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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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알림이’ 영국을 뚫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2-10-23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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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 알림이’  영국을 뚫다
    ‘문화 큐레이터’ 김형근씨(40·서울셀렉션 대표·서울 종로구 사간동)는 ‘전통의 거리’란 그럴듯한 간판을 내걸고 ‘거짓 한국’을 팔고 있는 인사동을 거닐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국적불명의 ‘모조품’을 몰아내고 ‘진짜 한국의 것’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다짐하길 수차례. 최근 김씨는 자신의 꿈을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

    첫 결실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한국영화 아카이브(자료실)를 구축한 것. 옥스퍼드대 동양학연구소는 한국어 및 한국 문화 학습을 목적으로 한국영화 아카이브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서울셀렉션으로부터 ‘쉬리’ ‘공동경비구역’ ‘엽기적인 그녀’ 등 최신 흥행영화와 ‘월하의 공동묘지’ ‘돌아오지 않는 다리’ 등 고전영화 73편을 구입했다. 그동안 해외 수출에 목말라하던 한국영화계는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씨가 4월 언뜻 ‘북 카페’로 보이는 ‘카페식 기업’ 서울셀렉션을 열었을 때만 해도 주변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노력이 하나 둘씩 결실을 맺으면서 문화관광부까지 나서 김씨를 돕고 있을 정도. 서울셀렉션은 외국인들에겐 향긋한 커피를 즐기며 한국문화를 배우고 한국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고, 그에겐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외국어로 번역,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김씨는 “그동안 우리는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포장하지 못했다”며 “문화 콘텐츠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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