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들이/ 더 적막해 보이는 들판이/ 나뭇잎이 떨어지는/ 가을 햇빛에 발이 말라가고/ 심줄 두어 개 내비치다/ 감추던 레이스 치마 끝의/ 황혼색 잎사귀들이 흩어질 때….’
시인이자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 ‘닫혀진 정원’이라는 시의 앞부분이다. 그는 스페인 국립무용단 상임안무가 나초 두아토의 작품인 ‘닫혀진 정원’이라는 춤을 보고 이 시를 썼다. 김영태는 ‘닫혀진 정원’에 대해 ‘인간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얼룩진 흔적이 있는 춤’이라고 말했다.
6월은 정열의 라틴 댄스와 함께 올 것 같다. 6월 초입에 콜럼비아 렉스플로제 극단이 볼레로와 탱고극 ‘여인의 유혹’(5월30일~6월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공연하는 데 이어, 중순 무렵에는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내한해 ‘너무도 사랑하는 그대’ ‘살라파르타’ ‘아르칸젤로’(6월21~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 세 작품을 선보인다. 모두 국내에서 처음 공연하는 단체들이다.
11명의 무용수와 2명의 배우가 공연하는 ‘여인의 유혹’은 탱고와 볼레로로 꾸며지는 무용극이다. 원 제목은 ‘그는 언제 돌아올까?’다. 남녀가 서로 사랑하지만, 남자는 점차 자신의 욕망으로 여자를 억압하려 든다. 그러나 ‘여인의 유혹’에서 줄거리는 극을 이해하는 데 그다지 중요한 열쇠가 아니다.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에게 노래 이상의 의미를 가진 두 가지의 춤, 탱고와 볼레로가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 북부인 멕시코에서 탄생한 볼레로는 사랑의 열정을, 그리고 남부인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탱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내지 상처받은 열정을 표현한다고 한다. ‘여인의 유혹’의 안무자이자 연출자인 티노 페르난데스는 판에 박힌 탱고의 틀인 ‘열정적인 여성과 사랑에 끌려다니는 남성’을 거부하고 남녀관계에서 드러나는 남성우월주의를 여성의 관점에서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은 1999년 콜럼비아 문화부가 수여하는 현대무용상을 수상했다.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1990년 걸출한 안무가 나초 두아토를 영입하면서 급성장한 단체다. 현대발레의 대가 지리 킬리안의 제자인 나초 두아토는 스페인의 민족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현대발레로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에서도 스페인 고유의 정서는 어김없이 배어나온다. 예를 들면 ‘너무도 사랑하는 그대’는 스페인 문학의 황금시대를 이끈 16세기의 시인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의 시와 15, 16세기 스페인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인 ‘살라파르타’는 아예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전통 타악기 이름에서 제목을 따왔다.
무용평론가 이종호는 “두아토는 서유럽과는 뭔가 다른 스페인적 정서를 충분히 반영하는 동시에, 오랜 발레 전통에서 비롯된 서유럽 특유의 세련미를 충분히 발휘하는 안무가”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안달루시아의 민속무용 플라멩코로만 알려져 있는 스페인의 정서가 스페인 국립무용단과 나초 두아토의 춤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될지 궁금해진다.
시인이자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 ‘닫혀진 정원’이라는 시의 앞부분이다. 그는 스페인 국립무용단 상임안무가 나초 두아토의 작품인 ‘닫혀진 정원’이라는 춤을 보고 이 시를 썼다. 김영태는 ‘닫혀진 정원’에 대해 ‘인간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얼룩진 흔적이 있는 춤’이라고 말했다.
6월은 정열의 라틴 댄스와 함께 올 것 같다. 6월 초입에 콜럼비아 렉스플로제 극단이 볼레로와 탱고극 ‘여인의 유혹’(5월30일~6월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공연하는 데 이어, 중순 무렵에는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내한해 ‘너무도 사랑하는 그대’ ‘살라파르타’ ‘아르칸젤로’(6월21~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 세 작품을 선보인다. 모두 국내에서 처음 공연하는 단체들이다.
11명의 무용수와 2명의 배우가 공연하는 ‘여인의 유혹’은 탱고와 볼레로로 꾸며지는 무용극이다. 원 제목은 ‘그는 언제 돌아올까?’다. 남녀가 서로 사랑하지만, 남자는 점차 자신의 욕망으로 여자를 억압하려 든다. 그러나 ‘여인의 유혹’에서 줄거리는 극을 이해하는 데 그다지 중요한 열쇠가 아니다.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에게 노래 이상의 의미를 가진 두 가지의 춤, 탱고와 볼레로가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 북부인 멕시코에서 탄생한 볼레로는 사랑의 열정을, 그리고 남부인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탱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내지 상처받은 열정을 표현한다고 한다. ‘여인의 유혹’의 안무자이자 연출자인 티노 페르난데스는 판에 박힌 탱고의 틀인 ‘열정적인 여성과 사랑에 끌려다니는 남성’을 거부하고 남녀관계에서 드러나는 남성우월주의를 여성의 관점에서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은 1999년 콜럼비아 문화부가 수여하는 현대무용상을 수상했다.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1990년 걸출한 안무가 나초 두아토를 영입하면서 급성장한 단체다. 현대발레의 대가 지리 킬리안의 제자인 나초 두아토는 스페인의 민족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현대발레로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에서도 스페인 고유의 정서는 어김없이 배어나온다. 예를 들면 ‘너무도 사랑하는 그대’는 스페인 문학의 황금시대를 이끈 16세기의 시인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의 시와 15, 16세기 스페인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인 ‘살라파르타’는 아예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전통 타악기 이름에서 제목을 따왔다.
무용평론가 이종호는 “두아토는 서유럽과는 뭔가 다른 스페인적 정서를 충분히 반영하는 동시에, 오랜 발레 전통에서 비롯된 서유럽 특유의 세련미를 충분히 발휘하는 안무가”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안달루시아의 민속무용 플라멩코로만 알려져 있는 스페인의 정서가 스페인 국립무용단과 나초 두아토의 춤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