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오전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5km 단축마라톤을 했다. 오후에는 10여 개의 행사, 모임을 소화했다. ‘대장정’에 나선 60세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이 일정이 무리였을까.
저녁 6시, 서울 인사동 한 찻집에서 마주 앉은 손 전 지사의 얼굴에는 ‘엷은’ 피곤함이 달라붙어 있었다. 앉자마자 냉수를 들이켜는 그에게 소설 ‘나비야 청산 가자’(김진명)에 대한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소설 속의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범여권 후보로 변신해 12월18일을 맞는다. 국민들은 이 소설 속의 상상이 현실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소설은 소설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자르는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책을 읽지도 않은 것 같다. “내가 나오는 부분만 발췌해서 읽어봤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실 속의 정치와 ‘픽션’이 확연히 구분된다.
-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범여권 후보로 거론됩니다.
“대선후보로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직접 제의를 해오지는 않네요.”(웃음)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병두 의원 등 많은 여당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허공에 대고, 마이크에 대고 한 얘기일 뿐입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보세요. 앞으로 갈 길이 보일 것입니다.”
- 살아온 길을 아무리 살펴봐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확실한 입장을 밝혀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시죠. 한나라당을 나올 수도 있나요.
“우리나라 정치문화 풍토에서는 무슨 얘기를 해도 그 말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얘기를 어떤 쪽으로 해도 ‘두고 봐야지’ 합니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보는 것이죠. 그러니까 내가 살아온 길을 보라는 말 안에는 웅변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끝내 ‘손학규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을 부인한다. 그렇지만 측근들의 기류는 손 전 지사와 다르다. ‘경선 불참’을 시사하는 등 수시로 임계점을 넘나든다. 손 전 지사는 원칙과 명분을 거머쥔 채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지향하고, 측근들은 좌고우면(左顧右眄)과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법으로 실리를 취하는 이른바 양동작전이다.
임계점 넘나드는 ‘경선 불참’
3월10일이면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는 경선 방식과 시기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경선 방식과 시기를 놓고 손 전 지사 측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판을 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 눈치다. 남은 시간도 ‘별로’ 없다. 잘못하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6월 경선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요.
“내가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승리에 대한 신념이 당에 있다면 (경선 시기와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입니다.”
- 6월 경선으로 결론날 경우 손 전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가정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당이 정말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자세를 갖췄느냐 그것이 판단 기준이며, 그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몫입니다.”
- 측근인 정문헌 의원은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요.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 경선의 원칙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본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시기와 방법, 절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특정 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드는 경선 방식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이 있나요.
“이 길로 꿋꿋이, 묵묵히 가야죠. 내가 그런 재주(지지율을 올리는)는 없는 사람 아닌가요.”
- 국민이 아닌 여의도(정치부 기자, 국회보좌관 등 전문가 집단)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항상 1등이던데요.
“아직 (국민들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서 90%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손학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30% 미만으로 나옵니다.”
- ‘손학규’는 어떤 사람인가요.
“허허, 그걸 내가 어떻게….”
- 1997년과 2002년 당시 당을 감쌌던 기류와 유사한 대세론이 한나라당을 감돌고 있습니다.
“특정 캠프에서 소속 인사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본인들이 많이 하소연합니다. 다음 선거(총선)를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캠프로 들어오라고 한다더군요. 이런 식으로는 국민이 정말 원하는 새로운 당의 모습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줄세우기, 편가르기, 세몰이 등 구체제적이며 수구적인 행태에 맞서 투쟁해 나가겠습니다.”
- 국민의 지지가 한나라당 ‘빅3’, 그 가운데 특정 후보에게 쏠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쏠림 현상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문제가 눈에 띕니다. 김정일이 핵을 개발하니 특정 후보가 뜨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또 특정 후보의 지지도가 오릅니다. 부동산값이 오르면 또 표가 움직여서 결국 한군데로 표가 몰렸습니다.”
- 왜 한 후보에게만 표가 갔을까요.
“사표 방지심리 아닐까요. 그러니 그 표가 12월19일까지 가겠습니까. 그렇게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벌어져봤자 (야당과 여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55대 45 또는 51대 49로 좁혀질 것입니다. 현대 선진민주사회의 선거패턴이 그렇습니다. 우리도 그러리라고 봅니다. 분명히 지지율은 조정을 받을 것입니다. ”
- 지지율을 조정하기 위해 검증론이 필요한가요.
“크게 보면 검증은 선거과정의 일부분입니다. 누가 대통령으로서 능력이 있느냐, 자질이 있느냐 이런 것을 검증해야 하겠죠.”
- 당이 검증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당이 실제로 검증 의사가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은 최종적으로 본선에서 승리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놓을 수 있는 시기와 방법을 공정한 기준에 따라 찾아야 합니다.”
- 이 전 시장에 대해 날을 세우는데 앞선 자에 대한 견제심리인가요.
“최근 그의 말과 입장에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했을 뿐입니다. 검증론이 나오고 있음에도 이 전 시장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빈둥빈둥 놀았다는 발언은 역사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드러낸 것입니다.”
-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어떻게 봅니까.
“국민이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려 반사이익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허수이고 거품입니다. 반드시 변할 것입니다.”
저녁 6시, 서울 인사동 한 찻집에서 마주 앉은 손 전 지사의 얼굴에는 ‘엷은’ 피곤함이 달라붙어 있었다. 앉자마자 냉수를 들이켜는 그에게 소설 ‘나비야 청산 가자’(김진명)에 대한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소설 속의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범여권 후보로 변신해 12월18일을 맞는다. 국민들은 이 소설 속의 상상이 현실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소설은 소설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자르는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책을 읽지도 않은 것 같다. “내가 나오는 부분만 발췌해서 읽어봤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실 속의 정치와 ‘픽션’이 확연히 구분된다.
-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범여권 후보로 거론됩니다.
“대선후보로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직접 제의를 해오지는 않네요.”(웃음)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병두 의원 등 많은 여당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허공에 대고, 마이크에 대고 한 얘기일 뿐입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보세요. 앞으로 갈 길이 보일 것입니다.”
- 살아온 길을 아무리 살펴봐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확실한 입장을 밝혀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시죠. 한나라당을 나올 수도 있나요.
“우리나라 정치문화 풍토에서는 무슨 얘기를 해도 그 말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얘기를 어떤 쪽으로 해도 ‘두고 봐야지’ 합니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보는 것이죠. 그러니까 내가 살아온 길을 보라는 말 안에는 웅변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끝내 ‘손학규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을 부인한다. 그렇지만 측근들의 기류는 손 전 지사와 다르다. ‘경선 불참’을 시사하는 등 수시로 임계점을 넘나든다. 손 전 지사는 원칙과 명분을 거머쥔 채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지향하고, 측근들은 좌고우면(左顧右眄)과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법으로 실리를 취하는 이른바 양동작전이다.
임계점 넘나드는 ‘경선 불참’
2월4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광주 무등산 증심사 법회에 참석해 예불을 드리고 있다.
-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6월 경선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요.
“내가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승리에 대한 신념이 당에 있다면 (경선 시기와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입니다.”
- 6월 경선으로 결론날 경우 손 전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가정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당이 정말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자세를 갖췄느냐 그것이 판단 기준이며, 그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몫입니다.”
- 측근인 정문헌 의원은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요.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 경선의 원칙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본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시기와 방법, 절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특정 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드는 경선 방식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이 있나요.
“이 길로 꿋꿋이, 묵묵히 가야죠. 내가 그런 재주(지지율을 올리는)는 없는 사람 아닌가요.”
- 국민이 아닌 여의도(정치부 기자, 국회보좌관 등 전문가 집단)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항상 1등이던데요.
“아직 (국민들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서 90%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손학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30% 미만으로 나옵니다.”
- ‘손학규’는 어떤 사람인가요.
“허허, 그걸 내가 어떻게….”
- 1997년과 2002년 당시 당을 감쌌던 기류와 유사한 대세론이 한나라당을 감돌고 있습니다.
“특정 캠프에서 소속 인사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본인들이 많이 하소연합니다. 다음 선거(총선)를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캠프로 들어오라고 한다더군요. 이런 식으로는 국민이 정말 원하는 새로운 당의 모습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줄세우기, 편가르기, 세몰이 등 구체제적이며 수구적인 행태에 맞서 투쟁해 나가겠습니다.”
- 국민의 지지가 한나라당 ‘빅3’, 그 가운데 특정 후보에게 쏠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쏠림 현상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문제가 눈에 띕니다. 김정일이 핵을 개발하니 특정 후보가 뜨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또 특정 후보의 지지도가 오릅니다. 부동산값이 오르면 또 표가 움직여서 결국 한군데로 표가 몰렸습니다.”
- 왜 한 후보에게만 표가 갔을까요.
“사표 방지심리 아닐까요. 그러니 그 표가 12월19일까지 가겠습니까. 그렇게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벌어져봤자 (야당과 여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55대 45 또는 51대 49로 좁혀질 것입니다. 현대 선진민주사회의 선거패턴이 그렇습니다. 우리도 그러리라고 봅니다. 분명히 지지율은 조정을 받을 것입니다. ”
- 지지율을 조정하기 위해 검증론이 필요한가요.
“크게 보면 검증은 선거과정의 일부분입니다. 누가 대통령으로서 능력이 있느냐, 자질이 있느냐 이런 것을 검증해야 하겠죠.”
- 당이 검증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당이 실제로 검증 의사가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은 최종적으로 본선에서 승리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놓을 수 있는 시기와 방법을 공정한 기준에 따라 찾아야 합니다.”
- 이 전 시장에 대해 날을 세우는데 앞선 자에 대한 견제심리인가요.
“최근 그의 말과 입장에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했을 뿐입니다. 검증론이 나오고 있음에도 이 전 시장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빈둥빈둥 놀았다는 발언은 역사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드러낸 것입니다.”
-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어떻게 봅니까.
“국민이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려 반사이익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허수이고 거품입니다. 반드시 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