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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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보이지 않는 손’꼬리 밟히나

  •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4-10-28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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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 ‘보이지 않는 손’꼬리 밟히나
    민주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또 출몰했다. 경선정국 들어 벌써 세 번째다. 4월8일 이인제 후보측 김윤수 특보는 “연청(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이 중립을 지키겠다던 김대중 대통령의 뜻과 달리 경선에 개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후보측은 지난 3월 중순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당 지도부는 “도대체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 수 있느냐”며 이후보의 발언을 폄훼했지만 이후보측 주변에서는 “보이지 않을 뿐 손은 분명히 있다”며 “그래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만약 실체가 드러날 경우, 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배후세력’이라는 것. 당시 이후보측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실체 확인에 실패했고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며칠 뒤 경기지사 경선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손’은 다시 등장했다. 경기지사 경선 출마를 노리고 있는 김영환 의원(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배기선 의원이 후보 사퇴를 요청했다”고 폭로하고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

    그의 발언이 공개되자 의혹의 눈길은 지방선거기획단장인 이강래 의원에게 쏠렸다. 지난해 쇄신 파동 당시 역할, 정계개편 등과 관련한 각종 아이디어 및 방향 설정 등 기획가로 탁월한 감각을 가진 그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소위 ‘빅3’에 대한 필승카드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기 때문이다. 그의 구상은 이헌재 전 금감위원장, 진념 경제부총리, 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 DJ 정부 ‘스타’들을 총동원한다는 것. 이와 관련, 이의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진부총리가 경기지사로 출마하면 필승한다는 결론을 얻은 뒤 진부총리를 만나 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다”면서도 “그런 역할을 음모론이나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규정한다면 나보고 손을 놓고 있으란 얘기”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가 진부총리를 염두에 둔 것이 “경제정책 총수인 진부총리를 사퇴시키면 개각 요인이 생기는데 대통령의 재가 없이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김심’(金心) 의혹까지 보태져 보이지 않는 손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측 한 인사는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며 “너무 자주 출몰하면 언젠가는 꼬리가 잡힐 수도 있다”고 말한다. 민주당을 감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은 과연 실존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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