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무척 잘 먹고, 잘 웃고, 말도 많거든요. 그런데 어젯밤 배탈이 나서 잘 자지도 못하고 아팠어요. 좀 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을 땄는데, 검은 피가 퐁퐁 쏟아졌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거든요. 이 카페에 맛있는 게 정말 많은데, 먹지도 못하고 너무 억울해요(웃음).”
3월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탤런트 유인나(29)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몸이 아프니 다소 조용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랬다가 곧 “손 따고 ‘피’ 본 후 혈액순환이 돼 그런지 몸 상태가 괜찮아졌다”며 방글방글 웃었다. 방송에서 보이는 ‘상큼발랄’ 유인나의 모습 그대로였다.
유인나는 요즘 연예계 ‘대세녀’로 불린다. 데뷔작인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통통 튀는 매력으로 이름 석 자를 알렸고, 대박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여주인공 길라임의 사랑스러운 친구 임아영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뛰어난 ‘예능감’을 선보이더니, SBS ‘한밤의 TV연예’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윤은혜(27), 박한별(27), 차예련(26), 유인나 등 미녀 스타가 총출연해 화제를 모은 그의 첫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사진)도 개봉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이른바 ‘88만 원 세대’라 불리는 스물네 살 동갑내기의 삶과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유인나는 해외 유학파 디자이너를 꿈꾸지만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민희’로 등장한다. 스물아홉 살인 그는 두세 살 어린 동생들과 다섯 살 어린 역할을 맡았으니, 기분이 남달랐을 터.
“항상 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맡았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 때는 스물세 살이었고, ‘시크릿 가든’에서는 스물여덟 살이었다가, 이 영화에서 스물네 살로 돌아왔죠. 그래서인지 그 나이가 무척 익숙했어요. 특히 극중 ‘민희’는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막내처럼 굴고 장난도 많이 치거든요. 그 덕에 촬영이 끝나도 동생인 은혜나 한별이, 예련이가 오히려 저를 귀여워해줬어요. 호호.”
미모로 따져 둘째가라면 서러울 여배우들이 출연했으니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도 연예계 벼락스타가 된 혜지(박한별 분)로 인해 대학 때부터 쌓아온 네 여자의 오랜 우정이 미묘하게 뒤틀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유인나는 “촬영 내내 라이벌 의식이라고는 전혀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시간이 많았으면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네요. 누가 더 예쁘게 나올까 하는. 솔직히 영화 시사회 때 대형 화면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며 조금 더 예쁘게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거든요. 하지만 촬영할 때는 그런 생각조차 못했어요. 스케줄이 정말 빡빡했거든요. 진짜 친해져야 여자들의 우정과 내밀한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 모두 빨리빨리 가까워지려고 노력했죠.”
“서른보다 스물넷이 더 익숙해요”
대부분의 여자가 그렇듯 여배우 4명은 맛있는 것을 함께 먹으러 다니며 부쩍 친해졌다. 한번은 윤은혜, 박한별, 유인나 셋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서 무려 9인분을 시켜 먹었다. 후식으로 케이크, 아이스크림, 빙수를 먹었고, 음식점을 나와 호떡까지 사먹었다. 특히 유인나는 정신없이 먹다 입술 양쪽 끝이 찢어지기도 했다.
유인나는 어렸을 적부터 연예인을 꿈꿨다. 초등학교 1학년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도 연예인이라고 적혀 있을 정도. 연기자로 데뷔했지만 원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경기도 분당에서 노래교실 유명 강사로 활약 중인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기획사의 문을 두드렸고 이후 약 10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리고 가수가 아닌 연기자, 아이러니하게도 ‘가수 지망생’ 역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최근 유인나는 오랜 꿈을 이뤘다.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디지털 싱글 ‘넌 그날’에 객원 보컬로 참여했고, 3월 12일 열린 이 그룹의 콘서트에서 ‘가수’로 무대에 오른 것.
“‘허밍 어반 스테레오’ 이지린 씨가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하이톤’의 제 목소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대요. 이후 함께 화보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분이 객원 보컬로 참여해달라고 했고, 이번에 기회가 돼 함께한 거죠. 처음으로 무대에 섰는데 정말 좋았어요. 관중이 ‘앙코르’ 요청을 했는데 저는 부를 노래가 ‘넌 그날’ 한 곡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그 노래를 두 번 불렀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 기회가 되면 객원 보컬 형태로 참여하고 싶을 뿐. 유인나는 “가수보다 연기자가 더 어울린다고 판단하니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고 했다. 가수를 꿈꿀 때는 필요에 의해 노래를 들었고, ‘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연습했다. 하지만 그 꿈을 포기하고 나니 음악을 편하게 듣고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음악을 즐기게 되면서 감성이 풍부해졌고, 이는 연기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예쁜 얼굴과 글래머러스한 몸매(유인나 스스로는 “글래머는커녕 작고 마른 편인데 옷으로 온갖 단점을 커버한다”고 했다), 넘치는 애교(눈을 깜빡거리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여자인 기자가 봐도 사랑스러웠다) 등 남자가 좋아할 만한 조건을 다 갖췄다. “남자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고 묻자, 그는 “그렇다”며 깔깔 웃었다. 특히 최근 여러 방송에서 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남자 연예인도 적지 않았다.
“사람들이 제게 ‘너 연예인 사이에서 인기 많다더라’고 하면, ‘나도 그런 이야기는 들었어’라고 답해요. 저한테 직접적으로 대시하는 분은 한 명도 없지만요.”
결혼은 35세 때 연상의 남자와
지금까지 마냥 밝고 발랄하며 사랑스러운 역할만 맡았지만, 유인나는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간간이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로 우울한 적도 있고,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로 못된 모습도 있다. 그는 “연습생 생활 10년이 헛되게 지나간 것만은 아니다”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목소리 톤이 낮아지고 말투가 차분해졌다. 유인나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게 했던 아이 같은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는 “밝고 통통 튀는 지금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방송에서는 실제 내 목소리 톤보다 높게, 더 빠르게 말한다”고 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했지만, 서른은 여자에게 가장 아름다운 시기의 시작이다.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이 된 유인나는 자신의 3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을까.
“제 인생 목표는 ‘가늘고 길게 가자’입니다. 톱스타가 되는 건 전혀 관심 없어요. 이순재 선생님처럼 손자 손녀가 있을 때도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엇이든 다 해보고 싶어요. 악역은 물론 우울증 환자나 차분하고 지적인 역할도 하고 싶고요. 연기 외에 라디오 DJ와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보고 싶어요. 결혼은 그런 와중에 서른다섯 살 때쯤 듬직한 연상의 남자와 하려고요. 그렇게 연기하면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아가고 싶어요. 아,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3월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탤런트 유인나(29)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몸이 아프니 다소 조용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랬다가 곧 “손 따고 ‘피’ 본 후 혈액순환이 돼 그런지 몸 상태가 괜찮아졌다”며 방글방글 웃었다. 방송에서 보이는 ‘상큼발랄’ 유인나의 모습 그대로였다.
유인나는 요즘 연예계 ‘대세녀’로 불린다. 데뷔작인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통통 튀는 매력으로 이름 석 자를 알렸고, 대박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여주인공 길라임의 사랑스러운 친구 임아영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뛰어난 ‘예능감’을 선보이더니, SBS ‘한밤의 TV연예’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윤은혜(27), 박한별(27), 차예련(26), 유인나 등 미녀 스타가 총출연해 화제를 모은 그의 첫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사진)도 개봉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이른바 ‘88만 원 세대’라 불리는 스물네 살 동갑내기의 삶과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유인나는 해외 유학파 디자이너를 꿈꾸지만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민희’로 등장한다. 스물아홉 살인 그는 두세 살 어린 동생들과 다섯 살 어린 역할을 맡았으니, 기분이 남달랐을 터.
“항상 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맡았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 때는 스물세 살이었고, ‘시크릿 가든’에서는 스물여덟 살이었다가, 이 영화에서 스물네 살로 돌아왔죠. 그래서인지 그 나이가 무척 익숙했어요. 특히 극중 ‘민희’는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막내처럼 굴고 장난도 많이 치거든요. 그 덕에 촬영이 끝나도 동생인 은혜나 한별이, 예련이가 오히려 저를 귀여워해줬어요. 호호.”
미모로 따져 둘째가라면 서러울 여배우들이 출연했으니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도 연예계 벼락스타가 된 혜지(박한별 분)로 인해 대학 때부터 쌓아온 네 여자의 오랜 우정이 미묘하게 뒤틀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유인나는 “촬영 내내 라이벌 의식이라고는 전혀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시간이 많았으면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네요. 누가 더 예쁘게 나올까 하는. 솔직히 영화 시사회 때 대형 화면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며 조금 더 예쁘게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거든요. 하지만 촬영할 때는 그런 생각조차 못했어요. 스케줄이 정말 빡빡했거든요. 진짜 친해져야 여자들의 우정과 내밀한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 모두 빨리빨리 가까워지려고 노력했죠.”
“서른보다 스물넷이 더 익숙해요”
대부분의 여자가 그렇듯 여배우 4명은 맛있는 것을 함께 먹으러 다니며 부쩍 친해졌다. 한번은 윤은혜, 박한별, 유인나 셋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서 무려 9인분을 시켜 먹었다. 후식으로 케이크, 아이스크림, 빙수를 먹었고, 음식점을 나와 호떡까지 사먹었다. 특히 유인나는 정신없이 먹다 입술 양쪽 끝이 찢어지기도 했다.
유인나는 어렸을 적부터 연예인을 꿈꿨다. 초등학교 1학년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도 연예인이라고 적혀 있을 정도. 연기자로 데뷔했지만 원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경기도 분당에서 노래교실 유명 강사로 활약 중인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기획사의 문을 두드렸고 이후 약 10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리고 가수가 아닌 연기자, 아이러니하게도 ‘가수 지망생’ 역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최근 유인나는 오랜 꿈을 이뤘다.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디지털 싱글 ‘넌 그날’에 객원 보컬로 참여했고, 3월 12일 열린 이 그룹의 콘서트에서 ‘가수’로 무대에 오른 것.
“‘허밍 어반 스테레오’ 이지린 씨가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하이톤’의 제 목소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대요. 이후 함께 화보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분이 객원 보컬로 참여해달라고 했고, 이번에 기회가 돼 함께한 거죠. 처음으로 무대에 섰는데 정말 좋았어요. 관중이 ‘앙코르’ 요청을 했는데 저는 부를 노래가 ‘넌 그날’ 한 곡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그 노래를 두 번 불렀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 기회가 되면 객원 보컬 형태로 참여하고 싶을 뿐. 유인나는 “가수보다 연기자가 더 어울린다고 판단하니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고 했다. 가수를 꿈꿀 때는 필요에 의해 노래를 들었고, ‘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연습했다. 하지만 그 꿈을 포기하고 나니 음악을 편하게 듣고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음악을 즐기게 되면서 감성이 풍부해졌고, 이는 연기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예쁜 얼굴과 글래머러스한 몸매(유인나 스스로는 “글래머는커녕 작고 마른 편인데 옷으로 온갖 단점을 커버한다”고 했다), 넘치는 애교(눈을 깜빡거리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여자인 기자가 봐도 사랑스러웠다) 등 남자가 좋아할 만한 조건을 다 갖췄다. “남자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고 묻자, 그는 “그렇다”며 깔깔 웃었다. 특히 최근 여러 방송에서 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남자 연예인도 적지 않았다.
“사람들이 제게 ‘너 연예인 사이에서 인기 많다더라’고 하면, ‘나도 그런 이야기는 들었어’라고 답해요. 저한테 직접적으로 대시하는 분은 한 명도 없지만요.”
결혼은 35세 때 연상의 남자와
지금까지 마냥 밝고 발랄하며 사랑스러운 역할만 맡았지만, 유인나는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간간이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로 우울한 적도 있고,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로 못된 모습도 있다. 그는 “연습생 생활 10년이 헛되게 지나간 것만은 아니다”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목소리 톤이 낮아지고 말투가 차분해졌다. 유인나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게 했던 아이 같은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는 “밝고 통통 튀는 지금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방송에서는 실제 내 목소리 톤보다 높게, 더 빠르게 말한다”고 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했지만, 서른은 여자에게 가장 아름다운 시기의 시작이다.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이 된 유인나는 자신의 3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을까.
“제 인생 목표는 ‘가늘고 길게 가자’입니다. 톱스타가 되는 건 전혀 관심 없어요. 이순재 선생님처럼 손자 손녀가 있을 때도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엇이든 다 해보고 싶어요. 악역은 물론 우울증 환자나 차분하고 지적인 역할도 하고 싶고요. 연기 외에 라디오 DJ와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보고 싶어요. 결혼은 그런 와중에 서른다섯 살 때쯤 듬직한 연상의 남자와 하려고요. 그렇게 연기하면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아가고 싶어요. 아,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