리당 공천 희망자가 남구갑 선거구로 몰려든 것이다. 어느 평론가는 “고목나무에 매미 달라붙듯” 후보가 난립한다고 표현했다. 최 의원 측은 “야권 단일후보와 맞설 상대로 현역의원만큼 경쟁력이 높은 후보는 없다”며 공천에 자신감을 보인다.
야권 후보도 만만찮다. 민주당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후보로 울산시장에 출마한 심규명(46) 변호사가, 통합진보당은 이경훈(51)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과 조승수(49) 의원이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울산 북구에서 지방의원과 구청장, 국회의원을 지낸 조승수 의원은 ‘진보세력의 외연 확대’를 내세우며 이곳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통합진보당은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국민 참여경선 등을 통해 당내 후보를 확정한다. 여기서 선출된 후보는 다시 심규명 예비후보와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경상일보’ 여론조사 결과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최병국 의원 17.3%, 이채익 전 사장 15.7%, 조승수 의원 10.7%로 나타났다(이경훈 전 통합진보당 위원장은 여론조사 이후 출마 선언). 울산방송(UBC) 여론조사(2011년 12월 22~28일)에서는 새누리당 후보(32.1%)와 야권 단일후보(32.2%)가 박빙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측됐다.
울산 동구 ▷▶ 정몽준 입김인가 야권의 바람인가
울산 동구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오랜 아성이다. 2008년 18대 총선 때 서울 동작을로 ‘차출’되기 전까지 13대부터 내리 5선을 했다. 정 전 대표가 최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이 지역에 있고, 현대중공업이 최근 20여 년간 조선경기 활황에 힘입어 직원에게 급여와 복지 혜택을 많이 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8대 총선에서는 정 전 대표가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그의 사무국장 출신인 안효대(56)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아 무난하게 당선했다.
하지만 2010년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김종훈(47) 민주노동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했다. 또 시의원 3명 가운데 민주노동당 2명, 구의원 8명 가운데 민주노동당 3명, 진보신당 1명 등으로 절반 이상이 야권 후보였다. 그래서 야권에서는 이번 총선이 ‘해볼 만한 싸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로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송인국(57) 전 울산시의원도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동구 방어동 토박이로 울산시의원 출신인 김지준(63) 자유선진당 울산시당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두 여성이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친다. 노옥희(53) 전 울산시 교육위원과 이은주(47) 전 울산시의원이다. 이들은 각각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당내 경선(당원 투표 5%, 여론조사 95%)을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한다. 김덕웅(50) 생활체육 울산동구 수영연합회장인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울산 동구는 결국 여야 단일후보의 일대일 대결 구도가 될 전망이다. 4년간 울산 동구를 비운 정 전 대표의 파워가 여전히 유효할지, 아니면 2010년 지방선거 때의 야권 바람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상일보’가 지난해 12월 18~28일 실시한 여론조사(오차 한계 ±2.3% 포인트, 신뢰수준 95%) 결과, 현역인 안 의원의 지지율이 17.3%로 통합진보당의 이은주(9.3%), 노옥희(8.3%) 예비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 지지율이 24.7%로 여권 후보(20.3%)를 앞질러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재락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부산·경남·울산 등 동남권은 19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상임고문(사상), 문성근 최고위원(북강서을),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진을) 등 이른바 문·성·길 라인업을 짰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 김경수 예비후보가 나선 김해을은 19대 총선 경남 판세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텃밭을 지키려 한다.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총선 때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전면에 나서 승리를 이끌었고, 2008년 총선 때는 낙천한 인사들이 친박(친박근혜)을 내세우며 무소속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부산 사하갑 ▷▶ 낙동강 전투 나설 슈퍼스타 누구?
부산지역 최대 관전 포인트는 ‘낙동강벨트’다. 일명 ‘낙동강 전투’가 벌어질 격전지로, 사하을-사하갑-사상-북·강서을-북·강서갑을 잇는 서(西)부산권 선거구를 일컫는다. 야권에서는 사하갑·을을 비롯해 이번 총선에서 4∼5석은 건진다는 전략이다. 사하을은 부산 유일 야당 의원인 조경태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의원이 버티는 지역이다. 이에 사하갑도 도미노처럼 표적이 됐다. 특히 현기환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에서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여권에서는 ‘더는 안 된다’며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사하갑 예비후보는 모두 7명. 새누리당에서는 김형준(46)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임정석 공력종합건설 대표(46)가 등록했다. 16, 17대 의원을 지내고 18대 때 친박연대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엄호성(57) 변호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는 무소속으로 등록했지만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말 친노 직계인 최인호(46) 전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이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안호국(51) 전 민주노동당 당대표 비서실장, 창조한국당에서는 이태곤(53)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이름을 올렸다. 동아대 3학년에 휴학 중인 박주찬(27) 예비후보는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 예비후보들의 선거 전략은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전달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 지역을 유력 전략공천 지역으로 꼽는다. 인접한 사하을과 사상, 북·강서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충지여서 ‘슈퍼스타급’ 인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을 한다. 당 안팎에서 ‘강제 차출’ ‘영입’ 등의 용어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현재 자천타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이다. 당내에선 이들을 낙동강벨트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아직 답을 내지 못한 상태다.
낙동강 하류지역에 위치한 사하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인구(35만6000명)로는 3위, 면적으로는 5위 규모지만 재정자립도는 22.8%로 12위 수준이다. 관내 16개 동 가운데 괴정1·2·3·4동과 하단1·2동, 당리동이 사하갑에 속한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한 18대에서는 현기환 의원이 44.98%를 득표해 당선했고, 친박연대 엄호성 후보가 37.14%를 득표했다.
부산 연제구 ▷▶ ‘부산 정치 1번지’ 명당에 11명 몰려
부산 연제구는 ‘부산 정치 1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8년 부산시청이 중구 중앙동에서 연제구 연산동으로 이전하면서 정치의 무게중심도 이곳으로 이동했다. 그만큼 이곳에서 정치에 입문하려는 정치 신인의 열망도 뜨겁다. 특히 최형우 전 의원이 물러난 이후 권태망(16대), 김희정(17대), 박대해(69·18대) 의원이 번갈아가며 여의도에 입성했다. 최 전 의원 이후 재선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현재 부산지역 선거구 가운데 예비후보 등록자가 11명으로 가장 많다. 부산의 예비후보 평균 경쟁률인 6.4대 1보다 훨씬 높다. 새누리당 후보가 7명, 민주당 후보가 2명, 미래희망연대와 무소속 후보가 각 1명씩이다. 연산로터리 주변 빌딩에는 벌써 각 후보가 대형 사진과 선거구호를 내걸어 총선 분위기를 달군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성호(62) 전 법무부 장관과 김희정(41)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시 기획실장 출신의 백운현(56)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도 30여 년 공직생활을 접고 뛰어들었다. 정성호(49) 동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와 최형우 전 의원의 아들인 최제완(41)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엄창현(56) 전 한나라당 당대표 보좌관도 등록했다. 이들은 모두 박대해 현역의원에 맞선다.
특히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친박연대인 박 의원과 맞붙어 고배를 마신 김 전 청와대 대변인의 ‘뒤집기’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과 정성호 교수는 부산 브니엘고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브니엘고 출신 첫 국회의원 타이틀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벌인다. 본선보다 더 힘든 예선전이 예상된다. 최근 새누리당이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미래희망연대 예비후보인 김기범(55) 청산회 부산시회장도 새누리당에 가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주당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인회(48)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문갑(40) 부산디지털대 겸임교수가 공천경쟁을 벌인다. 야권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과거 선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형국이다. 동아대 교수를 지낸 윤대혁(56) 선진통일부산시연합 상임대표는 무소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진구와 동래구, 수영구에 둘러싸여 부산 중앙에 위치한 연제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인구(21만3700여 명)와 재정자립도(23.7%)에서 9위 규모다. 18대 총선 때는 5명의 후보가 출마해 한나라당(41.32%)과 친박연대(44.65%)의 득표율이 85.97%로 압도적이었다.
부산 영도구 ▷▶ 김형오 떠난 자리 보좌진이 꿰차나
단일 선거구인 영도구는 전통적으로 야세(野勢)가 강한 지역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비후보자도 10명이나 등록했다. 부산진을과 함께 부산에서 두 번째로 예비 후보등록자가 많은 선거구다. 새누리당 후보는 6명,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무소속이 각 1명씩이다. 시내에서 부산대교와 영도대교를 통해 영도로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봉래로터리와 대교로터리 주변에 나붙은, 예비후보의 플래카드가 격전지 분위기를 대변한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상호(43)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과 이재균(58)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 김성수(45) 전 국회의원 보좌관, 안성민(50) 전 부산시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 박은숙(50) 새누리당 부대변인, 임종욱(53) 오성엔텍 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안성민 전 부산시의원과 김상호 전 정무비서관은 오랫동안 김형오 전 의장을 보필한 보좌진 출신이다. 한솥밥을 먹은 어제의 동지지만 공천권을 따내려고 맞붙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실권을 쥐면서 두 후보 간에 자칭 ‘친박후보’ 논쟁도 뜨겁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야권의 총공세에 대비해 최근 단합대회를 했다. 한 예비후보는 “지역민심이 새누리당에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여당 후보끼리 싸울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과 야당 공세에 대한 공동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영도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18대 때 영도에서 출마한 김비오(44) 전 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민병렬(51)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 김영희(49)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도 같은 지역에서 나섰다. 이영(65)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단일화가 관건인 야권 후보는 경선에 대비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부산 야권에서는 각 당이 공천을 마무리하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또는 진보신당) 간 후보단일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 인구는 14만2000명으로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11번째다. 재정자립도는 14%로 꼴찌다. 18대 총선 당시 김형오 한나라당 후보가 득표율 43.46%로 당선했고, 김용원 무소속 후보가 41.74%, 김비오 민주당 후보가 9.53%를 얻었다.
조용휘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경남 김해을 ▷▶ 노풍(盧風)이냐, 선거의 귀재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 선거구는 전국적 관심지역인 동시에 ‘특구’다. 이른바 노풍(盧風)의 진원지요, 민주당 등 야권이 기대를 거는 ‘낙동강벨트’의 중심이다.
현역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누르고 당선한 김태호(50) 새누리당 의원이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친화력이 탁월하고 ‘선거 귀재’로도 불린다. “처음 마음 그대로 김해시민을 대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전원(49) 한국폴리텍 7대학 동부산캠퍼스 학장이 김 의원과 경합한다. 김해교육포럼 대표인 황 학장은 “깨끗한 정치로 신뢰를 쌓고 교육과 기업, 경제, 문화, 복지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곽진업(66) 전 국세청 차장과 김경수(44) 노무현 전 대통령비서관이 민주당 예비후보로 뛴다. 지난해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탈락한 곽 전 차장은 그동안 꾸준히 바닥을 훑었다. 이 덕분에 당내 네트워크가 강한 편이다. 동정표도 많다. 인물론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경수’ 하면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이명박 정권 심판, 노무현 정신 계승’ 차원에서는 김 비서관이 적합하다는 여론도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 부회장 출신으로 신세계이마트 입점반대 김해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봉열(41) 전 민주노동당 김해시당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패기와 뚝심으로 김해시민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 ▷▶ 새누리당 쇄신풍에 울고 웃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고향인 이곳에서는 현역인 윤영(57)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의원의 부인이 2010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를 상대로 ‘공천 장사’를 했다가 처벌받았기 때문. 그럼에도 윤 의원은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의원이 되겠다”며 출마 의지를 불태운다. YS의 차남인 김현철(53) 거제미래포럼 대표의 새누리당 공천 역시 당 이미지 쇄신 바람이 분다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진성진(51) 변호사와 황수원(56) 거제박물관장, 설대우(45) 중앙대 약대 교수, 염용하(47) 용하한의원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에서는 장운(55) 전 동국대 총장 비서실장과 변광용(46) 전 거제신문 편집국장, 박종식(63) 전 수협중앙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마다 강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형국이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세종(55)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이 등록했다. 진보신당에서는 김한주(4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이 열심히 뛰고 있다. 민주통합당 후보 인선이 끝난 뒤 야권 단일후보 선정 과정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으로는 두 차례 총선에 나섰다가 떨어진 김한표(57) 거제생존전략연구소 대표가 바닥표를 훑고 있다. 거제지역 총선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공천 향배와 당내 분열 여부,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 무소속 후보의 득표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경남 양산 ▷▶ 박희태 떠난 자리 패자부활 열기 후끈
박희태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경남 양산에서는 여야 예비후보가 치열한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으로 등록한 예비후보는 김정희(51) 새한항업 해외사업본부장, 윤영석(47) 전 서울시 마케팅담당관, 박상준(43) 해운청소년수련원 이사장, 허범도(62) 전 국회의원, 박인(51) 전 국회의장 정책비서관, 조문환(52) 의원 등이다.
민주당에선 송인배(43) 전 대통령비서관이 뛰고, 통합진보당에서는 김영진(49) 민주노총양산시지부장이 도전에 나섰다. 유재명(57)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무소속으로 나섰다.
김정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도시공학 전문가답게 ‘스마트 양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양산을 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윤영석 예비후보는 양산을 대한민국 동남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박상준 예비후보는 “시민과 국민이 신뢰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공약실천 검증위를 만들어 객관성, 실현성을 담보하겠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진출했다가 중도 하차했던 허범도 전 의원은 “보답과 마무리를 위해 나섰다”며 “일등 양산을 만드는 머슴이 되겠다”고 말했다. 양산시의원을 지낸 박인 예비후보는 ‘토박이론’을 내세우며 시민주권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박희태 의장의 ‘간접 지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계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관으로 2009년 보궐선거에서 박 의장에게 근소한 표차로 졌던 송인배 예비후보는 “이번엔 바람이 다르다”며 기대를 나타낸다. “야권 후보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가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유재명 무소속 예비후보는 ‘양산 자존심 회복, 새로운 양산 건설’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남 사천 ▷▶ 3선 고지 노리는 강기갑 대항마는?
경남 사천에서는 18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고배를 마신 이방호(67) 전 한나라당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린다. 반면 현역인 강기갑(58) 통합진보당 의원은 3선(비례대표 포함) 고지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새누리당 공천 경합에는 송영곤(63) 전 창녕군수와 이상의(60) 전 합참의장, 이종찬(65)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강대형(65) 법무법인 서울중앙 대표변호사, 정승재(48) 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장, 유홍재(63) 전 삼천신보사 사장이 가세했다. 1차적으로 새누리당 공천 향배가 최대 관심사다.
친이명박 계열로 분류되는 이방호 전 의원은 “4년간 자숙했다. 일하고 싶다. 사천 경제를 살리겠다”며 공천에 자신감을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당내 반발 기류가 감지되는 데다 여러 후보의 협공을 받아 낙관은 어려운 상황이다. 송영곤 예비후보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기획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상의 예비후보는 “항공산업 메카인 사천을 경제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며 바닥표를 모으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종찬 예비후보는 지역갈등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경찰 간부를 지낸 강대형 예비후보는 살기 좋고 소통하는 사천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교육학 박사인 정승재 예비후보는 사천 중심으로 진주를 통합해 많은 국비를 끌어오고 인권복지공사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여러 차례 낙선 경력이 있는 유홍재 예비후보는 “청춘을 바친 사천에서 다시 한 번 제대로 일하게 해달라”며 행복도시 사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강기갑 의원은 “사천은 계속 달려야 한다. 정권을 바꿔 서민이 살맛 나도록 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민주당에서는 조수정(49) 예비후보가 뛴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행정관을 지낸 조 예비후보는 강 의원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안한 상태다. 자유선진당에서는 김일수(72) 예비후보가 뛴다.
강정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울산 남구갑 ▷▶ 예비후보 난립 예선전도 초미의 관심
새누리당 지지율이 49.4%로 울산지역 평균 새누리당 지지율(26.9%)보다 높은 선거구다(‘경상일보’ 2011년 12월 18~28일 조사. 오차 한계 ±2.3% 포인트, 신뢰수준 95%). 울산의 ‘신보수 1번지’로 부르는 이유다. 최병국(70) 새누리당 의원이 4선을 노린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후보가 ‘공천 물갈이’에 기대를 걸며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야권에서는 현역의원과 현대자동차 노조 위원장 출신, 변호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이 때문에 울산 남구갑 선거구는 ‘본선’에 앞서 여야의 공천 결과부터 초미의 관심을 끈다. 이번 총선에서 울산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는 최 의원과 울산시의원 3선 출신의 김헌득(52)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울산 남구청장을 재선한 이채익(56) 전 울산항만공사 사장, 서정희(48) 전 울산시의원, 정경모(53) 전국화학·금속노동조합연맹 고문 변호사, 김성한 선진국민울산연대 지역총괄본부장(55) 등 6명. 여기에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지만 울산이 고향인 박호근(57) 연합인포맥스 대표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남권 다선의 고령’인 최 의원이 교체될 수 있다고 보고 새누리당 공천 희망자가 남구갑 선거구로 몰려든 것이다. 어느 평론가는 “고목나무에 매미 달라붙듯” 후보가 난립한다고 표현했다. 최 의원 측은 “야권 단일후보와 맞설 상대로 현역의원만큼 경쟁력이 높은 후보는 없다”며 공천에 자신감을 보인다.
야권 후보도 만만찮다. 민주당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후보로 울산시장에 출마한 심규명(46) 변호사가, 통합진보당은 이경훈(51)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과 조승수(49) 의원이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울산 북구에서 지방의원과 구청장, 국회의원을 지낸 조승수 의원은 ‘진보세력의 외연 확대’를 내세우며 이곳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통합진보당은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국민 참여경선 등을 통해 당내 후보를 확정한다. 여기서 선출된 후보는 다시 심규명 예비후보와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경상일보’ 여론조사 결과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최병국 의원 17.3%, 이채익 전 사장 15.7%, 조승수 의원 10.7%로 나타났다(이경훈 전 통합진보당 위원장은 여론조사 이후 출마 선언). 울산방송(UBC) 여론조사(2011년 12월 22~28일)에서는 새누리당 후보(32.1%)와 야권 단일후보(32.2%)가 박빙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측됐다.
울산 동구 ▷▶ 정몽준 입김인가 야권의 바람인가
울산 동구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오랜 아성이다. 2008년 18대 총선 때 서울 동작을로 ‘차출’되기 전까지 13대부터 내리 5선을 했다. 정 전 대표가 최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이 지역에 있고, 현대중공업이 최근 20여 년간 조선경기 활황에 힘입어 직원에게 급여와 복지 혜택을 많이 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8대 총선에서는 정 전 대표가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그의 사무국장 출신인 안효대(56)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아 무난하게 당선했다.
하지만 2010년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김종훈(47) 민주노동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했다. 또 시의원 3명 가운데 민주노동당 2명, 구의원 8명 가운데 민주노동당 3명, 진보신당 1명 등으로 절반 이상이 야권 후보였다. 그래서 야권에서는 이번 총선이 ‘해볼 만한 싸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로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송인국(57) 전 울산시의원도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동구 방어동 토박이로 울산시의원 출신인 김지준(63) 자유선진당 울산시당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두 여성이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친다. 노옥희(53) 전 울산시 교육위원과 이은주(47) 전 울산시의원이다. 이들은 각각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당내 경선(당원 투표 5%, 여론조사 95%)을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한다. 김덕웅(50) 생활체육 울산동구 수영연합회장인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울산 동구는 결국 여야 단일후보의 일대일 대결 구도가 될 전망이다. 4년간 울산 동구를 비운 정 전 대표의 파워가 여전히 유효할지, 아니면 2010년 지방선거 때의 야권 바람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상일보’가 지난해 12월 18~28일 실시한 여론조사(오차 한계 ±2.3% 포인트, 신뢰수준 95%) 결과, 현역인 안 의원의 지지율이 17.3%로 통합진보당의 이은주(9.3%), 노옥희(8.3%) 예비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 지지율이 24.7%로 여권 후보(20.3%)를 앞질러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재락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