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87개 관련 단체로 구성된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은 이날을 오히려 ‘투쟁의 날’로 선포하고, “평소의 무관심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시혜성 행사에는 들러리 서지 않겠다”며 정부 주최 행사를 보이콧했다. 대신 이들이 이날 개최한
‘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대회’는 경찰과의 심한 몸싸움 속에 진행됐다.
유명무실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20%에 불과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율, 비현실적인 기초생활보장 생계 급여…. 장애인들에게는
‘창살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다는 2002년 대한민국, 자신들의 몸에 얽힌 부자유와 불평등의 쇠사슬을 풀어내기 위해
현실에의 안주 대신 싸움을 택한 사람들의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