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가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의 스키 실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스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이제 일반인 중에서도 스키와 스노보드에 관해 전문적 식견을 가진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스키 마니아들은 일반 스키어들과는 차별되는 다양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스키 마니아들의 경력은 3∼10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숏턴을 구사할 수 있는 실력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베델른(Wedeln)이라고도 불리는 숏턴(엄밀히 말해 베델른과 숏턴은 다르다)은 상급자 슬로프에서 2m 정도의 폭만 사용한 채 마치 뱀이 기어가듯이 살랑살랑 리듬을 타며 내려오는 고급 기술이다. 춤을 추는 듯한 숏턴은 일반 스키어에겐 ‘꿈의 기술’이다. 일반 스키어가 숏턴을 흉내내기 위해 엉덩이만 좌우로 왔다갔다해보지만 연속동작을 연출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숏턴은 기본강습을 받고도 3년 정도는 지나야 구사할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며 10년 만에 숏턴을 터득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스키 마니아들에겐 스키 기술이 중요하다. ‘스키를 잘 못 타는 스키 마니아’란 있을 수 없다. 마니아들은 플루그보겐, 패럴렐턴 등 수많은 기술을 숙지하려고 애쓴다. 이러한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중력, 관성, 가속도, 작용·반작용 등 스키에 작용하는 힘의 법칙을 익히고 업-다운, 전경자세, 크로스오버, 앵귤레이션 등 복잡한 이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두말할 것도 없이 마니아 세계에선 스키를 잘 타야만 왕’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아직 숏턴을 구사하지 못하면 숏턴을 동경하고 배울 의지라도 있어야 마니아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그래서 스키 마니아들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털어서라도 기꺼이 강습을 받는다. 한국 스키어 대다수는 강습료가 아까워 마구잡이로 스키를 탄다. 그러나 타고난 운동감각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는 스키 기술을 혼자서 터득하기는 어렵다. 강습을 받지 않으면 스키 기술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스키 동작이 인간의 본능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경사도가 30도가 넘는 상급자 코스에 올라서면 몸이 뒤로 빠지는 게(후경자세) 인간의 본능이다. 이렇게 되면 ‘총알탄 사나이’가 돼 남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키 마니아들은 잘 알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국내 스키장의 상급자 코스는 텅 비어 있었다. 스키강사나 대학교 스키부 출신, 외국에서 스키를 배운 극소수만이 활강을 즐길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급자 코스도 리프트 탈 때부터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스키 마니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증거다.
스키 마니아는 스키를 타지 않는 시즌부터 스키를 시작한다. 이는 일반 스키어와 마니아를 가르는 확실한 기준이다. 만약 스스로 생각해 스키 비시즌에도 스키를 자주 생각하고 스키 타기에 대비해 준비를 한다면 스키 마니아, 그렇지 않다면 일반 스키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스키 마니아에겐 계절이 둘밖에 없다. 스키를 타는 계절과 안 타는 계절.
스키 비시즌 활용법은 매우 중요하다. 비시즌에 해야 할 일은 체력관리와 이미지 트레이닝, 그리고 장비 관리다. 체력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운동이다. 항상 무릎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즌중 무릎 부상을 막기 위해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며 강한 에징을 준비한다. 스킹에 대비한 무릎 운동으로는 단순한 ‘앉았다 일어서기’부터 등산, 마운틴바이킹 등 다양한 방법을 실천한다. 스킹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약간 경사진 언덕에서 다운힐하는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계단을 오를 때도 발가락 힘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발끝으로 올라가고 시즌이 가까워지면 뱃살이 붙지 않도록 식사량도 가급적 줄인다. 이 점은 골퍼들과 똑같다. 100타 안팎의 골퍼들은 평소 드라이브 위주로 연습에 임하지만 싱글 골퍼는 하체를 강화하고 손목과 악력 운동을 하며 골퍼로서의 몸 만들기에 주력한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스키 마니아들이 중시하는 대목. 이미지 트레이닝은 스키 비디오 시청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집에서 거울 앞에 이불을 깔아놓고 스키나 스노보드를 직접 신고 감각을 느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기도 한다. 미리 살수록 값이 싼 리프트 시즌권을 비시즌에 구입하는 것도 스키 마니아들의 특징이다.
장비 관리와 새로운 장비에 대한 관심도 철저하다. 이너부츠는 그늘에 말려 습기와 냄새를 제거하고 플레이트는 캠버각이 죽지 않도록 세워서 보관하며, 에지는 녹슬지 않도록 양초를 발라두는 것은 기본이다. 부츠는 발에 딱 맞는 맞춤부츠(부츠성형)를 선택한다. 마니아들 중에는 아예 고정쇠와 줄, 왁스, 다리미, 사포 등을 사용해 스키 기능을 향상시키는 ‘튠업’을 하는 ‘스키 정비사’들도 있다.
새로운 장비가 도입되면 마니아들은 일단 촉각을 곤두세운다. 스키 장비는 점점 짧은 스키, 타기 편한 프리라이딩 스키, 어떤 설면이든 어떤 형태(회전 대회전 활강 모글 등)든 다 소화하는 올라운드 스키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요즘은 카빙스키가 보편화돼 있지만 같은 카빙이라 해도 회전, 대회전, 모글 등 어떤 것을 위주로 즐길 것이냐에 따라 사이드컷 넓이 등을 달리하는 게 마니아들의 속성이다.
또 마니아들은 플레이트 앞뒤 모양이 똑같은 트윈팁스키나 익스트림스키, 숏스키 등 이색 스키를 타고 모글코스나 하프파이프에 도전하고 점프 등도 시도한다. 비시즌에는 인터넷과 PC통신의 스키동호회에서 회원들을 모아 뉴질랜드 퀸스타운에 스키를 타러 가고 시즌중에는 캐나다 휘슬러나 일본의 나가노 등 해외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스키 마니아 중에서도 이론과 실전 모두 해박한 실력을 보유한 고수는 ‘스키 게릴라’로 불린다.‘스키 게릴라’란 선수나 국가대표를 거치지 않고 실력을 쌓아 정상급 경지에 오른 ‘재야 스키어’다. 반면 스키의 제도권은 눈의 고장 강원도에서 출생해 어릴 때부터 스키를 익혔거나, 대학에서 스키를 전공한 자 및 스키선수 출신인 스키장 강사나 패트롤을 일컫는다. 제도권 내의 ‘성골’은 이른바 ‘횡계파’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전국 스키장 강사의 60∼70%를 차지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강원 평창군 용평면 횡계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무주리조트 같은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스키강사들을 만나도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스키 마니아들은 스키를 잘 타는 기준을 어디에 둘까? 일반 스키어들은 고급기술을 구사해 빨리 내려오는 것을 잘 탄다고 하지만 프로들은 완전히 릴랙스한 상태에서 눈 속에서 춤을 추듯 자연과 동화되는 설선(雪仙)의 경지를 최고로 친다. 이런 경지에 이르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스키는 ‘빠르게’ 타기보다는 ‘예쁘게’ 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스키 마니아들의 경력은 3∼10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숏턴을 구사할 수 있는 실력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베델른(Wedeln)이라고도 불리는 숏턴(엄밀히 말해 베델른과 숏턴은 다르다)은 상급자 슬로프에서 2m 정도의 폭만 사용한 채 마치 뱀이 기어가듯이 살랑살랑 리듬을 타며 내려오는 고급 기술이다. 춤을 추는 듯한 숏턴은 일반 스키어에겐 ‘꿈의 기술’이다. 일반 스키어가 숏턴을 흉내내기 위해 엉덩이만 좌우로 왔다갔다해보지만 연속동작을 연출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숏턴은 기본강습을 받고도 3년 정도는 지나야 구사할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며 10년 만에 숏턴을 터득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스키 마니아들에겐 스키 기술이 중요하다. ‘스키를 잘 못 타는 스키 마니아’란 있을 수 없다. 마니아들은 플루그보겐, 패럴렐턴 등 수많은 기술을 숙지하려고 애쓴다. 이러한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중력, 관성, 가속도, 작용·반작용 등 스키에 작용하는 힘의 법칙을 익히고 업-다운, 전경자세, 크로스오버, 앵귤레이션 등 복잡한 이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두말할 것도 없이 마니아 세계에선 스키를 잘 타야만 왕’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아직 숏턴을 구사하지 못하면 숏턴을 동경하고 배울 의지라도 있어야 마니아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그래서 스키 마니아들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털어서라도 기꺼이 강습을 받는다. 한국 스키어 대다수는 강습료가 아까워 마구잡이로 스키를 탄다. 그러나 타고난 운동감각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는 스키 기술을 혼자서 터득하기는 어렵다. 강습을 받지 않으면 스키 기술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스키 동작이 인간의 본능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경사도가 30도가 넘는 상급자 코스에 올라서면 몸이 뒤로 빠지는 게(후경자세) 인간의 본능이다. 이렇게 되면 ‘총알탄 사나이’가 돼 남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키 마니아들은 잘 알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국내 스키장의 상급자 코스는 텅 비어 있었다. 스키강사나 대학교 스키부 출신, 외국에서 스키를 배운 극소수만이 활강을 즐길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급자 코스도 리프트 탈 때부터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스키 마니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증거다.
스키 마니아는 스키를 타지 않는 시즌부터 스키를 시작한다. 이는 일반 스키어와 마니아를 가르는 확실한 기준이다. 만약 스스로 생각해 스키 비시즌에도 스키를 자주 생각하고 스키 타기에 대비해 준비를 한다면 스키 마니아, 그렇지 않다면 일반 스키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스키 마니아에겐 계절이 둘밖에 없다. 스키를 타는 계절과 안 타는 계절.
스키 비시즌 활용법은 매우 중요하다. 비시즌에 해야 할 일은 체력관리와 이미지 트레이닝, 그리고 장비 관리다. 체력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운동이다. 항상 무릎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즌중 무릎 부상을 막기 위해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며 강한 에징을 준비한다. 스킹에 대비한 무릎 운동으로는 단순한 ‘앉았다 일어서기’부터 등산, 마운틴바이킹 등 다양한 방법을 실천한다. 스킹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약간 경사진 언덕에서 다운힐하는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계단을 오를 때도 발가락 힘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발끝으로 올라가고 시즌이 가까워지면 뱃살이 붙지 않도록 식사량도 가급적 줄인다. 이 점은 골퍼들과 똑같다. 100타 안팎의 골퍼들은 평소 드라이브 위주로 연습에 임하지만 싱글 골퍼는 하체를 강화하고 손목과 악력 운동을 하며 골퍼로서의 몸 만들기에 주력한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스키 마니아들이 중시하는 대목. 이미지 트레이닝은 스키 비디오 시청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집에서 거울 앞에 이불을 깔아놓고 스키나 스노보드를 직접 신고 감각을 느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기도 한다. 미리 살수록 값이 싼 리프트 시즌권을 비시즌에 구입하는 것도 스키 마니아들의 특징이다.
장비 관리와 새로운 장비에 대한 관심도 철저하다. 이너부츠는 그늘에 말려 습기와 냄새를 제거하고 플레이트는 캠버각이 죽지 않도록 세워서 보관하며, 에지는 녹슬지 않도록 양초를 발라두는 것은 기본이다. 부츠는 발에 딱 맞는 맞춤부츠(부츠성형)를 선택한다. 마니아들 중에는 아예 고정쇠와 줄, 왁스, 다리미, 사포 등을 사용해 스키 기능을 향상시키는 ‘튠업’을 하는 ‘스키 정비사’들도 있다.
새로운 장비가 도입되면 마니아들은 일단 촉각을 곤두세운다. 스키 장비는 점점 짧은 스키, 타기 편한 프리라이딩 스키, 어떤 설면이든 어떤 형태(회전 대회전 활강 모글 등)든 다 소화하는 올라운드 스키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요즘은 카빙스키가 보편화돼 있지만 같은 카빙이라 해도 회전, 대회전, 모글 등 어떤 것을 위주로 즐길 것이냐에 따라 사이드컷 넓이 등을 달리하는 게 마니아들의 속성이다.
또 마니아들은 플레이트 앞뒤 모양이 똑같은 트윈팁스키나 익스트림스키, 숏스키 등 이색 스키를 타고 모글코스나 하프파이프에 도전하고 점프 등도 시도한다. 비시즌에는 인터넷과 PC통신의 스키동호회에서 회원들을 모아 뉴질랜드 퀸스타운에 스키를 타러 가고 시즌중에는 캐나다 휘슬러나 일본의 나가노 등 해외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스키 마니아 중에서도 이론과 실전 모두 해박한 실력을 보유한 고수는 ‘스키 게릴라’로 불린다.‘스키 게릴라’란 선수나 국가대표를 거치지 않고 실력을 쌓아 정상급 경지에 오른 ‘재야 스키어’다. 반면 스키의 제도권은 눈의 고장 강원도에서 출생해 어릴 때부터 스키를 익혔거나, 대학에서 스키를 전공한 자 및 스키선수 출신인 스키장 강사나 패트롤을 일컫는다. 제도권 내의 ‘성골’은 이른바 ‘횡계파’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전국 스키장 강사의 60∼70%를 차지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강원 평창군 용평면 횡계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무주리조트 같은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스키강사들을 만나도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스키 마니아들은 스키를 잘 타는 기준을 어디에 둘까? 일반 스키어들은 고급기술을 구사해 빨리 내려오는 것을 잘 탄다고 하지만 프로들은 완전히 릴랙스한 상태에서 눈 속에서 춤을 추듯 자연과 동화되는 설선(雪仙)의 경지를 최고로 친다. 이런 경지에 이르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스키는 ‘빠르게’ 타기보다는 ‘예쁘게’ 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