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기자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유명인사를 인터뷰하면서 그의 갓 태어난 딸,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도 나눴다죠. 이후 그 사람에게서 “와인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나갔는데, 그는 불편한 이야기(이른바 음담패설)만 계속하더니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답니다. 기겁하고 돌아온 후배는 처음엔 그 인사를 욕하다가, 나중에 술자리에 나간 자신을 자책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여기자도 취재원으로 만난 남자의 ‘문자’ 공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부남인 그가 대놓고 사귀자며 꾀는 것은 아니라 정색할 수도 없고, 마음만 불편한 거죠. 열 번 연락이 오면 한 번 답변해주는 식으로 서서히 멀어지기만 바란다고 해요.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기자들이 취재원, 즉 인맥을 관리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술 한잔 하며 친해지라’고 하지만, 남자 취재원과 단둘이 만나는 건 예기치 못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작위적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크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