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하자면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사점과도 같습니다. 이성과 논리가 뚫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 맹목적 지역주의는 경쟁과 견제,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질식시킵니다. 일부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수십 년간 독주해온 것을 정상적인 민주주의라 얘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그 대신 ‘사점’ 같은 지역주의를 극복해내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젠 지역주의가 예전만큼 기승을 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19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공천신청을 마감한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은 평균 3.96대 1의 공천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구(6.58대 1)와 부산(5.44대 1) 등 전통적으로 강세인 지역에 공천신청자가 몰렸습니다. 민주통합당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국 평균 2.91대 1의 공천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전북이 4.4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대구(3개)와 경북(6개)에는 신청자가 없는 지역구도 적지 않았습니다.
![파란 싹, 노란 꽃 피우기](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2/02/17/201202170500009_1.jpg)
19대 총선에 도전하는 수많은 예비후보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택한 이도 없지 않습니다(관련기사 16쪽). 지역주의에 맞서 ‘파란 싹’과 ‘노란 꽃’을 피워보겠다는 그들의 뜻이 상대적으로 숭고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