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죄부를 받기 위해 우리를 들러리로 내세웠다는 의심이 들거나 과거 의혹 사건에 대한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는다면 판을 깨고 뛰쳐나올 것이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과거 의혹 사건을 규명키 위해 구성한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충일 목사(64·사진)는 국정원이 개입된 각종 의혹 사건의 실체를 고스란히 밝혀내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위원회는 국정원이 과거사를 털고 거듭나겠다며 자체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오목사는 11월2일 열린 첫 회의에서 민간위원 10명의 호선으로 위원장을 맡았다. 오목사는 1997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아 6·10항쟁을 주도한 인사로 노동일보 회장을 지냈으며 전민련 공동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국정원 바로 세우기’에 나선 오목사를 11월4일 만나 위원회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세계 수준 정보기관 거듭나는 계기”
-옛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에서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위원장을 맡은 소감이 특별할 것 같다.
“30여년 동안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국정원 밥을 꽤나 먹었다. 82년 광주에서 강연하면서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가 남산에 끌려간 지 꼭 22년 만에 국정원 밥을 다시 먹었다. 위원회가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무엇보다도 국정원 스스로 변하고자 나섰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앙정보부니 안기부니 하는 기관들이 어떤 짓을 했나. 공작정치 감시 탄압 억압은 물론이고 언론통제, 심지어 유행가까지 골라서 들으라 했다. 그런 국정원이 거듭나겠다면서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해 기쁘게 참여했다. 끌려와 조사받고 지하실에서 자던 사람이 과거사 규명 작업의 책임자가 된 것이다.”
-활동 범위가 궁금하다. 어떤 사건을 조사하는가.
“국정원과 관련된 모든 의혹 사건이라고 보면 된다. 위원회는 앞으로 민간 조사관을 선임해 국정원 직원과 함께 조사활동을 벌인다. 국정원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개입해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의심되는 사건 중 우선 순위에 따라 조사해나갈 예정이다.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거라고 믿고 있다.”
-KAL858기 폭파사건이나 장준하 선생,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나.
“아직 조사 대상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의혹 대상이 되는 사건의 수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KAL858기 폭파사건과 박정희 정권 시절 일어난 장준하 선생,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형욱씨 실종 사건, 정인숙씨 피살 사건 등이 대표적인 의혹 사건이다. 이밖에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각종 간첩단 사건도 의혹 대상이 되고 있다. 11월 말까지 조사관을 선정하고 12월께 조사 대상을 선정할 계획인데, 어떤 사건이 조사 대상으로 결정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간위원들이 들러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위원들의 면면이 녹록지 않아 국정원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민간위원 대부분이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인사 혹은 종교계 인사로 구성돼 있다. 국정원의 분열과 반목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원의 의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민간위원들은 누구도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정원 측과 수개월 동안 협의과정을 거치며 요구할 건 다 했다. 국정원이 위원회를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다면 우선 싸울 것이고, 그래도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는다면 박차고 나올 것이다.”
-민간위원들의 권한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민간위원 중심으로 조직이 꾸려져 있다. 위원 구성은 민간 10명, 국정원 5명이다. 위원장은 민간 쪽에서 맡기로 해 내가 맡은 것이다. 민간위원들은 2급 비밀 취급 권한을 갖고 있으며, 민간 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다. 조사팀은 2개가 꾸려지는데 모두 20명으로 민간과 국정원 직원이 반반씩 차지한다. 조사팀장은 역시 민간 쪽에서 맡는다. 위원회는 정해진 정관에 따라 운영되는데, 정관 규정엔 조사 권한과 범위가 제한돼 있지 않다. 민간위원들의 의지에 따라 모든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국정원이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자료 제공 등 조사에 적극 협조할 거라고 믿고 있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과거 의혹 사건을 규명키 위해 구성한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충일 목사(64·사진)는 국정원이 개입된 각종 의혹 사건의 실체를 고스란히 밝혀내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위원회는 국정원이 과거사를 털고 거듭나겠다며 자체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오목사는 11월2일 열린 첫 회의에서 민간위원 10명의 호선으로 위원장을 맡았다. 오목사는 1997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아 6·10항쟁을 주도한 인사로 노동일보 회장을 지냈으며 전민련 공동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국정원 바로 세우기’에 나선 오목사를 11월4일 만나 위원회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세계 수준 정보기관 거듭나는 계기”
-옛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에서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위원장을 맡은 소감이 특별할 것 같다.
“30여년 동안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국정원 밥을 꽤나 먹었다. 82년 광주에서 강연하면서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가 남산에 끌려간 지 꼭 22년 만에 국정원 밥을 다시 먹었다. 위원회가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무엇보다도 국정원 스스로 변하고자 나섰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앙정보부니 안기부니 하는 기관들이 어떤 짓을 했나. 공작정치 감시 탄압 억압은 물론이고 언론통제, 심지어 유행가까지 골라서 들으라 했다. 그런 국정원이 거듭나겠다면서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해 기쁘게 참여했다. 끌려와 조사받고 지하실에서 자던 사람이 과거사 규명 작업의 책임자가 된 것이다.”
-활동 범위가 궁금하다. 어떤 사건을 조사하는가.
“국정원과 관련된 모든 의혹 사건이라고 보면 된다. 위원회는 앞으로 민간 조사관을 선임해 국정원 직원과 함께 조사활동을 벌인다. 국정원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개입해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의심되는 사건 중 우선 순위에 따라 조사해나갈 예정이다.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거라고 믿고 있다.”
-KAL858기 폭파사건이나 장준하 선생,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나.
“아직 조사 대상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의혹 대상이 되는 사건의 수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KAL858기 폭파사건과 박정희 정권 시절 일어난 장준하 선생,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형욱씨 실종 사건, 정인숙씨 피살 사건 등이 대표적인 의혹 사건이다. 이밖에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각종 간첩단 사건도 의혹 대상이 되고 있다. 11월 말까지 조사관을 선정하고 12월께 조사 대상을 선정할 계획인데, 어떤 사건이 조사 대상으로 결정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간위원들이 들러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위원들의 면면이 녹록지 않아 국정원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민간위원 대부분이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인사 혹은 종교계 인사로 구성돼 있다. 국정원의 분열과 반목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원의 의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민간위원들은 누구도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정원 측과 수개월 동안 협의과정을 거치며 요구할 건 다 했다. 국정원이 위원회를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다면 우선 싸울 것이고, 그래도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는다면 박차고 나올 것이다.”
-민간위원들의 권한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민간위원 중심으로 조직이 꾸려져 있다. 위원 구성은 민간 10명, 국정원 5명이다. 위원장은 민간 쪽에서 맡기로 해 내가 맡은 것이다. 민간위원들은 2급 비밀 취급 권한을 갖고 있으며, 민간 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다. 조사팀은 2개가 꾸려지는데 모두 20명으로 민간과 국정원 직원이 반반씩 차지한다. 조사팀장은 역시 민간 쪽에서 맡는다. 위원회는 정해진 정관에 따라 운영되는데, 정관 규정엔 조사 권한과 범위가 제한돼 있지 않다. 민간위원들의 의지에 따라 모든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국정원이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자료 제공 등 조사에 적극 협조할 거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