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남 조 선생과의 다섯 번째 만남
“이봐, 용 과장! 좀 서두르지!”
함께 로스쿨 공부를 시작한 이후 ‘이봐, 용 과장!’ 하는 마 부장의 부름은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됐다. 용 과장은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아내와 대화를 나눌 때도 귓가에 마 부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번엔 환청이 아니었다.
“이봐, 용 과장! 뭐 해? 빨리 가자고. 늦겠어.”
재촉하는 마 부장의 등쌀에 용 과장은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강남 조 선생이 있는 H학원으로 향했다. 드디어 도착한 H학원. 강남 조 선생은 여전한 미소로 그들을 맞아주었다.
“용 과장, 자네 왔는가? 아, 오늘부턴 마 부장님도 함께 오셨군요. 어때요? 공부는 좀 하셨나요?”
“하하하, 공부를 오랜만에 하는데 제가 어려서부터 명석해서 그런지 그리 어렵지는 않더군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항상 저를 보시면서 ‘우리 장춘이는 할아버지를 닮아 머리가 좋다’고 하셨는데, 제가 초등학교 때는….”
“아, 네. 그럼 마 부장님은….”
“아니, 제가 그래서 교장 선생님 앞에서 대표로 구구단을 외우는데 그때 전교생이….”
“저기, 마 부장님? 우리 똑똑한 마 부장님은 우선 옆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시죠.”
“예? 강 선생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시는 게 아니고요?”
“강 선생이 아니라 강남 조 선생입니다. 진도가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어요. 일단 옆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세요.”
“진도라니요? 이봐, 용 과장! 자네 얼마나 배운 거야? 이봐, 용 과장! 어?”
2 글 이해하기
“아이고, 저 양반. 정말 정신을 속 빼놓는구먼.”
“죄송합니다.”
“아닐세. 자네가 죄송할 게 무에 있나. 그럼 이제 수업을 시작하세. 자,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LEET의 추리논증 영역을 공부했네. 그럼 이 시간부턴 언어이해 영역을 공부해보도록 하지.”
“언어이해라면 국어를 말하는 건가요? 어떤 시험인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래, 그럴 거야. 이 영역은 대학 교양 수준의 비교적 길고 어려운 지문을 읽고, 그와 관련한 문제를 3개 정도 푸는 형식으로 돼 있네. 말 그대로 주어진 글을 잘 ‘이해’했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지. 그러니 어려서 학교에서 치던 국어시험과는 다소 차이가 있네.”
“얼마나 길고 어려운 글을 읽는 건가요?”
“이 사람아, 너무 걱정하지 말게. 대학공부 마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니까. 그럼 일단 짧은 글을 한 편 읽고 퀴즈를 풀어보겠나?”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게 퀴즈를 내주십시오!”
‘음, 10년 동안 책을 안 읽었더니 글이 눈에 들어오질 않네.’ 용 과장은 직장생활을 하며 매일 간결하게 작성된 서류들만 보아왔기에 생소한 분야의 글을 읽는 것이 꽤나 힘이 들었다. 잠시의 시간이 흘렀다.
“둘 다 ○인 것 같은데요.”
“아니, 이 사람아. ○면 ○지, ○인 것 같은 건 또 뭔가?”
“아, 네. 둘 다 ○입니다.”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예, 물음 1은 주어진 글의 첫 번째 단락에서 ‘유연한 선택 대안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과 두 번째 단락에서 ‘즉각적으로 결정하기 등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통해 ○라고 생각했습니다.”
“음, 좋아. 잘했네. 그렇게 잘하면서 왜 그리 자신이 없나? 그럼 물음 2는 왜 ○라고 생각했는가?”
“글의 첫 번째 단락에서 시장 상황이 불투명할 때 경험 전략이 선택된다는 내용을 보고 ○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 좀더 자세히 말해볼 수 있겠나?”
“음, 그게….”
“하하, 자네의 괴로움을 알겠네. 두 번째 물음은 글에 그러한 정보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글에 담긴 정보로부터 추론해야 했기에 자네가 좀 자신 없었을 거야. 물음 2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인적 역량을 고려해야 하는지는 분명히 판단할 수 없으나, 불확실한 환경에 재빨리 대응할 필요성이나 강력한 리더의 배치를 활용한다는 등의 내용을 고려할 때, 인적 역량도 고려 대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네.”
“네, 맞아요. 제가 생각한 것이 그거예요.”
“그래, 잘했네. 하지만 절대 방심하지 말게. 실제의 LEET 문제처럼 긴 글을 읽는 경우에는 이처럼 쉽게 답을 알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명심하겠습니다.”
“자네는 방금 주어진 글에서 부분적인 정보들이 말하고 있거나 함축하는 것에 대해 묻는 문제를 풀었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분석’형 문제와 ‘추론’형 문제로 분류하기도 하지. 자네는 오늘 이러한 유형의 문제를 푸는 핵심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 잘 적용했어. 이와 관련한 자세한 얘기를 내 친구 하 선생에게 부탁해두겠네. 잘 배우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네, 내가 만든 진짜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나?”(합격의 법학원 ‘논리와 비판연구소’ 제공, 다음 호에 계속)
“이봐, 용 과장! 좀 서두르지!”
함께 로스쿨 공부를 시작한 이후 ‘이봐, 용 과장!’ 하는 마 부장의 부름은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됐다. 용 과장은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아내와 대화를 나눌 때도 귓가에 마 부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번엔 환청이 아니었다.
“이봐, 용 과장! 뭐 해? 빨리 가자고. 늦겠어.”
재촉하는 마 부장의 등쌀에 용 과장은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강남 조 선생이 있는 H학원으로 향했다. 드디어 도착한 H학원. 강남 조 선생은 여전한 미소로 그들을 맞아주었다.
“용 과장, 자네 왔는가? 아, 오늘부턴 마 부장님도 함께 오셨군요. 어때요? 공부는 좀 하셨나요?”
“하하하, 공부를 오랜만에 하는데 제가 어려서부터 명석해서 그런지 그리 어렵지는 않더군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항상 저를 보시면서 ‘우리 장춘이는 할아버지를 닮아 머리가 좋다’고 하셨는데, 제가 초등학교 때는….”
“아, 네. 그럼 마 부장님은….”
“아니, 제가 그래서 교장 선생님 앞에서 대표로 구구단을 외우는데 그때 전교생이….”
“저기, 마 부장님? 우리 똑똑한 마 부장님은 우선 옆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시죠.”
“예? 강 선생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시는 게 아니고요?”
“강 선생이 아니라 강남 조 선생입니다. 진도가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어요. 일단 옆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세요.”
“진도라니요? 이봐, 용 과장! 자네 얼마나 배운 거야? 이봐, 용 과장! 어?”
2 글 이해하기
“아이고, 저 양반. 정말 정신을 속 빼놓는구먼.”
“죄송합니다.”
“아닐세. 자네가 죄송할 게 무에 있나. 그럼 이제 수업을 시작하세. 자,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LEET의 추리논증 영역을 공부했네. 그럼 이 시간부턴 언어이해 영역을 공부해보도록 하지.”
“언어이해라면 국어를 말하는 건가요? 어떤 시험인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래, 그럴 거야. 이 영역은 대학 교양 수준의 비교적 길고 어려운 지문을 읽고, 그와 관련한 문제를 3개 정도 푸는 형식으로 돼 있네. 말 그대로 주어진 글을 잘 ‘이해’했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지. 그러니 어려서 학교에서 치던 국어시험과는 다소 차이가 있네.”
“얼마나 길고 어려운 글을 읽는 건가요?”
“이 사람아, 너무 걱정하지 말게. 대학공부 마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니까. 그럼 일단 짧은 글을 한 편 읽고 퀴즈를 풀어보겠나?”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게 퀴즈를 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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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10년 동안 책을 안 읽었더니 글이 눈에 들어오질 않네.’ 용 과장은 직장생활을 하며 매일 간결하게 작성된 서류들만 보아왔기에 생소한 분야의 글을 읽는 것이 꽤나 힘이 들었다. 잠시의 시간이 흘렀다.
“둘 다 ○인 것 같은데요.”
“아니, 이 사람아. ○면 ○지, ○인 것 같은 건 또 뭔가?”
“아, 네. 둘 다 ○입니다.”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예, 물음 1은 주어진 글의 첫 번째 단락에서 ‘유연한 선택 대안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과 두 번째 단락에서 ‘즉각적으로 결정하기 등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통해 ○라고 생각했습니다.”
“음, 좋아. 잘했네. 그렇게 잘하면서 왜 그리 자신이 없나? 그럼 물음 2는 왜 ○라고 생각했는가?”
“글의 첫 번째 단락에서 시장 상황이 불투명할 때 경험 전략이 선택된다는 내용을 보고 ○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 좀더 자세히 말해볼 수 있겠나?”
“음, 그게….”
“하하, 자네의 괴로움을 알겠네. 두 번째 물음은 글에 그러한 정보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글에 담긴 정보로부터 추론해야 했기에 자네가 좀 자신 없었을 거야. 물음 2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인적 역량을 고려해야 하는지는 분명히 판단할 수 없으나, 불확실한 환경에 재빨리 대응할 필요성이나 강력한 리더의 배치를 활용한다는 등의 내용을 고려할 때, 인적 역량도 고려 대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네.”
“네, 맞아요. 제가 생각한 것이 그거예요.”
“그래, 잘했네. 하지만 절대 방심하지 말게. 실제의 LEET 문제처럼 긴 글을 읽는 경우에는 이처럼 쉽게 답을 알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명심하겠습니다.”
“자네는 방금 주어진 글에서 부분적인 정보들이 말하고 있거나 함축하는 것에 대해 묻는 문제를 풀었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분석’형 문제와 ‘추론’형 문제로 분류하기도 하지. 자네는 오늘 이러한 유형의 문제를 푸는 핵심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 잘 적용했어. 이와 관련한 자세한 얘기를 내 친구 하 선생에게 부탁해두겠네. 잘 배우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네, 내가 만든 진짜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나?”(합격의 법학원 ‘논리와 비판연구소’ 제공,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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