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옥수수수염차의 ‘대박’은 ‘V라인 마케팅’전략의<br> 힘이 컸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옥수수수염차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광동제약㈜은 단연 돋보인다. ‘박카스’의 아성을 위협하는 ‘비타500’으로 마시는 비타민 음료라는 새 영역을 개척한 데 이어, 이젠 ‘광동옥수수수염차’라는 블루오션을 만들어내면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출시된 광동옥수수수염차는 이후 6개월 만인 올해 1월 1000만병(340㎖ 기준) 판매를 돌파했고, 5월부터는 월 1000만병 이상 팔려 출시 시점 1년인 7월 말엔 누적 판매량이 7300만병을 넘어섰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15세 이상 우리 국민이 1인당 2병씩 마신 셈이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9월엔 1억병 판매를 돌파하고, 연말까지 1억3000만병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저력에 대해 광동제약 측은 다른 기업이 넘볼 수 없는, 40년 동안 축적된 자사만의 한방 노하우 덕이라고 밝힌다.
출시 1년 만에 7300만병 판매 … 9월 1억병 돌파
비타500의 신화를 이을 차세대 건강음료 아이템을 찾던 광동제약은 2004년부터 녹차음료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차(茶)음료 시장에 주목했다. 차음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s) 조사 결과, 향후 차음료 음용 의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99%로 높은 구매 의향을 보였다. 소비자의 차음료 제품 구매 빈도도 월평균 10회로 25~34세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향후 차음료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광동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차음료 시장 진입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제품개발과 판매전략을 세웠다.
우선 차음료 시장을 세분화하고 일본 차음료 시장을 벤치마킹한 결과, 녹차음료로 편중돼 있던 차음료 시장이 2005년 말부터 혼합차 시장으로 서서히 중심이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파악했다. 일본 역시 우롱차와 녹차가 강세였던 차음료 시장이 ‘아사히 16차(茶)’ 등 혼합차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
한국인 입맛에도 녹차의 떫은맛을 보완해주는 혼합차의 ‘구수함’과 ‘물과 같은’ 속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자 측면과 차음료 시장 및 생수시장 환경 분석을 통해 국내 소비자의 입맛과 니즈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소재 발굴 작업을 진행한 광동제약은 옥수수수염이라는 전통 소재를 찾게 됐다.
옥수수수염이 한방에서 이뇨작용과 부기 제거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소비자가 알고 있다는 것도 제품 개발에 긍정적인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옥수수수염이 지닌 기능성에 옥수수차의 구수한 맛까지 가미할 수만 있다면 녹차에 거부감이 있거나 물의 ‘밍밍함’에 싫증을 느낀 젊은 여성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차음료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이어졌고, 한방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가진 광동제약은 자신 있게 일반 차음료와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옥수수수염을 소재로 한 옥수수수염차의 기능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고심했던 광동제약이 마케팅 전략의 차별화를 위해 눈 돌린 것이 바로 ‘부기 완화’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5월부터 일본에도 수출되고 있다.
광동제약 유통사업부 이인재(49) 이사는 “옥수수수염차 용기에 전통적인 여인상을 그려 넣는 등 우리 고유의 차음료임을 강조하고 미용실, 화장품 가게, 대학가 등 여성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음료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일정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고객접점 마케팅을 구사한 게 먹혀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광동제약은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옥수수수염차 용기의 디자인과 용량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25~34세 여성이 타깃층인 만큼 이들이 옥수수수염차 용기를 들었을 때 가장 편한 느낌이 들 만한 적정 용량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것이다. 그 결과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용량이 340㎖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한 손으로 쥐었을 때 손에 잘 달라붙도록 미세한 라인까지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출시 초기 ‘선이 고운 절세가인’이라는 슬로건으로 고운 얼굴선을 강조했던 마케팅 전략은 올해 3월 가수 보아를 모델로 영입하면서 갸름한 턱선을 강조한 ‘V라인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였다. S라인이 매력적으로 굴곡진 여성의 신체를 의미한다면, V라인은 얼굴의 갸름한 턱선을 상징한다. 이 같은 V라인은 광동옥수수수염차의 부기 완화라는 컨셉트와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5월부터 일본 수출 시작 … 까다로운 입맛 공략 본격 나서
광동제약은 5월부터 옥수수수염차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차음료의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거대 시장으로, 차음료 시장 규모가 연 10조원을 넘으며 전체 음료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지난해 히트상품이던 남양 17차도 일본의 아사히 16차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한국 음료제품 유행의 패턴은 녹차에 이어 혼합차, 최근 검은콩 음료에 이르기까지 일본 음료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광동옥수수수염차의 일본시장 진출은 우리 차음료가 역으로 일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일본 수출을 시작한 이래, 8월 중순부터는 대형 할인점인 저스코(JUSCO)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또한 전국적 체인망을 보유한 편의점인 AMPM에도 입점하기로 계약이 체결됐다. 로손(LAWSON)과도 현재 입점 문제를 논의 중이다.
광동제약 유통사업부 이인재 이사는 “일본 소비자들이 녹차와 우롱차에 식상해진 시점에서 등장한 광동옥수수수염차가 부기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현지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일본을 주무대로 한 모 다국적기업이 광동제약에 옥수수수염차 원료(원액)를 공급해줄 것을 제의했지만, 광동제약 측은 자칫 옥수수수염차가 ‘기무치’가 된 김치의 전철을 밟을 것 같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광동제약은 앞으로 새로운 소재의 차음료를 갈망하는 일본 소비자를 사로잡을 다양한 판촉 및 이벤트를 펼칠 구상을 하고 있다. 전통 한방 소재인 옥수수수염을 활용한 기능성 음료인 광동옥수수수염차의 성공적인 일본시장 수출을 계기로 아시아 차음료 시장의 흐름을 이끌어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비타500의 성공신화에 이어 옥수수수염차로 또 한 번 음료시장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광동제약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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