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명박 후보 안사람입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60) 씨가 공식 선거운동의 첫 지방 일정으로 삼은 곳은 인천 부평구의 부평종합시장.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1월28일 오후 김씨는 코르덴 바지에 누비 점퍼를 입은 소박한 차림으로 시장을 찾았다. 그리고 특유의 눈웃음에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로 상인들에게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생닭을 손질하느라 손이 젖어 손사래치는 가게 주인에게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괘않습니더”라며 먼저 손을 덥석 잡았다. 시장 사람들은 “오늘 아침방송에 출연한 거 잘 봤다. 실물이 더 예쁘다”고 화답했다.
수더분한 인상 시장 아주머니들에게 인기
이날 김씨는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전 7시 방송국으로 달려가 주부 대상 아침 프로그램에 생방송으로 출연한 뒤 서울 청량리 다일공동체로 옮겨가 10년째 참여하고 있는 ‘밥퍼’ 배식을 도왔다. 그 다음 점심식사도 거른 채 곧장 인천으로 날아와 부평종합시장, 만수시장, 구월시장을 차례로 돌았다.
“우리 후보가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하는 곳, 소외된 곳들을 방문하려 합니다. 재래시장을 많이 다니려고요. 경제가 어려운데 시끄럽게 하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조용히 내조하려 합니다. 조용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김씨의 유세 지원은 ‘활발한 그림자 내조’로 요약된다. 부지런하게 유권자들을 만나되, 되도록 언론 노출을 피한다는 것. 이날도 시장 순방에 앞서 유세차량에 올라 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평소 움직일 때의 일행도 김씨를 포함해 두세 명에 불과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야 일행이 대여섯 명으로 늘었다. 이날 인천에서도 김씨 일행은 두 대의 검은색 그랜저XG에 나눠 타고 신속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에는 옥수동 금남시장, 29일에는 강동 지역 재래시장을 찾았다. 서울 시내 재래시장은 김씨가 선호하는 유세 현장이다. 이명박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때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터라 얼굴을 기억하는 상인들이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수더분한 인상이 시장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시장에 오면 기운을 받는다”고 말하곤 한다.
대구 출신으로 이화여대 보건교육과를 졸업한 김씨는 졸업 직후 소개로 이 후보를 만나 결혼했다. 이 후보를 만나기 일주일 전 검사와도 선을 봤는데, 친정부모는 검사를 사윗감으로 선호했다고 한다. 그러나 큰오빠가 ‘아무런 배경도 없는 사람이 서른 살에 현대 이사까지 올랐을 정도면 내 동생을 맡겨도 될 인물’이라며 둘의 결혼을 적극 밀어붙였다. 김씨는 남편에 대해 “인물은 별로 없지만, 앳돼 보이면서 귀엽게 생겼더라”고 회상한다.
“이날 이때까지 반찬투정 한번 한 적 없고, 잔소리도 일절 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정치인 아내로서 각종 활동 즐겁게 받아들여
남편에 대한 김씨의 평가다. 또한 그는 남편의 장점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할 줄 알며, 매사 긍정적인 성격을 꼽았다. 이 후보는 늘 일과 해외출장 등으로 바빴지만 자녀들에게 자상한 아빠였다. 해외에 나가 있어도 아이들의 시험 일정과 소풍 날짜 등을 꼼꼼히 메모해놓은 뒤 때에 맞춰 아이들에게 전화하곤 했단다. 김씨는 “매년 생일마다 나이 수에 맞춰 장미꽃을 보내는 낭만적인 남편”이라고도 자랑했다.
김씨는 이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청계천 복원 사업을 꼽았다. “청계천에서 많은 분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이럴 땐 내 남편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는 것.
김씨는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못생긴 이명박 후보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긴 적이 있다. 이 후보의 숨겨놓은 딸 소문을 전해 들었을 때는 “있으면 나오라고 그래라. (선거운동으로 바쁜데) 일 좀 시키게”라며 위트 있게 받아넘겼다. 김씨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유머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생방송을 앞두고 MC 출신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과 대본 연습을 했는데, 한 의원도 “워낙 소탈한 성격이니 대본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픈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씨의 취미는 요리. 실제 그의 블로그 ‘가회동 이야기’에는 건강녹즙, 송편, 해물파전 등 요리 관련 동영상 콘텐츠가 다수 올라가 있다.
한편 김씨는 대선 후보 부인 가운데 가장 많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1970~80년대 수차례 위장전입한 일에 대해 김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리라국민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가 논란이 인 에르메스 핸드백에 대해서는 그의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김씨 블로그에 “제품 가격이 일반인 정서에 안 맞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며 “그 핸드백으로 인한 따가운 시선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 소유 회사에 자녀들이 위장취업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씨의 견해를 묻는 ‘주간동아’의 질문에 이 후보 캠프 측은 “그것은 이미 이 후보가 사과한 사안이라 후보 부인이 언급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김씨의 장점은 늘 웃고 있는 인상과 후덕해 보이는 인품, 그리고 유머감각이다. 잘나가는 기업인의 아내로 노년을 편히 보낼 수 있었음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는 “가족이니까 기왕이면 도와줘야 한다”며 정치인 아내로서의 각종 활동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그도 셋째 사위에게 “가장 힘든 직업이 뭔지 아는가. 정치인은 빛이라도 나지, 뒷수발하는 정치인 아내가 가장 힘든 직업이라네”라며 살짝 속내를 비친 적이 있다.
김씨의 정중동(靜中動) 내조는 앞으로도 재래시장이나 복지시설 방문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후보 캠프 측은 “되도록 이 후보가 가지 못하는 중소도시들을 중심으로 조용히 방문해나갈 계획이며, 이 후보와 함께 참여하는 행사는 선거운동 막바지에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60) 씨가 공식 선거운동의 첫 지방 일정으로 삼은 곳은 인천 부평구의 부평종합시장.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1월28일 오후 김씨는 코르덴 바지에 누비 점퍼를 입은 소박한 차림으로 시장을 찾았다. 그리고 특유의 눈웃음에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로 상인들에게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생닭을 손질하느라 손이 젖어 손사래치는 가게 주인에게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괘않습니더”라며 먼저 손을 덥석 잡았다. 시장 사람들은 “오늘 아침방송에 출연한 거 잘 봤다. 실물이 더 예쁘다”고 화답했다.
수더분한 인상 시장 아주머니들에게 인기
이날 김씨는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전 7시 방송국으로 달려가 주부 대상 아침 프로그램에 생방송으로 출연한 뒤 서울 청량리 다일공동체로 옮겨가 10년째 참여하고 있는 ‘밥퍼’ 배식을 도왔다. 그 다음 점심식사도 거른 채 곧장 인천으로 날아와 부평종합시장, 만수시장, 구월시장을 차례로 돌았다.
“우리 후보가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하는 곳, 소외된 곳들을 방문하려 합니다. 재래시장을 많이 다니려고요. 경제가 어려운데 시끄럽게 하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조용히 내조하려 합니다. 조용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김씨의 유세 지원은 ‘활발한 그림자 내조’로 요약된다. 부지런하게 유권자들을 만나되, 되도록 언론 노출을 피한다는 것. 이날도 시장 순방에 앞서 유세차량에 올라 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평소 움직일 때의 일행도 김씨를 포함해 두세 명에 불과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야 일행이 대여섯 명으로 늘었다. 이날 인천에서도 김씨 일행은 두 대의 검은색 그랜저XG에 나눠 타고 신속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에는 옥수동 금남시장, 29일에는 강동 지역 재래시장을 찾았다. 서울 시내 재래시장은 김씨가 선호하는 유세 현장이다. 이명박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때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터라 얼굴을 기억하는 상인들이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수더분한 인상이 시장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시장에 오면 기운을 받는다”고 말하곤 한다.
대구 출신으로 이화여대 보건교육과를 졸업한 김씨는 졸업 직후 소개로 이 후보를 만나 결혼했다. 이 후보를 만나기 일주일 전 검사와도 선을 봤는데, 친정부모는 검사를 사윗감으로 선호했다고 한다. 그러나 큰오빠가 ‘아무런 배경도 없는 사람이 서른 살에 현대 이사까지 올랐을 정도면 내 동생을 맡겨도 될 인물’이라며 둘의 결혼을 적극 밀어붙였다. 김씨는 남편에 대해 “인물은 별로 없지만, 앳돼 보이면서 귀엽게 생겼더라”고 회상한다.
“이날 이때까지 반찬투정 한번 한 적 없고, 잔소리도 일절 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정치인 아내로서 각종 활동 즐겁게 받아들여
남편에 대한 김씨의 평가다. 또한 그는 남편의 장점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할 줄 알며, 매사 긍정적인 성격을 꼽았다. 이 후보는 늘 일과 해외출장 등으로 바빴지만 자녀들에게 자상한 아빠였다. 해외에 나가 있어도 아이들의 시험 일정과 소풍 날짜 등을 꼼꼼히 메모해놓은 뒤 때에 맞춰 아이들에게 전화하곤 했단다. 김씨는 “매년 생일마다 나이 수에 맞춰 장미꽃을 보내는 낭만적인 남편”이라고도 자랑했다.
김씨는 이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청계천 복원 사업을 꼽았다. “청계천에서 많은 분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이럴 땐 내 남편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는 것.
김씨는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못생긴 이명박 후보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긴 적이 있다. 이 후보의 숨겨놓은 딸 소문을 전해 들었을 때는 “있으면 나오라고 그래라. (선거운동으로 바쁜데) 일 좀 시키게”라며 위트 있게 받아넘겼다. 김씨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유머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생방송을 앞두고 MC 출신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과 대본 연습을 했는데, 한 의원도 “워낙 소탈한 성격이니 대본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픈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씨의 취미는 요리. 실제 그의 블로그 ‘가회동 이야기’에는 건강녹즙, 송편, 해물파전 등 요리 관련 동영상 콘텐츠가 다수 올라가 있다.
한편 김씨는 대선 후보 부인 가운데 가장 많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1970~80년대 수차례 위장전입한 일에 대해 김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리라국민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가 논란이 인 에르메스 핸드백에 대해서는 그의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김씨 블로그에 “제품 가격이 일반인 정서에 안 맞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며 “그 핸드백으로 인한 따가운 시선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 소유 회사에 자녀들이 위장취업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씨의 견해를 묻는 ‘주간동아’의 질문에 이 후보 캠프 측은 “그것은 이미 이 후보가 사과한 사안이라 후보 부인이 언급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김씨의 장점은 늘 웃고 있는 인상과 후덕해 보이는 인품, 그리고 유머감각이다. 잘나가는 기업인의 아내로 노년을 편히 보낼 수 있었음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는 “가족이니까 기왕이면 도와줘야 한다”며 정치인 아내로서의 각종 활동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그도 셋째 사위에게 “가장 힘든 직업이 뭔지 아는가. 정치인은 빛이라도 나지, 뒷수발하는 정치인 아내가 가장 힘든 직업이라네”라며 살짝 속내를 비친 적이 있다.
김씨의 정중동(靜中動) 내조는 앞으로도 재래시장이나 복지시설 방문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후보 캠프 측은 “되도록 이 후보가 가지 못하는 중소도시들을 중심으로 조용히 방문해나갈 계획이며, 이 후보와 함께 참여하는 행사는 선거운동 막바지에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