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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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 속 서울不敗는 지속”

전국 주택가격 장기 전망 … 수도권 2기 신도시, 지방 혁신도시는 어려움 예상

  • 손재영 건국대 교수·부동산대학원장 jyson@konkuk.ac.kr

    입력2008-06-30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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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안정 속 서울不敗는 지속”
    5년 또는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주택시장 전망은 내년도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은 어디에 무슨 개발사업이 있는지, 세제(稅制)가 어떻게 바뀌는지, 기름값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 잡다한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장기 흐름은 인구나 경제성장 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과거 추세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주택시장의 장기추세를 짐작해보자.

    먼저 표(43쪽)를 보자. 과거 20년간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은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다.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연간 4.09% 상승했는데, 이는 물가상승률 4.74%보다 낮은 것이었다. 즉 주택의 실질가격은 지난 20년간 하락한 셈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놀랍고 믿을 수 없겠지만, 수치가 말해주듯 사실은 사실이다.

    20년간 집값상승률,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주택가격은 2~3년간의 폭등과 6~7년간의 안정 또는 하락 패턴을 보이곤 했다. 가끔 벌어지는 주택가격 폭등은 개개인의 ‘재산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격이 갑자기 올라 내 집 마련의 꿈이 요원해졌거나, 반대로 가지고 있던 아파트 값이 확 올라 중산층 반열에 올랐던 기억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단기간의 가격급등을 장기간에 걸친 가격안정보다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주택가격이란 항상 크게 오른다고 오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이 거의 하락하거나 안정됐던 데 비해 물가는 꾸준히 올랐다. 그래서 주택가격이 실질가치 기준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합리적인 주택가격 상승은 물가상승 정도’라는 명제는 이론적으로 합당하다. 다른 물가에 비해 주택가격만 많이 오른다면 자원이 주택시장 쪽으로 쏠려 주택공급이 늘고, 이에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에도 유사한 관찰이 있다. 2005년 예일대학의 실러(Shiller) 교수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를 경고했다. 그가 내세운 주된 근거는 1948년 이후 미국의 주택가격이 물가와 유사한 상승률을 보여왔는데, 1997년에서 2004년 사이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52%에 달했다는 점이었다. 그의 경고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현실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주택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수와 연구원들로 구성된 한국주택학회가 2005년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20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과거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회원이 70%에 달했다. ‘연평균 2% 내지 그 이하’라고 응답한 회원이 30%, ‘3%’라고 답한 회원이 38%였고, 나머지가 ‘4% 이상’이라고 답했다.

    주택가격은 여론에 의해 오르내리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경제성장률, 물가 추이, 인구학적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 상승률이 과거보다 낮으리라고 전망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특히 고령화나 인구감소 추세가 주목된다.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2005년 전 인구의 10.7%였으나 2019년에는 14.4%에 달해 우리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또 2026년에는 20.0%로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는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하여 감소하기 시작해 2037년에는 현재의 인구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령화, 인구감소 추세로 인해 주택 수요가 급격히 줄고 가격이 폭락하는 등의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 예견하기는 이르다. 우선 아직도 주택이 많이 부족하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를 보면 전국 330호, 수도권 315호로 420호 내외인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 현격히 낮다. 선진국 수준으로 수치를 높이려면 약 500만 호의 주택이 더 필요하다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주택가격지수, 물가지수 및 가계소득의 연평균 변동률
    1986~2006

    (20년 평균)
    1991~2006

    (15년 평균)
    2001~2006

    (5년 평균)
    매매가격

    지수
    전국
    4.09
    1.78
    7.11
    서울
    4.89
    3.03
    10.72
    강남
    6.69
    4.50
    13.92
    강북
    2.86
    1.37
    7.11
    아파트

    매매가격
    전국
    6.70
    3.56
    10.74
    서울
    7.94
    5.27
    14.93
    강남
    9.16
    6.64
    17.97
    강북
    5.59
    2.98
    10.01
    소비자물가지수
    4.74
    3.95
    3.01
    도시근로자 가계소득
    10.43
    7.91
    6.30
    지가지수
    5.58
    1.43
    4.42


    (연말 기준, 단위 : %)



    또 인구구조와 소득 변화 등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장기주택 수요 변화를 전망한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2025년 이후에야 주택 수요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좀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2030년 이후에도 주택 수요가 증가하리라고 전망한다. 인구가 줄어도 가구 수는 증가하고, 주택 수요 계층인 40세에서 55세 사이의 인구가 늘어나며, 소득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와 같은 수준의 주택 건설과 소비가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표로 돌아가자. 이 표에서 주목할 점은 전국 모든 지역, 모든 유형의 주택가격 상승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의 주택가격은 평균 4.89% 올랐고, 강남지역만 보자면 6.69% 상승했다. 강남에서도 아파트는 연평균 9.16%씩 올랐다. 또 기간별로 나눠볼 때 지난 20년간의 평균 가격상승률과 10년간 및 5년간 평균은 매우 다르다. 이는 시기적으로, 지역적으로, 주택 유형별로 가격 상승이 편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좋은 주거 여건을 갖춘 지역의 잘 지은 주택과, 그렇지 못한 주택의 차별화가 더욱 거세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주택 투자와 정부의 정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첫째, ‘서울 중심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더욱 개방되고, 외국의 고급 두뇌가 국내에 많이 들어와 일하며, 경제가 서비스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집적(集積)의 경제는 커질 수밖에 없다. 고령화 추세와 연관해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방도시 및 위성도시의 몰락과 수도권 중심부로의 인구회귀가 예견된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2기 신도시, 지방의 혁신도시, 행복도시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둘째, 강남과 강북의 격차는 점차 줄게 될 것이다. 10년 후까지도 강남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강남은 재건축을 통해 초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들어찬 미국의 맨해튼 같은 도시 형상을 갖추게 될 것이다. 속도가 더디겠지만 강북도 여러 뉴타운 개발에 힘입어 도시 기능을 높여갈 것이다. 여기에 더해 편리함보다는 문화, 환경, 역사성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강북 선호도’는 점차 높아질 것이다.

    서울은 재건축·뉴타운 등으로 업그레이드 흐름 강화

    셋째, 그린벨트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외국인을 포함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몰리고, 도시가 업그레이드되는 만큼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소득이 따라오지 못하는 계층을 위한 공공 및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증가해야 한다. 이를 위한 택지공급이 절실히 필요하다. 도심에 가깝고 평지이며 지가(地價)가 저렴한 그린벨트가 최적의 대안이다.

    넷째, 수도권에 짓는 주택의 90% 이상이 아파트인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땅값이 비싸고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밀도 공동주택 외의 다른 대안이 나오기는 어렵다. 다만 수요구조가 달라지는 만큼 ‘변형’은 다양하게 실험될 수 있다. 예컨대 1인 가정이나 고령세대를 위한 주택, 민간기업에 의한 영리 목적의 임대주택 등이 지금보다는 보편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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