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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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공부 함께 해볼까요”

일상생활에서 수행 열풍 일으키는 사람들 … ‘삶의 질 향상’ 행복 만들기 최고의 방법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04-10-28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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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공부 함께 해볼까요”
    음양오행과 요가의 만남

    홍익요가연구원 설립자 이승용

    한국에 요가가 도입된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은 요가를 다리를 꼬고 비틀며 곡예사 같은 자세를 취하는 일종의 체조로 보는 경향이 있다. 또 일부에서는 요가를 지나치게 인도와 결부시켜 종교적이라는 의혹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홍익요가연구원 설립자인 이승용씨(44)는 “요가는 인간과 자연을 다루는 실제적인 철학이자 과학”이라고 말한다.

    “한평생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화해와 대립, 행복과 불행 등으로 한순간도 그치지 않고 이리저리 헤매는 마음은 길들이지 않은 말이나 소와 같습니다. 말에 안장을 얹고 마구를 채워 길들이듯 동요하는 마음을 잡는 것이 요가입니다.” 그래서 요가라는 말의 어원이 된 산스크리트 ‘유즈’는 ‘멍에를 얹다, 마구를 채우다, 얽어내다’라는 의미다. 요가의 기본 수행은 바르게 움직이고(운동법), 바르게 숨쉬고(호흡법), 바르게 마음을 갖는(명상법)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균형이 깨진다. 최근 난무하는 각종 심신수련법이 지닌 맹점도 거기에 있다.

    이씨는 1980년 자신의 건강을 추스리기 위해 요가에 입문했다가 아예 수행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 세계 30여개국에 있는 요가연구소, 요가센터에서 수행하고 대체의학을 공부한 끝에 그가 다다른 곳이 ‘오행요가’였다. 한국, 중국, 티베트 등에서 꽃피운 동양의학이 인체의 생명보존 법칙을 하나의 소우주와 같다고 보고 예방과 치료에 초점을 맞춰 침, 뜸, 약을 통해 무병장수를 꿈꿨다면 요가는 운동, 호흡, 명상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으로 발전했다고 그는 설명한다. 결국 동양의학과 요가가 한 뿌리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원리에 따라 한국인의 정서와 체질에 맞도록, 또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홍익요가연구원에서 보급하고 있는 ‘오행요가’다.



    제자들은 그를 ‘큰 선생’으로 부르지만 이씨 자신은 그저 농사꾼이라고 소개한다. 충주 교외에 세운 ‘깨닫기건강학교’에서 무농약 농사를 지으며 공해 독을 극복하기 위한 자연섭생법을 연구하는 것이 그의 일과다. 사실 깨달음은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게 아니다. 그는 지도자에게 매달리지 말고 ‘독립군이 되라’고 강조한다. “남의 건강 걱정 말고 내 건강부터 지키세. 남의 종교 탓하기 전에 내 신앙 점검하세. 남의 수행 방법 간섭 말고 나의 수행 들여다보세.” 수행보다 말이 앞서는 시대를 향해 그가 던진 일침이다.

    “마음 공부 함께 해볼까요”
    보면 사라진다

    위파사나 수행 지도자 김열권

    위파사나 수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한 여성이 ‘망상’ 증세를 호소했다. “망상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휘둘릴 때가 있습니다.” “망상이 일어나면 단지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세요. 컵에 흙탕물이 담겨 있습니다.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흙이 가라앉아 맑은 물이 그대로 드러나지요. 컵은 바른 계(戒), 가만히 두는 것은 정(定), 맑은 물은 혜(慧)에 해당되지요.”

    바라보기만 하는 수관(隨觀)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관(內觀 혹은 직관)이 깊어지는 것이 위파사나 수행이다. 위파사나는 석가모니 부처를 깨달음에 이르게 했다는 수행법이지만, 중국에서 건너온 화두선을 주요 수행법으로 삼고 있는 한국 불교계에서는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석가모니 초기 불교의 전통을 고수하는 미얀마, 베트남 등 이른바 근본불교계에서는 널리 행해지고 있다. 김열권씨(48)는 1979년 산사와 토굴에서 10여년간 선수행을 하다 1990년 미얀마의 마하시위파사나 선원으로 출가해, 한국인 최초로 미얀마에서 비구계를 받은 후 저술 활동과 수행 지도를 통해 위파사나를 보급하고 있다.

    위파사나에서는 예비 수행으로 호흡명상과 소리선(예를 들어 ‘옴 마니 반메 훔’ 등을 염송)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다. 예를 들어 숨을 들이쉬면 배가 일어나고 내쉬면 배가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눈으로 보듯 느끼게 한다. 좌선중 아픈 곳이나 가려운 곳이 있으면 그 감각의 변화를 관찰하고 느낀 바를 기록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느낌, 아픔, 가려움, 생각 따위가 일어났는가 하면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경행’(經行)이라고 하는, 서서 하는 수행도 있다. 걷는 동작을 취하면서 발을 들어올리고 내밀고 내려놓는 동작과 발바닥의 느낌을 관찰한다. 한 수행자가 단전호흡과 위파사나의 차이를 묻자 김씨는 “단전호흡은 기(氣)수련을 목적으로 기를 모으므로 정신통일이 잘 되는 반면, 위파사나는 기를 일으키는 마음까지 꿰뚫어보기 때문에 자기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열권씨는 경기도 남양주의 봉인사와 정신세계원, 중원불교대학 등에서 위파사나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미얀마의 마하시 선사가 체계화한 수행법을 중심으로 남방 위파사나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지만, 국적 있는 불교를 만든 원효 선사의 대승 위파사나도 복원해 냈다. 위파사나는 수행을 위해 토굴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잠에서 깨고 먹고 걷는 일상생활이 곧 수행임을 깨닫게 해준다.

    “마음 공부 함께 해볼까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 원장 이우성

    최근 앤서니 라빈스의 책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가 출간 2주 만에 9쇄를 돌파하며(7만부) 경제·경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고졸 학력의 라빈스는 ‘능력의 집중’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미국, 캐나다에서 ‘자기계발과 인생관리’ 세미나의 최고 권위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의 이우성 원장(44)은 라빈스 세미나를 한국에 도입했다.

    “이 세미나의 특징은 지식이나 이론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실제 행동이 변화하도록 만든다는 겁니다. 요즘 ‘일은 놀이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현실에서의 일이 지긋지긋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정말 일이 놀이처럼 즐거울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죠. 일시적 평안이나 현실도피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죠. ‘네 안의 거인’이란 바로 자신감인데, 자신이 있으면 어떤 변화도, 도전도, 거기에 따른 결과도 전혀 두렵지 않게 됩니다. 물론 세미나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르치는 데 머물지 않고, ‘How to’(어떻게)를 체험하게 해줍니다.”

    이원장이 한국적 토양에 맞도록 재구성한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 세미나는 NLP(신경-언어 프로그래밍, Neuro Linguistic Programming) 이론에 근거한다. NLP는 1972년 심리학자 벤들러와 언어학자 그라인더가 창안한 자기계발 이론으로, 인간이 원하는 바를 가장 쉽고 빠르게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담과 심리치료 기법이다. 즉 당장 담배를 끊고 싶거나 5kg의 살을 빼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외적 강요가 아닌, 내적 변화의 동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1단계에서 먼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2단계에서 변화와 즐거움을 연결시켜 동기 부여를 하도록 한다. 3단계에서는 부정적인 습관과 감정, 행동패턴을 깨뜨리며 4단계에서는 대안을 창조하고 5단계에서는 새로운 패턴이 안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조건화하도록 가르친다. 6단계에서는 이를 복습하고 점검한다.

    사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 같지만 2박3일의 세미나가 끝나면 한결같이 “내 평생 이렇게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고 말한다. 라빈스의 세미나는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동양적 사상을 서구식 합리주의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 사실을 행동으로 나타나게 하기 위해 30여 시간 내내 트레이너와 함께 뛰고 춤추는 동안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까지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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