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검사 없이 무작정 코골이 소리만을 없애려는 수술은 위험하다.
나이가 들수록 소리가 심해져 수술까지 생각해봤으나, 얼마나 아픈지 살아 있는 동안엔 할 게 못 된다는 지인들의 얘기를 듣고는 이내 마음을 접었다. 이런 그가 어떻게든 코골이를 고쳐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코골이 임플란트’라는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다.
‘코골이 임플란트’ 수술을 한 지 열흘이 지난 지금, 유 씨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아내다. 결혼 후 처음으로 꿀맛 같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고. 잠자리가 달라진 것은 유 씨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날 때의 기분이 마치 담배를 피우다가 끊었을 때 나타나는 개운한 느낌과 같았다. 이렇게 가뿐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아침에 일어나기 수월해졌다는 것이 코골이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그 이유는 코골이의 문제점이 시끄러운 소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사실 주간 졸림증, 기억력 감퇴, 고혈압, 심장병 등의 문제를 일으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병을 고쳤으니 건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인 셈이다.
수술 시간 20여분 … 기존 수술의 10% 수준
지금까지 코골이 치료는 연구개(軟口蓋)와 목젖, 편도선 등 상기도 조직을 잘라내 공기가 흐르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환자의 심각한 통증 호소와 후유증이 늘 걸림돌이 돼왔다. 일시적인 음식물의 역류와 수술 후 관리의 까다로움, 야간 각성, 점막의 완전 손상 등의 문제도 치료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수술 후에는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음식도 자유롭게 먹을 수 없어 코 고는 사람에게 수술은 필요악이었던 셈.
코골이 임플란트 수술 모습.
국내에서 첫 시술을 선보인 예송이비인후과 박동선 원장은 “기존의 코골이 수술이 해외에서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통증이나 시간, 후유증, 효과 부분에서 모두 코골이 임플란트가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코골이는 상기도의 부분적 폐쇄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호흡을 할 때 음압이 생겨 호흡에 의해 연구개가 당겨졌다 밀렸다 움직이며 떨리는 현상이 소리로 나타나는 것. 나이가 많을수록 코 고는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연구개의 노화로 인한 늘어짐 현상 때문이다. 연구개 펄럭임으로 뭐 그리 큰 소리가 날까 싶지만, 심한 코골이 소리의 경우 90dB(자동차 경적 소리)에 육박한다.
수술 당일부터 코 고는 소리 현저히 줄어
나이가 들면서 더욱더 심해지는 코골이도 연구개 조직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임플란트 삽입으로 수술 당일부터 코 고는 소리가 줄어들고 10주 후부터는 코골이 지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경증의 수면무호흡을 동반하는 경우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사전 검사 없이 무작정 소리만을 없애려는 수술은 위험하다. 중증도 수면무호흡이 있는 환자가 수술 후 코골이 소리가 사라졌다는 것만으로 안심하면 수면 중 돌연사 위험 등을 방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골이 임플란트가 모든 코골이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의 원인이 연구개가 아닌 턱이나 혀, 편도선의 문제일 때는 임플란트 수술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 중증도 수면무호흡 환자에게는 별도의 수면무호흡 치료가 필요하다.
예송이비인후과 이종우 원장은 “중증의 수면무호흡이나, 다른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 검사와 후두내시경 검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움말: 예송수면센터 박동선·이종우 공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