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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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빼고 다 바꾼 ‘아반떼’준중형차 그 이상 성능

16.5km/ℓ의 연비 동급 최강 … 첨단 안전사양 대거 적용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0-08-09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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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빼고 다 바꾼 ‘아반떼’준중형차 그 이상 성능
    2000년 운전면허증을 따고 처음으로 몰고 나갔던 차가 아반떼(XD)다. 당시 아반떼의 인기는 도로에 나가면 10대 중 2대가 아반떼일 정도였다. 1990년 1세대 엘란트라를 시작으로 4세대 아반떼(HD)에 이르기까지, ‘국민차’ 아반떼는 첫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판매가 600만 대에 달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3세대 아반떼(XD)는 아반떼 시리즈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2006년 4세대 아반떼가 나왔지만 전작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8월 5세대 아반떼(MD)가 베일을 벗는다. 아반떼의 의미 자체가 스페인어로 ‘앞서, 앞으로’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무색게 할 만큼 새로운 탄생인지를 확인하고자 7월 2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신형 아반떼 시승현장을 찾았다.

    스포티하며 세련된 ‘윈드 크래프트’

    알펜시아리조트 주차장 한쪽에 방금 공장에서 꺼낸 듯한 차량이 번쩍번쩍 빛을 발하며 줄 세워져 있었다. 멀리서 봐도 기존의 아반떼와는 확연히 달랐다. 기존 아반떼보다 전장이 25mm 늘어나고 전고는 45mm 낮아져 한층 스포티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전면부는 세련된 이미지의 헤드램프와 유려한 곡선의 후드 캐릭터 라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매끄러우면서 디테일이 강조된 헤드램프와 다크 크롬을 적용한 헥사고날(Hexagonal·6각형)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을 연출한다.

    이번에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형 아반떼의 핵심 디자인 콘셉트는 ‘윈드 크래프(Wind Craft)’다. 현대차는 “공기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나타내는 ‘윈드(Wind)’와 예술적 조형물을 뜻하는 ‘크래프트(Craft)’를 바탕으로, 바람의 움직임을 통해 형성된 자연의 형상을 자동차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설명대로 차량이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이다. 특히 측면부는 날렵하면서 세련된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기존보다 50mm 늘어난 2700mm의 휠베이스를 확보하고, 프런트 및 리어 오버항(앞 또는 뒷범퍼로부터 앞·뒷바퀴 축까지 거리)을 최소화해 좀 더 매끄러운 느낌을 구현했다.



    차량으로 다가가 스마트키를 작동하자 아웃사이드 미러 하단의 LED 퍼들램프가 점등되며 운전석과 조수석 주변이 밝아졌다. 이른바 ‘웰컴 기능’이다. 내장 디자인 역시 ‘윈드 크래프트’ 콘셉트가 그대로 드러난다. 크래시 패드는 센터페시아에서 콘솔까지 연결되는 실버 가니시를 바람에 날리는 형상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블랙 하이그로시 및 메탈릭 컬러를 넣어 전체적으로 다이내믹하고 미래지향적인 하이테크 이미지를 더했다.

    아반떼 내부는 ‘스마트하다’는 말이 딱이다. 7인치 대형 LCD창을 적용한 ‘인텔리전트 DMB 내비게이션’은 전자앨범, 3D 기능, 후방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차량 내 포트에 USB 등 외부기기를 연결하면 외부기기에 담긴 사진이나 이미지가 모니터를 통해 디스플레이된다. 콘솔에는 센터트레이 커버를 채택, USB·AUX 등을 연결할 때 케이블이 보이지 않도록 해 깔끔한 인상이다.

    어느 정도 내·외관 감상이 끝나자 시동을 걸고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까지 66.3km를 직접 차를 몰고 나섰다. 16.5km/ℓ의 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신형 아반떼는 1.6감마 GDI 엔진을 탑재하고 스포츠 모드가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고속과 저속을 오가며 운전해도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이 이뤄졌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리자 가속감이 기존의 준중형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시속 150km까지 속도를 높였지만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중형급 파워에 안전성까지 최고

    이름 빼고 다 바꾼 ‘아반떼’준중형차 그 이상 성능

    신형 ‘아반떼’는 동급 최초로 1.6 GDI 엔진을 탑재하고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강력한 동력 및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드라이브 모드에서 가속페달만 밟자 조금은 차가 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는 수동 모드를 활용해야 한다. 변속기에 있는 수동 모드는 엔진회전 수 허용범위가 넓어 과거 4단 자동변속기보다 변속이 유연해졌다. 그만큼 파워를 활용하기 좋아진 셈이다. 시속 100km에서 추월 가속을 시도하면 3단까지 내려도 별 감응이 없지만, 2단까지 내리면 앞차를 추월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국내 대다수 운전자가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는 데 익숙한 나머지 여기에 맞춘 탓일까. 부드럽게 돌아가는 핸들은 고속주행 중에는 다소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부IC를 나와 이어지는 국도길. 구불구불한 길에 속도를 조금씩 올리며 코너에 진입하자, 그다지 미끄러지지 않았는데도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개입했다는 경고등이 켜진다. 미끄러지는 상황이 끝난 뒤에도 한참 깜박거린다. 신형 아반떼는 개별 자동차 바퀴의 제동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최적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VDC를 적용했다. 여기에 제동 및 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샤시통합제어시스템(VSM)‘이 더해졌다. 현대차는 “주행 노면이 과도하게 미끄러워 정상적인 주행이 어렵거나 차선 급변경으로 차량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최상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안전 기능은 급제동경보시스템(ESS)이다. 급제동할 경우 제동 관련 비상등을 자동으로 점멸해 후방 차량에게 확실히 경보함으로써 추돌 가능성을 줄여주는 ESS는 어떤 기능보다 눈길을 끈다. 또한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는 타이어 공기압 센서로부터 압력 정보를 수신해 클러스터 내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을 켜 주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한다.

    신형 아반떼의 매력은 골치 아픈 주차에서 화룡점정을 이룬다. 평행주차를 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적용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을 켜고 후진 기어를 넣자 핸들이 저절로 움직인다. 아반떼 스스로가 전방 범퍼의 좌우 측면에 장착된 공간탐색용 초음파 센서로 주차 가능 영역을 탐색한 뒤, 핸들만 제어해 주차를 보조하는 것.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음성안내나 클러스터 LCD창에 표시되는 문구에 따라 단 한 번의 브레이크 페달 조작으로 손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강남 최고의 발레파킹 운전자도 울고 갈 주차 실력이다.

    신형 아반떼는 모두 네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으며 기본 가격은 1490만~189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TOP 모델의 경우 풀옵션을 갖췄을 때 2000만 원을 훌쩍 넘어 쏘나타의 기본형 가격보다 비싸다. 가격에서도 중형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셈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가격까지. 신형 아반떼의 등장으로 올 하반기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의 행복한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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