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다, 기적!”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장덕한의원. 한의사 신광순씨가 침을 놓을 때마다 계속해서 탄성이 터진다. 환자 중에는 “꿈이야, 생시야”를 연발하며 자신의 볼을 꼬집어보는 사람도 있다. 15년 동안 꿈쩍도 하지 않던 팔이 침 한 대에 벌떡 올라간 한 환자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장덕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모두 오십견 때문에 팔을 움직일 수 없거나 팔을 잘라내고 싶을 정도의 통증 때문에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 서양의학의 시각으론 전 세계적으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그래서 아직 변변한 치료법 하나 없는 ‘불치의 병’ 오십견이 이곳에선 신광순씨의 침 몇 대로 치료되고 있었다. 나이 오십이면 생기는 병이어서 오십견이라 이름 붙여진 이 질병은 통증이 심하고 팔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삠(염좌)이나 류머티즘으로 알기 쉽지만, 그와는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일반 병·의원과 한의원에선 물리치료를 하고, 통증 완화제를 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 하지만 신씨는 오십견 치료 침법인 ‘장덕침법’만으로 지금까지 5000명이 넘는 환자를 낫게 했다. 침법을 완성한 2002년 이후 그의 한의원에는 하루 100명 정도의 오십견 환자가 북적거린다. 예약환자만 그 정도다. 서양의학의 시각으로 보면 그 자체가 불가사의인 신씨의 침법. 과연 사실일까?
“모두들 처음에는 믿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더러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하지만 일단 침을 맞고 난 뒤 어깨가 움직이고 통증이 사라지면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옵니다.”
신씨는 자신의 침법을 믿어주지 않는 세상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신씨의 한의원 홈페이지(www. 50clinic.com)에 올라 있는 환자 치료사례 동영상을 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 ‘사실성’ 논쟁이 벌어진 것. 하지만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경기가 너무 어려우니 한의사가 사기를 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만큼 그의 시술 결과 자체가 드라마틱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전국 ‘침’도사 찾아다니며 배우고 문헌 뒤지며 분석
그가 오십견 치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97년 포항에서 한의원을 개업하고 있을 당시.
“우연하게 침을 놓았더니 3년여 동안 팔을 들어올릴 수도 없던 오십견 환자가 팔을 번쩍 들어올리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다른 오십견 환자의 경우엔 비슷한 혈자리를 찾아 침을 놓아도 듣지를 않는 거예요. 황당했죠.”
그때부터 신씨는 미친 듯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침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침의 대가로 불리는 이른바 ‘고수’들을 찾아 침법을 직접 익히고 도서관에 틀여박혀 각종 문헌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식음을 전폐하고 침법에만 정진했다”는 게 그의 솔직한 토로. 3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2001년 말 결국 현재의 침법을 완성하고 오십견 환자들 앞에 다시 섰다. 기적에 가까운 치료효과가 나타나자 포항 장덕한의원에는 하루 100여명의 환자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성공을 발판으로 2002년 7월, 드디어 서울행을 선택했다. 그것도 국내의 내로라하는 전문클리닉들이 모두 모여 있는 강남지역.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입소문이 나지 않으니 환자가 있을 리 없죠. 개업 후 2주일 동안 환자가 거의 없었어요. 너무나 힘든 시기였죠. 그러던 어느 날 다른 한의원으로 잘못 알고 찾아온 환자를 치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한의원을 잘못 찾아온 사람은 서울시향의 하프 연주자. 그녀는 비록 오십견은 아니었지만 하프 연주자에게 밥줄과 같은 손에 큰 문제가 나타난 상태였다.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았던 것. 반신반의하던 그녀는 신씨에게 침을 맞은 뒤 굳었던 손이 바로 펴지자 감동한 나머지 오십견이 있는 친인척과 주변 사람들을 한의원에 데려오기 시작했고,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그렇게 3개월이 자나자 서울에서도 환자가 하루에 100여명이나 몰렸다. 인터넷은 물론 각 언론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2003년 말에는 케이블 방송들이 앞다투어 자신들이 지정한 오십견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 팔이 올라가는 것을 실험하기도 했다. 신씨는 카메라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런 ‘기적’을 실현해 보였다.
‘침’ 경시하던 대학교수·양의사들도 직접 치료 경험
신씨의 오십견 치료는 이제 세계적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어 있다. 한 달에 2~3명씩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 사실 오십견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외국에 있는 한국인 전문가 집단이 그를 많이 찾았다.
“한번은 미국의 대형병원에서 오십견을 치료하다 포기하고 한국에 들어와 병원을 전전하던 환자가 찾아왔기에 침을 놓아 당일 팔을 올릴 수 있도록 해놓았더니, ‘세상에는 너무 똑똑해도 손해 보는 것이 있구나’ 하고 말하더군요. 뒤늦게 자신이 서울대 공대 교수라고 밝힌 환자는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우리 한의원을 인터넷으로 접하고 처음에는 사기꾼이라고 욕을 하고는 지나쳤다가 더 이상 병원 치료가 불가능해지자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저를 방문한 것이었죠. 그분은 ‘과학도가 아니었으면 좀더 일찍 찾아왔을 텐데’ 하며 후회했습니다.”
인체공학을 전공한 서울대의 모 교수는 신씨에게서 고통스런 오십견을 치료한 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이자 투자회사인 미국 JP모건에 신씨의 장덕침법을 투자 모델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JP모건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벤처회사 대표이기도 했다. 교수의 제안을 받은 JP모건은 서울을 방문할 때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장덕한의원을 찾을 예정이다.
침법과 한의학을 반대하는 양의사들도 신씨의 침을 맞고 오십견을 치료한 뒤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을 정도. 지방의 한 소아과 전문의는 신씨의 침을 맞고 오십견을 치료한 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원리로 오십견을 치료하는 것일까.
“오십견은 영어로 ‘얼어 있는 어깨’, 즉 frozen shoulder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혈(血)이 어떤 이유에선가 어혈(핏덩어리)로 뭉쳐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관절운동의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죠. 저의 침법은 그 어혈 덩어리를 침으로 잘게 깨 부수는 것입니다. 잘게 부서진 어혈은 각종 탕제를 써서 몸 밖으로 빼내게 되죠. 일단 어혈 덩어리가 깨지면 팔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해 깨진 어혈이 완전히 사라지면 통증도 모두 없어지고 운동 장애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신씨는 정해진 혈자리에 그냥 침만 놓는다고 오십견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한의사 자신의 기(氣)와 축적된 노하우가 침에 전달되지 않으면 절대 같은 혈자리에 침을 놓는다고 해도 효과가 높지는 않다는 것.
최근 그는 지난 8년여간의 오십견 연구 성과와 환자의 치료 사례를 모아 ‘신광순 원장의 오십견 완치법’이라는 책을 펴냈다. 오십견에 대한 자료라야 인터넷에 나온 기사가 전부인 상황에서 환자와 그 가족에게 오십견에 대한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유일한 오십견 관련 서적이다.
“곧 미국 뉴욕을 비롯한 전 세계에 장덕한의원 분점을 만들 예정입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오십견 환자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침통 하나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도 갈 수 있지만 지금은 국내 오십견 환자들에게 충실하고 싶습니다.”
오십견 치료의 기적을 이룬 신씨의 진정한 꿈은 한국 침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장덕한의원. 한의사 신광순씨가 침을 놓을 때마다 계속해서 탄성이 터진다. 환자 중에는 “꿈이야, 생시야”를 연발하며 자신의 볼을 꼬집어보는 사람도 있다. 15년 동안 꿈쩍도 하지 않던 팔이 침 한 대에 벌떡 올라간 한 환자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장덕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모두 오십견 때문에 팔을 움직일 수 없거나 팔을 잘라내고 싶을 정도의 통증 때문에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 서양의학의 시각으론 전 세계적으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그래서 아직 변변한 치료법 하나 없는 ‘불치의 병’ 오십견이 이곳에선 신광순씨의 침 몇 대로 치료되고 있었다. 나이 오십이면 생기는 병이어서 오십견이라 이름 붙여진 이 질병은 통증이 심하고 팔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삠(염좌)이나 류머티즘으로 알기 쉽지만, 그와는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일반 병·의원과 한의원에선 물리치료를 하고, 통증 완화제를 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 하지만 신씨는 오십견 치료 침법인 ‘장덕침법’만으로 지금까지 5000명이 넘는 환자를 낫게 했다. 침법을 완성한 2002년 이후 그의 한의원에는 하루 100명 정도의 오십견 환자가 북적거린다. 예약환자만 그 정도다. 서양의학의 시각으로 보면 그 자체가 불가사의인 신씨의 침법. 과연 사실일까?
“모두들 처음에는 믿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더러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하지만 일단 침을 맞고 난 뒤 어깨가 움직이고 통증이 사라지면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옵니다.”
신씨는 자신의 침법을 믿어주지 않는 세상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신씨의 한의원 홈페이지(www. 50clinic.com)에 올라 있는 환자 치료사례 동영상을 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 ‘사실성’ 논쟁이 벌어진 것. 하지만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경기가 너무 어려우니 한의사가 사기를 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만큼 그의 시술 결과 자체가 드라마틱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전국 ‘침’도사 찾아다니며 배우고 문헌 뒤지며 분석
그가 오십견 치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97년 포항에서 한의원을 개업하고 있을 당시.
“우연하게 침을 놓았더니 3년여 동안 팔을 들어올릴 수도 없던 오십견 환자가 팔을 번쩍 들어올리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다른 오십견 환자의 경우엔 비슷한 혈자리를 찾아 침을 놓아도 듣지를 않는 거예요. 황당했죠.”
오십견의 치료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신광순씨.
“입소문이 나지 않으니 환자가 있을 리 없죠. 개업 후 2주일 동안 환자가 거의 없었어요. 너무나 힘든 시기였죠. 그러던 어느 날 다른 한의원으로 잘못 알고 찾아온 환자를 치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한의원을 잘못 찾아온 사람은 서울시향의 하프 연주자. 그녀는 비록 오십견은 아니었지만 하프 연주자에게 밥줄과 같은 손에 큰 문제가 나타난 상태였다.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았던 것. 반신반의하던 그녀는 신씨에게 침을 맞은 뒤 굳었던 손이 바로 펴지자 감동한 나머지 오십견이 있는 친인척과 주변 사람들을 한의원에 데려오기 시작했고,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그렇게 3개월이 자나자 서울에서도 환자가 하루에 100여명이나 몰렸다. 인터넷은 물론 각 언론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2003년 말에는 케이블 방송들이 앞다투어 자신들이 지정한 오십견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 팔이 올라가는 것을 실험하기도 했다. 신씨는 카메라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런 ‘기적’을 실현해 보였다.
‘침’ 경시하던 대학교수·양의사들도 직접 치료 경험
신씨의 오십견 치료는 이제 세계적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어 있다. 한 달에 2~3명씩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 사실 오십견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외국에 있는 한국인 전문가 집단이 그를 많이 찾았다.
“한번은 미국의 대형병원에서 오십견을 치료하다 포기하고 한국에 들어와 병원을 전전하던 환자가 찾아왔기에 침을 놓아 당일 팔을 올릴 수 있도록 해놓았더니, ‘세상에는 너무 똑똑해도 손해 보는 것이 있구나’ 하고 말하더군요. 뒤늦게 자신이 서울대 공대 교수라고 밝힌 환자는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우리 한의원을 인터넷으로 접하고 처음에는 사기꾼이라고 욕을 하고는 지나쳤다가 더 이상 병원 치료가 불가능해지자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저를 방문한 것이었죠. 그분은 ‘과학도가 아니었으면 좀더 일찍 찾아왔을 텐데’ 하며 후회했습니다.”
오십견의 치료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신씨.
침법과 한의학을 반대하는 양의사들도 신씨의 침을 맞고 오십견을 치료한 뒤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을 정도. 지방의 한 소아과 전문의는 신씨의 침을 맞고 오십견을 치료한 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원리로 오십견을 치료하는 것일까.
“오십견은 영어로 ‘얼어 있는 어깨’, 즉 frozen shoulder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혈(血)이 어떤 이유에선가 어혈(핏덩어리)로 뭉쳐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관절운동의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죠. 저의 침법은 그 어혈 덩어리를 침으로 잘게 깨 부수는 것입니다. 잘게 부서진 어혈은 각종 탕제를 써서 몸 밖으로 빼내게 되죠. 일단 어혈 덩어리가 깨지면 팔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해 깨진 어혈이 완전히 사라지면 통증도 모두 없어지고 운동 장애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신씨는 정해진 혈자리에 그냥 침만 놓는다고 오십견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한의사 자신의 기(氣)와 축적된 노하우가 침에 전달되지 않으면 절대 같은 혈자리에 침을 놓는다고 해도 효과가 높지는 않다는 것.
그가 출간한 ‘오십견 완치법’ 책.
“곧 미국 뉴욕을 비롯한 전 세계에 장덕한의원 분점을 만들 예정입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오십견 환자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침통 하나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도 갈 수 있지만 지금은 국내 오십견 환자들에게 충실하고 싶습니다.”
오십견 치료의 기적을 이룬 신씨의 진정한 꿈은 한국 침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