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세<br>。 경남 거제 <br>。 경남고, 경희대<br> 。 사시 22회<br>。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br>。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 <br>。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비서관
2006년 12월, 문재인 전 민정수석은 ‘청와대행’을 부인했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주변에서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쐐기까지 박았다.
그렇지만 ‘권력’은 문 전 수석의 이런 사정을 봐줄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말 국정운영의 파트너이자 비서실장으로 그를 선택했다.
탄핵정국의 ‘소방수’로 차출돼 임무를 100% 완수한 뒤 네 번째 릴리프로 뽑힌 셈이다. 그는 정치적 색채가 약한 반면, 친위그룹을 장악하고 내각의 친정(親政)체제 구축에 효과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임기말 권력관리 측면에서 적임자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떠다녔다.
청와대와 내각을 다잡는다는 것은 레임덕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다. 레임덕을 방지하면 임기말 국정을 안정시키고 퇴임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중단 없는 개혁과 정책의 마무리도 문재인 카리스마가 보태지면 속도를 낼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주저 없이 ‘문재인’ 카드를 뽑아든 배경이다.
문 실장은 깐깐한 스타일이다. 정치권에서는 독선적이고 타협을 모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보통 눈을 감고 넘어가거나 타협할 수 있는 사안도 문 실장 손에 가면 오히려 각이 선 모습으로 변한다. 문 실장이 과거 청와대에 있을 때 정치권의 집중 타깃이 된 것도 이런 캐릭터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 측근들 속으로 들어가면 그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달라진다. 개혁적이고 소신 있는, 능력 있는 참모로 둔갑한다. 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 정치력도 평가받는다. 그가 관리형 실장에만 머물지 않을 것임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들이다. 이미 청와대 주변에서는 해결사와 조율사로서 온갖 역할이 회자된다.
지난해 5월 청와대를 떠났던 문 실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산을 탔고, 스킨스쿠버를 즐겼다. 모두 강한 의지와 인내력이 요구되는 취미들이다.
문 실장은 ‘들꽃’을 좋아한다고 한다. 권력의 문고리를 거머쥔 문 실장이 들꽃처럼 강한 생명력을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