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없이 홀로 빛나는 주연은 없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국회의원의 지근거리에는 늘 보좌관이 있다. 연설원고 다듬기는 물론, 입법 활동에까지 관여하는 국회의 실무진이다.
국회의 숨은 실력자인 보좌관은 전문직일까 아닐까. ‘주간동아’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18대 국회의원 보좌관을 대상으로 업무 전문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보좌관은 총 156명. 한나라당 69%, 민주당 31%였으며, 남녀 비율은 79%, 21%였다.
국회의 숨은 실력자, 그러나 앞날에 대한 고민
응답 보좌관은 평균연령 38.6세의 고학력자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자가 51%, 대학원 졸업자가 49%였으며, 전공은 사회과학계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근무연수는 3~5년차가 32.7%로 가장 많았다. 직급은 6~9급 비서진 41.7%, 4급 보좌관 31.4% 순이었다.
전문성은 일의 효과성(effectiveness), 직업 이동성(mobility), 일에 대한 책임성(commitment) 등 3개 속성을 토대로 조사했다. 전문직 여부를 판단하는 5개 속성 가운데 보좌진의 특수성에 맞는 3개를 고른 것. 3개 부문에 대해 긍정은 0점, 부정은 1점을 매겨 전문성 정도를 측정했다. 다만 일의 효과성 항목은 답변에 ‘보통’을 추가했다.
첫째, 일의 효과성은 의원들의 활동에 본인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잣대로 측정했다. ‘본인 의사가 의원들의 입법 및 정치 활동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약간 반영된다’가 48.7%, ‘잘 반영된다’가 35.9%,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가 8.3%였다. 보통에 해당하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둘째, 직업 이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본인의 업무가 다른 고용시장에서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64.1%가 ‘유용성이 없다’, 35.9%가 ‘쉽게 전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이직할 때 보좌관 경력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에 대한 책임성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으로 생각이 엇갈렸다. ‘일의 결과를 부서의 책임으로 느끼는가,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55.1%가 ‘부서의 책임’, 44.9%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보좌관의 전문성에는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칠까. 조사 결과 직급, 연차, 성별 순으로 연관성이 높았다. 직급별로는 4급, 5급, 6급 순서, 연차별로는 10년 이상, 3~5년, 1년 미만 순서로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력과 자격증은 영향력이 미미했다.
3개 속성에 대한 종합 전문성 점수는 기타 전문직보다 낮고 일반직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설문조사를 맡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이지호 상임연구위원은 낮은 전문성의 주원인으로 고용의 불안정성을 꼽았다.
“보좌관은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가 힘들어요. 이직할 때도 보통 인맥을 통해 정치 관련 회사, 선거 캠프, 행정직 쪽으로 진출하지만 이조차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좌관의 전문성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실의 조민환 보좌관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오랜 기간 문제됐던 미발추(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문제를 해결하는 등 굵직한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실의 권형석 보좌관은 국토해양위원회 의원실에서만 12년을 근무했다. 오랜 기간 피감기관과 두터운 관계를 맺은 덕에 도로공사의 행담도 비리사건, 철도공사의 유전게이트 등을 밝힐 수 있었다. 이처럼 해당 상임위원회의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의원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낸다. 권 보좌관은 “초선의원들은 해당 상임위에서 경험이 많은 보좌관을 원한다. 모시던 의원의 당락과 관계없이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좌관 풀제’ 도입 고려해 볼만
연차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높은 전문성을 보이는 이유로 이지호 상임연구위원은 도제식 업무방식을 들었다. 보좌관은 자격 요건이나 훈련 없이 들어와 선배들에게 개인적으로 일을 배운다. 따라서 학력, 전공, 자격증 등은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이 상임연구위원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처럼 우리도 정치 참모진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보좌관 풀제’를 도입해 전문성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 숨은 실력자인 보좌관은 전문직일까 아닐까. ‘주간동아’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18대 국회의원 보좌관을 대상으로 업무 전문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보좌관은 총 156명. 한나라당 69%, 민주당 31%였으며, 남녀 비율은 79%, 21%였다.
국회의 숨은 실력자, 그러나 앞날에 대한 고민
보좌관은 선거운동부터 국정감사까지 국회의원의 모든 활동을 돕는다.
전문성은 일의 효과성(effectiveness), 직업 이동성(mobility), 일에 대한 책임성(commitment) 등 3개 속성을 토대로 조사했다. 전문직 여부를 판단하는 5개 속성 가운데 보좌진의 특수성에 맞는 3개를 고른 것. 3개 부문에 대해 긍정은 0점, 부정은 1점을 매겨 전문성 정도를 측정했다. 다만 일의 효과성 항목은 답변에 ‘보통’을 추가했다.
첫째, 일의 효과성은 의원들의 활동에 본인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잣대로 측정했다. ‘본인 의사가 의원들의 입법 및 정치 활동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약간 반영된다’가 48.7%, ‘잘 반영된다’가 35.9%,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가 8.3%였다. 보통에 해당하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둘째, 직업 이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본인의 업무가 다른 고용시장에서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64.1%가 ‘유용성이 없다’, 35.9%가 ‘쉽게 전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이직할 때 보좌관 경력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에 대한 책임성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으로 생각이 엇갈렸다. ‘일의 결과를 부서의 책임으로 느끼는가,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55.1%가 ‘부서의 책임’, 44.9%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보좌관의 전문성에는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칠까. 조사 결과 직급, 연차, 성별 순으로 연관성이 높았다. 직급별로는 4급, 5급, 6급 순서, 연차별로는 10년 이상, 3~5년, 1년 미만 순서로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력과 자격증은 영향력이 미미했다.
3개 속성에 대한 종합 전문성 점수는 기타 전문직보다 낮고 일반직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설문조사를 맡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이지호 상임연구위원은 낮은 전문성의 주원인으로 고용의 불안정성을 꼽았다.
“보좌관은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가 힘들어요. 이직할 때도 보통 인맥을 통해 정치 관련 회사, 선거 캠프, 행정직 쪽으로 진출하지만 이조차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좌관의 전문성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실의 조민환 보좌관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오랜 기간 문제됐던 미발추(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문제를 해결하는 등 굵직한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실의 권형석 보좌관은 국토해양위원회 의원실에서만 12년을 근무했다. 오랜 기간 피감기관과 두터운 관계를 맺은 덕에 도로공사의 행담도 비리사건, 철도공사의 유전게이트 등을 밝힐 수 있었다. 이처럼 해당 상임위원회의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의원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낸다. 권 보좌관은 “초선의원들은 해당 상임위에서 경험이 많은 보좌관을 원한다. 모시던 의원의 당락과 관계없이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좌관 풀제’ 도입 고려해 볼만
연차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높은 전문성을 보이는 이유로 이지호 상임연구위원은 도제식 업무방식을 들었다. 보좌관은 자격 요건이나 훈련 없이 들어와 선배들에게 개인적으로 일을 배운다. 따라서 학력, 전공, 자격증 등은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이 상임연구위원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처럼 우리도 정치 참모진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보좌관 풀제’를 도입해 전문성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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