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가 걱정된다면 8억원씩이나 들여 경호용 주택을 지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본분인 국정수습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1997년 8월27일, 권력의 정점을 지난 김영삼 당시 대통령(YS)의 신세는 처량했다. 차남 현철씨의 국정농단으로 레임덕은 끝간데 없이 이어졌고 언론과 국민은 그를 외면했다. 상도동 사저 및 경호용 주택 신·증축에 대해 당시 국민회의 박선숙 부대변인(현 청와대 공보수석)은 이처럼 비판했었다.
5년 후, 입장이 바뀐 김대중 대통령이 ‘하산’ 채비에 나서고 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8-1번지에는 그가 퇴임 이후 머물 사저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전임 대통령들이 사저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린 것과 마찬가지로 동교동 사저를 둘러싼 말도 끊이지 않는다. “호화주택이다” “첨단시설이 설치됐다”는 등 소문은 꼬리를 문다.
이희호 여사·경호실 공동 건축주
마포구청이 국회 이해봉 의원(한나라당·건교위·사진)에게 제출한 김대통령 사저 설계도(설계자·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 따르면 동교동 사저는 지하 1층과 지상 2층 등 총 3층으로 연면적은 199평이다. 내부는 8개의 방과 7개의 욕실, 3개의 거실, 5개의 창고, 엘리베이터, 실내정원(선큰가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에 36평 규모의 경호접견실과 지하 1층, 지상 3층의 경호동(건물)을 별도로 건설중(상자기사 참조)인 점을 감안하면 199평 규모의 사저는 김대통령 부부의 전용 생활 공간인 셈이다. 건평 100여 평에 4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상도동 사저 신축을 비난했던 97년 상황을 되돌아보면 ‘호화주택’이란 정치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화빌라 악몽에 시달린 한나라당은 가정집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과 선큰가든(sunken gardem·실내정원)이 조성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어 국정감사 기간중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74평 규모의 지하 1층은 방 3, 욕실 3(화장실 2개 별도), 주방 2, 창고 4, 기계실, 선큰가든 등으로 구성됐다(평면도 2 참조). 사저와 연결된 36평 규모의 경호접견실 2개가 지하에 별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대통령측이 마포구청에 제출한 건축허가신청서에는 이희호 여사와 청와대 경호실장이 공동 건축주로 등록돼 있다.
지하에 설치중인 선큰가든은 엘리베이터와 함께 호화주택 논란을 불러올 큰 요인으로 보인다. 4개나 되는 창고의 용도 역시 관심사다. 시공사인 신안건설산업의 한 관계자는 선큰가든에 대해 “채광이 가능한 실내정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김대통령의 취향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엘리베이터와 함께 호화주택의 기준으로 거론할 분위기다.
건축업계의 한 관계자는 “빌딩 등의 채광을 위해 선큰가든을 설치하는 경우는 있지만 일반주택에서 설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만약 선큰가든이 설치된 주택이라면 최고급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60평 규모의 1층은 방문객들을 위한 응접실 개념으로 꾸며져 있다. 주방과 식당이 정면에 자리잡고 있고 그 옆으로 커다란 거실이 있다. 방문객들이 대기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1층에는 비교적 소규모의 침실이 마련돼 있으며 2개의 욕실도 있다. 2층은 65평으로 김대통령 내외의 전용 주거 공간이다(평면도 1 참조). 침실 바로 앞에 화장실과 욕실을 배치, 김대통령의 동선을 줄이려는 배려가 엿보인다. 2층에도 넓은 거실이 있다. 역시 방문객들의 대기 장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침실 입구에 마련된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까지 연결된다. “개인주택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건축가들의 지적이 있지만 몸이 불편한 김대통령의 편의를 감안한 조치라고 신안건설산업 한 관계자는 밝힌다.
건축비 8억3000만원에 계약
이 밖에도 2층에는 2개의 방과 1개의 욕실이 더 들어선다. 동교동 한 관계자는 “가족들이 방문할 경우 그들이 쉴 공간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용도를 추측한다.
아태재단의 경우 후원금과 쿠폰 발행 수익금으로 건축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밝혔지만 사저 신축에 대한 소요 예산 및 자금조달 과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신안건설산업의 한 관계자는 건축비와 관련 “8억3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건축비와 별도로 내부 인테리어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인테리어 자재에 따라 건축비는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 기간중 신축중인 사저를 방문해 의혹이 일고 있는 건축법 위반 여부와 호화주택 여부, 막대한 건축비 등에 대해 따질 태세다. 이해봉 의원측은 “노부부가 살기엔 200여 평은 너무 넓다”고 말했다. 권력의 정점을 지난 하산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험난하기 이를 데 없다. 김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동교동 사저에 무사히 도착하려면 몇 고비의 시련을 더 거쳐야 할 것 같다.
1997년 8월27일, 권력의 정점을 지난 김영삼 당시 대통령(YS)의 신세는 처량했다. 차남 현철씨의 국정농단으로 레임덕은 끝간데 없이 이어졌고 언론과 국민은 그를 외면했다. 상도동 사저 및 경호용 주택 신·증축에 대해 당시 국민회의 박선숙 부대변인(현 청와대 공보수석)은 이처럼 비판했었다.
5년 후, 입장이 바뀐 김대중 대통령이 ‘하산’ 채비에 나서고 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8-1번지에는 그가 퇴임 이후 머물 사저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전임 대통령들이 사저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린 것과 마찬가지로 동교동 사저를 둘러싼 말도 끊이지 않는다. “호화주택이다” “첨단시설이 설치됐다”는 등 소문은 꼬리를 문다.
이희호 여사·경호실 공동 건축주
대통령 부부가 거주할 사저 2층 평면도. 왼쪽 끝부분이 침실이다
지하 1층에 36평 규모의 경호접견실과 지하 1층, 지상 3층의 경호동(건물)을 별도로 건설중(상자기사 참조)인 점을 감안하면 199평 규모의 사저는 김대통령 부부의 전용 생활 공간인 셈이다. 건평 100여 평에 4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상도동 사저 신축을 비난했던 97년 상황을 되돌아보면 ‘호화주택’이란 정치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화빌라 악몽에 시달린 한나라당은 가정집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과 선큰가든(sunken gardem·실내정원)이 조성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어 국정감사 기간중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지하1층 평면도. 중앙부 원이 있는 곳이 실내정원이다.
동교동 사저 횡단면도.
건축업계의 한 관계자는 “빌딩 등의 채광을 위해 선큰가든을 설치하는 경우는 있지만 일반주택에서 설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만약 선큰가든이 설치된 주택이라면 최고급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60평 규모의 1층은 방문객들을 위한 응접실 개념으로 꾸며져 있다. 주방과 식당이 정면에 자리잡고 있고 그 옆으로 커다란 거실이 있다. 방문객들이 대기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1층에는 비교적 소규모의 침실이 마련돼 있으며 2개의 욕실도 있다. 2층은 65평으로 김대통령 내외의 전용 주거 공간이다(평면도 1 참조). 침실 바로 앞에 화장실과 욕실을 배치, 김대통령의 동선을 줄이려는 배려가 엿보인다. 2층에도 넓은 거실이 있다. 역시 방문객들의 대기 장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침실 입구에 마련된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까지 연결된다. “개인주택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건축가들의 지적이 있지만 몸이 불편한 김대통령의 편의를 감안한 조치라고 신안건설산업 한 관계자는 밝힌다.
건축비 8억3000만원에 계약
아태재단 전경.
아태재단의 경우 후원금과 쿠폰 발행 수익금으로 건축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밝혔지만 사저 신축에 대한 소요 예산 및 자금조달 과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신안건설산업의 한 관계자는 건축비와 관련 “8억3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건축비와 별도로 내부 인테리어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인테리어 자재에 따라 건축비는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 기간중 신축중인 사저를 방문해 의혹이 일고 있는 건축법 위반 여부와 호화주택 여부, 막대한 건축비 등에 대해 따질 태세다. 이해봉 의원측은 “노부부가 살기엔 200여 평은 너무 넓다”고 말했다. 권력의 정점을 지난 하산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험난하기 이를 데 없다. 김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동교동 사저에 무사히 도착하려면 몇 고비의 시련을 더 거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