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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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간과 다신 결혼 안 해!

  • 입력2011-05-09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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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인간과 다신 결혼 안 해!
    당연하다.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다.

    왜 그토록 사랑한다고 매달렸던 여성을,

    결혼하자마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매몰차게 뿌리쳤던가 말이다.

    이미 잡은 물고기, 자기가 어디로 도망갈 거야?

    애들이나 잘 키우고 살림이나 잘하면 돼! 남자는 하늘이다.



    아내라는 여자, 그 가슴속은 이미

    활활 타오르는 배신과 분노의 불길로 새까맣게 타버렸다.

    누가 그랬다.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여자는 후회했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막다른 길까지 왔다.

    남자를 뿌리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몸도 마음도 힘이 없다. 주저앉아 일어설 기력도 없다.

    다만 자신의 가슴만 안타깝게 쥐어뜯을 뿐이다.

    ‘이것은 어쩌면 신이 준 얄궂은 운명’일 것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여자는 자포자기의 늪에 빠진다.

    여자는 다시 마지막 힘을 모아 뇌까려본다.

    열 번 아니라 백번 죽었다 살아나도

    “저 지긋지긋한 인간과는 결혼 안 해!”라며 아랫입술을 깨문다.

    남자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무릎 꿇고 참회와 용서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려야 한다.

    그래서 아내를 감동시켜라.

    “백번 죽었다 살아나도 자기랑 결혼할 거야!”

    이 말이 나올 때까지.

    그래야 남자다.

    저 인간과 다신 결혼 안 해!
    * ‘자기는 엄마 편이야? 내 편이야?’의 저자 강춘은 남자와 여자를 그리는 사람이다. 여자보다 여자를 더 잘 아는 남자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부부의 수만큼 많은 사연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캐내는 이야기꾼이자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그림으로 닦아주는 화가다. ‘사랑하면 그리는 거야’ ‘여보야’ 등 그림에세이집 다수 출간. 1994년 한국어린이 도서상 문화부 장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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