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SK텔레콤과 KTF는 유럽 방식의 WCDMA (광대역 코드분할 다중접속)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T라이브(Live)’와 ‘쇼(SHOW)’의 등장이다. 3G 시장에서는 기존 2G 시장에서 SKT에 밀렸던 KTF가 선전했다. KTF는 서비스 개시 넉 달 만인 그해 7월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5월 말 현재 가입자 기준으로 쇼는 578만9448명, T라이브는 533만2384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누적가입자 수 1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각 사업자가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주파수가 모자랄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가입자 유치 속도가 빠르다.
론칭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 돌파
2007년 9월부터 3G 서비스를 시작한 LG텔레콤 역시 서비스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T는 WCDMA가 아닌 기존 2G망을 진화시킨 ‘리버전A’망을 통해 3G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3G 데이터서비스를 표방한 ‘오즈(OZ)’ 브랜드로 고객의 마음을 끌어 두 달 만에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SKT와 KTF를 긴장시키고 있다.
3G는 네트워크 전송속도가 2G보다 최대 2배까지 빠르다. 덕분에 많은 양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끊김 없이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이런 속도를 기반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해졌다. 3G 네트워크를 통한 스트리밍 방송 수신도 할 수 있다. 최근 KTF는 인기가수 V.O.S의 콘서트를 3G망을 통해 생중계했다. 영화 시사회도 ‘휴대전화 안에서’ 열었다.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더욱 알차게 한다. 이동통신사들은 개인용 컴퓨터(PC)에서 보낸 웹 화면을 휴대전화에서 그대로 볼 수 있는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 휴대전화’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해외 자동로밍 서비스도 3G의 특징 중 하나. CDMA와 달리 3G는 유럽 방식의 GSM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동 로밍이 가능하다(전 세계 가입자의 86.6%가 GSM 방식을 사용한다). KTF와 SKT는 현재 140여 개국에서 글로벌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3G 서비스의 경우 2G 서비스와 달리 가입자인증모듈(USIM) 카드의 인증을 받아야 3G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USIM은 휴대전화에 내장되는 칩으로 가입자의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는 휴대전화 복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암호가 이중으로 걸려 있어 복제가 불가능하다.
USIM칩 다양한 서비스 구현
USIM칩 덕분으로 금융거래, 신용카드, 증권 조회, 교통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USIM에 가입자 정보와 금융 정보를 함께 담아 이를 바로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SKT와 KTF는 현재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과 함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3G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잦은 통화장애는 가입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SKT와 KTF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잇따라 통화장애를 일으켰다. 이통사들은 3G 네트워크가 구축 초기단계인 만큼 설비 증설 등 작업 과정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 전국적으로 아직 3G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은 곳도 있어 ‘음영지역’도 만만치 않다. 인구 대비 90%까지 망을 구축했지만 지방 소도시 등에서는 통화가 안 되는 지역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KTF의 3G 서비스 ‘SHOW’의 TV 광고 ‘한 살의 쇼’ 편.
이제 3G에 어떤 서비스를 담을 것인지가 문제다. 빠른 망 속도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은 높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3G망을 개방해 다양한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007년 3월1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서 열린 SK텔레콤의 영상통화 시연 행사. 2007년 3월부터 KTF와 SK텔레콤은 3G 서비스를 개시했다.(왼쪽)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블랙베리’가 8월 국내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구글 역시 ‘구글폰’을 개방형으로 설계하고 있다. 구글폰이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모든 서비스가 유연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 등이 개방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혁신적인 3G 서비스가 줄을 이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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