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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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파괴” …수위 높여가는 종교계

환경운동 차원 넘어 종교적 신념 내건 반대 운동으로 확대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10-06-28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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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계의 4대강 반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천주교 사제들이 참여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이하 팔당공대위) 회원들은 6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조계사까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16일 남양주시청에서 시작한 삼보일배를 이어갔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자들은 2월 17일부터 6월 2일까지 103일 동안 경기도 평창군 조안면 송촌리 임시 기도처에서 금식기도를 했고, 천주교 사제들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매일 미사를 열고 있다.

    5월 31일 경북 군위 지보사의 문수 스님이 4대강 사업 중지를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몸을 태워 입적한 뒤 불교계의 움직임은 더욱 심각해졌다.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는 조계사 앞마당에서 6월 8일 시작한 ‘생명 평화 상생을 위한 49일간의 정진’ 행사를 7월 28일까지 매일 이어갈 예정이다.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생명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맹주형 부장은 “가톨릭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현 정부가 갖고 있는 생명 파괴에 대한 우려다. 환경과 생태계 파괴의 우려가 있는 사업을 3년이라는 단기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삼보일배·매일 미사·금식기도 등 반발

    천주교계의 4대강 사업 반대는 환경운동 차원을 넘어 종교적 신념을 내건 종교운동 차원으로 확장됐다. 3월 12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정부 측과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전문가의 주장을 들은 뒤 주교회의를 거쳐 4대강 사업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서를 공식 채택했다. 주교회의는 천주교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박정우 총무신부는 “정부가 처음부터 충분한 논의 없이 반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발단이다. 자연을 보전하는 것은 인간 생명과 밀접하고 신앙과도 관련돼 있다. 가톨릭계는 이제 (4대강 사업 반대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로서 예언자적 사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불교계의 시각도 비슷하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인 보선 스님은 지난 3월 열린 ‘불교와 생명 공동연구 심포지엄’에서 “경제성장과 재정의 규모로만 추진되는 4대강 사업은 당장에는 이익이 되지만 결국 먼 장래에 강물을 더욱 오염시키고 인근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며 대자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부처의 경문을 인용했다.

    “일체의 농작물, 화초, 나무, 초목을 해치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을 다치게 하거나 괴롭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거대한 개발은 많은 생명을 위협하고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것이 불교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계열이다.”

    4대강 사업 반대를 종교적 신념으로 삼은 천주교·불교계 등 종교계와 정부의 갈등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하늘과 땅과 물의 순교자가 될 것입니다.” 4대강 반대를 위한 천주교 연대가 6월 14일 발표한 성명서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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