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골프장 건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아파트 값에 버금가는 고가의 골프장 회원권을 소유한 골퍼들은 ‘부킹 대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지만 일반 골퍼들에겐 주말에 필드 한번 나가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골프를 즐기기 위해 가까운 중국이나 태국, 필리핀 등 해외로 원정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골프장들은 골프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건국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단 개장만 하면 몰려드는 골퍼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골퍼들은 일부 골프장을 제외하면 서비스의 질이나 가격 등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최상급 골프장이나 차상급 골프장이나 그린 피는 비슷하다. 차상급 골프장에서조차 골퍼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값을 감수해야 한다. 또 골퍼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골프장이 정한 규칙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악천후 때문에 라운드 도중 경기를 중단해도 18홀 그린피 전액을 내야만 했다.
물론 이와 같은 기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공급보다 수요가 넘쳤기 때문이다. 골프장과 관련한 정부 규제와 중과세는 이런 현상을 부채질했다. 결국 골프장 업계는 시장경제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기형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고 말았다.
그런데 골프장 업계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골프장 허가를 까다롭게 내주던 정부가 규제를 풀면서 골프장 건설이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골프장 건립 신청 230여건을 조기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께 국내의 골프장 수가 지금보다 2배 정도 늘어난 400여개에 이를 전망이다.
골퍼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골프장 수가 늘면 무엇보다도 부킹이 쉬워진다.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골프장이 늘면서 회원권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절되고 골프장의 서비스도 좋아진다. 그럼으로써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골퍼들이 자신의 경제 능력에 맞춰 자유롭게 골프장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