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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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인품 합격점 열려라 국회!

  • 조수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in0619@donga.com

    입력2008-06-23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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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감사원장 내정자(60·사진)는 정통 엘리트 법관으로 법원 내 신망이 두텁다. 1974년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법원행정처 법정심의관, 법정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법원행정처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법원 예산과 정책 등 법원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조정실장을 4년간이나 맡았다.

    부동산 등기 및 독일법 분야에서는 법원 내에서 손꼽히는 실력자. 피고인의 인권보호에 관심이 많아 형사재판 때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 판결을 많이 선고했다. 1993년 서울형사지법 판사 시절 국가보안법 혐의로 체포된 김모 씨 등 4명을 사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석방하기도 했다.

    1995년엔 친일파 후손의 토지환수 소송에 제동을 걸어 주목받았다. 친일파 송병준의 후손이 “조선총독부에서 받은 토지 6200평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소송에서 “강제징발 사실을 증명할 근거가 없고, 1975년 국가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가 된 뒤 10년이 지났으므로 소유권자는 국가”라며 송씨 측에 패소 판결을 내린 것. 이 재판은 유사 소송에 큰 영향을 끼쳤다.

    후배 판사들은 “실력과 따뜻한 인품을 갖춘 선배”라고 평한다. 겸손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법원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광주지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법원 업무 개선점,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소회 등을 매주 전 직원과 e메일로 주고받았는데, 직원들이 이를 모아 ‘지산통신(芝山通信)’이란 책자를 펴내 화제가 됐다. ‘지산통신’에 담긴 다음과 같은 글에서 그의 법관으로서의 철학과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어정쩡하거나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업무처리로 민원인을 당황하게 한다면 이는 불친절입니다. 실력이 친절입니다.”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내정자의 감사원장 내정 배경에는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장은 국회 임명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가 정상화되기까지 김 내정자의 취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감사원은 당분간 지금처럼 김종신 수석 감사위원 대행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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