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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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룸살롱, 오묘한 함수관계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입력2007-02-05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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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터, 비행기, 발전소, 분홍신….’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바로 ‘텐프로’ 룸살롱이다. 유흥문화에 ‘약한’ 당신에게 ‘텐프로’를 설명하자면, 연예인 뺨치는 외모와 지적 수준을 가진 여성 접대부가 ‘도도한’ 접대를 하는 강남 최고급 술집을 의미한다. 이곳의 술값은 하룻밤 수백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배우 오지호의 자살한 전 애인 때문이다. 이른바 텐프로 룸살롱 접대부였던 그녀가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남자 연예인과 룸살롱 여인들의 관계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월9일에도 남자 톱가수 한 명이 텐프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여성 접대부와 시비가 붙어 폭행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면서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여 연예계가 뒤숭숭했다.

    비슷한 사례는 많다. 톱스타로 활동하던 중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과 결혼한 최진실이 이혼하게 된 데는 조성민의 룸살롱 여인 문제가 결정적 이유가 됐다. 가수 듀크의 김지훈도 룸살롱 여인들과 어울려 마약을 복용하다 곤욕을 치렀고, 모 유명 프로야구 선수는 룸살롱 여인과의 불륜이 들통나 부인이 간통죄로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한 룸살롱 여인을 두고 두 남자 연예인이 서로 자기 여자라고 주먹다짐을 벌여 업계에 회자된 일도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남자 연예인들은 룸살롱에 자주 드나드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들을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해주는 은밀한 장소가 바로 룸살롱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연예인들의 인기, 성공, 돈이 향락과 만나면서 연예인과 룸살롱 여인들의 관계는 끈질기게 이어져온 것이다.

    앞서 말한 텐프로 룸살롱 여인들은 여자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갖춰 보는 이들을 감탄케 한다. 이들은 음반 제작자나 영화, 드라마 제작자들과 어울려 캐스팅과 관련된 논의를 하기도 하고, 제작진은 ‘열혈남아’ 연예인에게 여자를 소개하며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1년쯤 전 모 한류스타를 캐스팅하려던 영화사 대표가 그에게 출연 사인을 받아내기 위해 수억원대의 개런티 말고도 2억원에 이르는 룸살롱 접대를 했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전해지고 한다.



    오지호의 경우처럼 한번 사귀면 평일 괌이나 사이판 등 휴양지로 동반여행을 다니는 것은 기본 코스로 꼽힌다. 이런 과정에서 정이 쌓이다 보면 오히려 수천만원의 월수입을 올리는 여자 쪽이 슬럼프에 빠진 상대를 뒷바라지하는 일도 생긴다고. 물론 연예인들이 인기가 급상승해 벼락스타가 되면 어느새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영자의 전성시대’처럼 흘러가기 일쑤다. 드물지만 남자 연예인들이 이곳 여성을 연예계에 데뷔시키는 경우도 있다.

    20, 30대의 일부 젊은 남자 연예인들은 갑작스러운 인기 상승과 돈을 주체 못하고 방탕하게 살다가 결국 자신의 이미지를 옭아매는 부메랑을 맞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니지먼트가 중요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지인들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 위에서 환하게 웃는 것이 연예인들이지만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화려함만큼 외로운 이들이 또한 연예인들이다. 그 외로움이 결국 향락문화로 꽃피는 셈. 이번 일은 연예계의 뒷모습을 살짝 보여줬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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