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르… 뚜르르….”
3월 11일 홍콩에 있던 기자의 휴대전화로 속보를 알리는 문자가 요란하게 울렸다. ‘일본 지진 발생’이란 내용을 확인한 순간, 자세한 소식을 알려고 급히 스마트폰에 있는 유튜브(YouTube)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참상을 보여주는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Japan earthquake’ ‘Japan hit by Tsunami’ 등의 제목으로 올라온 동영상에는 먼바다로부터 쓰나미(지진해일)가 무서운 속도로 내달려오는 모습, 쓰나미에 휩쓸려 도로에 있던 차가 속수무책으로 떠내려가는 모습, 겨우 살아남은 마을 주민이 폐허가 된 건물 옥상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지진 발생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까지 생생하게 전해졌다.
비록 일본 현지나, 신속하게 보도가 전해지는 국내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기자는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실제 유튜브는 정규 방송 못지않게 일본의 처참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지진이 일어난 지 단 하루 만에 ‘지진’ ‘쓰나미’라는 단어를 포함한 1만6000개 이상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됐을 정도다.
일부 동영상은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 내 최다 공유 동영상 및 최다 조회 동영상 순위를 알려주는 ‘유튜브 트렌드 대시보드’에 따르면, 순위에 올라온 9개 동영상 모두 이번 지진, 쓰나미 관련 보도와 피해자들에 대한 격려 동영상이었다. 동일본 대지진 관련 동영상은 일본뿐 아니라 미국,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전 세계에서 최다 조회 동영상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참상 생생하게 전달
유튜브를 통해 일본의 상황이 사실 그대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그중에는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은 한국도 있었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위안부, 독도, 역사교과서 문제 등을 두고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해왔다. 인터넷상에선 서로를 비하하는 욕설이 난무하고, 이웃이라기보다는 원수에 가까웠다. 일본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하는 것은 그 맥락을 떠나서 ‘친일’로 매도됐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참상이 전해듣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한국인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간에선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고 한국의 톱스타들은 앞장서 거액을 쾌척했다. “평소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는 직장인 임연우 씨가 흔쾌히 성금을 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본이 과거 우리에게 저지른 각종 범죄, 그럼에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무척이나 싫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사상 최악의 재앙 앞에서 고통받는 일본인을 보니 묵은 원한은 잠시 미뤄두게 되더군요. 동영상을 통해 당시 모습과 복구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을 보고는 가슴 한구석이 찡했습니다. 인류애란 대의를 생각하니 그냥 두고 볼 수 없겠더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수십, 수백 번씩 들어도 직접 본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직접 보는 것이 그만큼 호소력이 크다는 얘기다. 유튜브는 여기에 ‘공유’라는 속성이 더해졌다. 자신이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타인과 공유해 그 파급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운다. 한국인이 지진 피해를 당한 일본을 적극 도우려 나서고, 민주화 혁명이 중동 전역에 불붙은 데는 유튜브가 가지는 호소력 있는 전달력과 공유의 힘이 큰 구실을 했다(24쪽 참조).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www. youtube.com)는 개인 간 동영상 공유라는 작은 서비스에서 출발했다. 올해로 6돌을 맞이한 유튜브는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의 장을 제공하면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발전했다. 유튜브는 글로벌 사이트를 포함해 현재 32개 국가에서 43개 언어로 서비스되며, 2010년 3월 기준으로 매분 35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되는 저장소다.
많은 기업이 유튜브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06년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뉴스코포레이션 등 내로라하는 기업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끝에 16억5000달러에 구글에 인수됐다. 200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고작 2년 만에 국내 제일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설립 초기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업로드되는 동영상 수가 급증하면서 투자비가 늘어나는 반면, 이렇다 할 수익모델은 만들어내지 못했던 탓이다. 이를 두고 외부의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2009년 상반기부터 유튜브의 다양한 광고툴을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성공사례가 회자되고,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환경 변화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유튜브의 흑자 전환에 대한 예상이 이어지면서, 정보기술(IT)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유튜브의 2010년 수익이 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날이 갈수록 역할과 영향력 확대
유튜브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꿈과 희망을 제공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주체할 수 없는 끼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유튜브는 최적의 공간이다. 특히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거나 직접 사람들 앞에 나설 자신이 없어 끼를 숨겨야 했던 많은 이에게 유튜브는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의 땅이다(32쪽 참조). 지난 6년간 수많은 스타가 유튜브를 통해 탄생했고 정치, 문화, 교육,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화제를 만들어냈다.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 서황욱 총괄이사는 “자신만의 재능과 창의력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꿈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에 재미 삼아 올린 연주 동영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재미교포 2세 데이비드 최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그가 2006년 12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유튜브, 러브송(YouTube A Love Song)’은 253만5181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09년 10월 첫 한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이비드는 이후 정규 앨범까지 발표하며 정식 가수로 데뷔해 가수의 꿈을 이뤘다.
이런 유튜브의 파급력에 주목해 많은 유명인사와 정부기관, 기업이 유튜브로 몰려들고 있다(28쪽 참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유튜브를 정치에 활용해 성공한 경우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유세 당시 2006년 9월에 개설한 ‘유튜브 오바마 채널’을 트위터, 페이스북과 함께 핵심 선거전략으로 활용했다. 2009년 당선 이후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민과의 소통 도구로 오바마 채널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문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까지 부상했다(36쪽 참조).
현재 유튜브는 하루에 조회 수 20억을 기록하는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다만 유튜브의 하루 평균 동영상 시청 시간은 10~15분에 그쳐 하루 평균 5시간에 이르는 TV보다는 미미한 수준. 하지만 유튜브의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향후 10년 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이사 겸 구글아시아 매니징 디렉터는 “영상 콘텐츠 공급 플랫폼 간의 컨버전스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차이는 줄어들 것이다. 그 결과 유튜브의 역할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11일 홍콩에 있던 기자의 휴대전화로 속보를 알리는 문자가 요란하게 울렸다. ‘일본 지진 발생’이란 내용을 확인한 순간, 자세한 소식을 알려고 급히 스마트폰에 있는 유튜브(YouTube)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참상을 보여주는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Japan earthquake’ ‘Japan hit by Tsunami’ 등의 제목으로 올라온 동영상에는 먼바다로부터 쓰나미(지진해일)가 무서운 속도로 내달려오는 모습, 쓰나미에 휩쓸려 도로에 있던 차가 속수무책으로 떠내려가는 모습, 겨우 살아남은 마을 주민이 폐허가 된 건물 옥상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지진 발생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까지 생생하게 전해졌다.
비록 일본 현지나, 신속하게 보도가 전해지는 국내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기자는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실제 유튜브는 정규 방송 못지않게 일본의 처참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지진이 일어난 지 단 하루 만에 ‘지진’ ‘쓰나미’라는 단어를 포함한 1만6000개 이상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됐을 정도다.
일부 동영상은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 내 최다 공유 동영상 및 최다 조회 동영상 순위를 알려주는 ‘유튜브 트렌드 대시보드’에 따르면, 순위에 올라온 9개 동영상 모두 이번 지진, 쓰나미 관련 보도와 피해자들에 대한 격려 동영상이었다. 동일본 대지진 관련 동영상은 일본뿐 아니라 미국,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전 세계에서 최다 조회 동영상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참상 생생하게 전달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전하는 유튜브 동영상.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참상이 전해듣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한국인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간에선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고 한국의 톱스타들은 앞장서 거액을 쾌척했다. “평소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는 직장인 임연우 씨가 흔쾌히 성금을 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본이 과거 우리에게 저지른 각종 범죄, 그럼에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무척이나 싫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사상 최악의 재앙 앞에서 고통받는 일본인을 보니 묵은 원한은 잠시 미뤄두게 되더군요. 동영상을 통해 당시 모습과 복구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을 보고는 가슴 한구석이 찡했습니다. 인류애란 대의를 생각하니 그냥 두고 볼 수 없겠더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수십, 수백 번씩 들어도 직접 본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직접 보는 것이 그만큼 호소력이 크다는 얘기다. 유튜브는 여기에 ‘공유’라는 속성이 더해졌다. 자신이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타인과 공유해 그 파급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운다. 한국인이 지진 피해를 당한 일본을 적극 도우려 나서고, 민주화 혁명이 중동 전역에 불붙은 데는 유튜브가 가지는 호소력 있는 전달력과 공유의 힘이 큰 구실을 했다(24쪽 참조).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www. youtube.com)는 개인 간 동영상 공유라는 작은 서비스에서 출발했다. 올해로 6돌을 맞이한 유튜브는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의 장을 제공하면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발전했다. 유튜브는 글로벌 사이트를 포함해 현재 32개 국가에서 43개 언어로 서비스되며, 2010년 3월 기준으로 매분 35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되는 저장소다.
많은 기업이 유튜브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06년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뉴스코포레이션 등 내로라하는 기업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끝에 16억5000달러에 구글에 인수됐다. 200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고작 2년 만에 국내 제일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설립 초기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업로드되는 동영상 수가 급증하면서 투자비가 늘어나는 반면, 이렇다 할 수익모델은 만들어내지 못했던 탓이다. 이를 두고 외부의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2009년 상반기부터 유튜브의 다양한 광고툴을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성공사례가 회자되고,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환경 변화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유튜브의 흑자 전환에 대한 예상이 이어지면서, 정보기술(IT)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유튜브의 2010년 수익이 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날이 갈수록 역할과 영향력 확대
서황욱 총괄이사는 “유튜브는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에 재미 삼아 올린 연주 동영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재미교포 2세 데이비드 최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그가 2006년 12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유튜브, 러브송(YouTube A Love Song)’은 253만5181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09년 10월 첫 한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이비드는 이후 정규 앨범까지 발표하며 정식 가수로 데뷔해 가수의 꿈을 이뤘다.
이런 유튜브의 파급력에 주목해 많은 유명인사와 정부기관, 기업이 유튜브로 몰려들고 있다(28쪽 참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유튜브를 정치에 활용해 성공한 경우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유세 당시 2006년 9월에 개설한 ‘유튜브 오바마 채널’을 트위터, 페이스북과 함께 핵심 선거전략으로 활용했다. 2009년 당선 이후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민과의 소통 도구로 오바마 채널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문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까지 부상했다(36쪽 참조).
현재 유튜브는 하루에 조회 수 20억을 기록하는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다만 유튜브의 하루 평균 동영상 시청 시간은 10~15분에 그쳐 하루 평균 5시간에 이르는 TV보다는 미미한 수준. 하지만 유튜브의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향후 10년 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이사 겸 구글아시아 매니징 디렉터는 “영상 콘텐츠 공급 플랫폼 간의 컨버전스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차이는 줄어들 것이다. 그 결과 유튜브의 역할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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