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자리한 우리들병원(오른쪽).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
2003년 초 이 병원에서 디스크 수술을 받기도 한 노 전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우리들병원 자문변호사를 맡으며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조사를 맡은 곳은 특별조사국으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하 국세청). 8월21일 국세청은 우리들병원 자회사인 수도약품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해 회계 관련 서류 일체를 갖고 나왔다. 이날은 국세청이 136명의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집중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날이다. 국세청은 앞으로 우리들병원 계열사 4~5곳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우리들병원이 최근 몇 년간 성공시킨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 탈세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2004년에 인수한 수도약품의 경우 인수 당시 금융당국의 비호가 있었는지, 주가조작을 통한 부당 시세차익이 있었는지가 조사의 초점. 특히 국세청은 수도약품 인수와 관련해 전 사주 측과 일부 회사 관계자들이 오랫동안 문제제기를 해온 점에 주목,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들병원은 지난 정부 하에서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우리들병원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4년 초 수도약품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제주도 돈내코종합레저타운(현 우리들웰리스리조트)을 매입했고, 2005년 4월에는 의약품 원료 제조업체인 수도정밀화학㈜, 10월에는 ㈜에이치케이에셋, 11월에는 ㈜한스바이오메드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등 사세를 키워 현재 전국 5개 병원 등 16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병원그룹’으로 성장했다. 계열사에는 창업투자, 엔터테인먼트, 출판, 부동산개발 기업이 망라돼 있다.
盧 경제적 후원 지난 정권서 급성장
한편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해 우리들병원 측은 “수도약품에 대한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로, 다른 의혹은 있을 수 없다.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이야기할 것이 별로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검찰의 특별수사부처럼 특별세무조사만 전담하는 부서다. 이번 세무조사가 관심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