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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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경제교육 시켜라

  • < 이영탁 / KTB네트워크 회장>

    입력2004-10-20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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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에서 경제교육 시켜라
    가난한 아버지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부자 아버지는 돈에 관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부자들은 자녀들에게 돈보다 돈에 대한 지식을 가르친다. 즉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얘기하는 내용을 가르친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는 막상 경제주체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도 경제에 대해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한다. IMF 사태 이후 사람들의 시각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문의 경제면·금융면은 읽을 때마다 후순위에 놓인다. 경제현상 중 어느 것 하나 개인의 삶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는데도 우리가 경제를 어려워하는 것은 복잡한 그래프, 수식, 이해되지 않는 용어들 속에서 경제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소비생활에서조차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일로 확대된다.

    게다가 우리는 아직 부의 축적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있다. 정당한 부의 축적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물욕이라는 말로 경계하는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결정적 요인은 어려서부터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흔히 아이들에게 경제 얘기, 곧 돈 얘기를 하는 것이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을 경전 외우듯 하게 하면서 정작 부모 자신은 자기의 효율성 낮은 경제활동과 이해도를 타박하고만 있다.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경제활동 인구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다. 아이들에게 경제를 알려주는 것은 곧 삶의 방식을 알려주는 것이다.

    소비생활, 시간 및 금전관리 등에 대한 습관과 태도는 장차 성인이 되어 감당해야 할 직업과 경제활동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다. 아이들이 경제생활의 모습을 가장 먼저 습득하는 곳은 가정이며, 가정에서 출발하는 경제교육은 구체적인 소비 형태가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가정이야말로 최고의 교육장인 셈이다. 즉 부모가 의식주 생활을 통해 보여주는 삶 자체가 바로 교육이 된다.



    어릴 때부터 돈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용돈 등을 활용해 자율적인 금전관리 능력을 키우도록 도모해야 한다. 용돈을 준다는 것은 아이가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선택, 구입하고 사용하게 하면서 그에 따른 책임감까지 길러주려는 교육적 목적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또한 노동의 중요함을 알게 해야 한다. 일하는 데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을 아는 아이가 커서도 직장생활에서 보람을 얻고 성공할 수 있다. 가정에서 일의 분담을 통해 자신도 가족의 일원으로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임감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먼저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결과로 가족이 공유하게 된 행복을 설명해 준다. 마찬가지로 자녀가 작은 일이라도 했을 때는 구체적인 표현과 함께 칭찬을 해주고 그로 인해 가족들이 얻게 된 행복을 말해주어 다음에 다시 그 일을 하고 싶게 동기 유발을 유도해야 한다.

    은행이나 상점에 갈 때 자녀를 동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위의 여러 경제교육 장소에 가봄으로써 얻게 되는 경험이 경제에 대한 학습과 태도 형성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보고 듣고, 직접 해보는 것이 많을수록 알고자 하는 것이 많아진다. 많이 알면 알수록 즐거워하게 되고, 즐거움이 클수록 효과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제는 경제가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제란 각종 경제지표나 용어를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경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활 원리이자 반드시 알아야 할 생활 지침이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차이는 경제 마인드 유무에 달려 있다. 부모가 경제를 알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경제감각을 키우게 된다. 아이의 인생에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길은 생활 속에서 돈의 흐름을 가르치는 것이다.

    올해 최고의 유행어는 단연 ‘부자 되세요’다. 이 말은 평범한 서민들의 소박하고 솔직한 희망을 담은 덕담이기도 하다. 부자에 대한 잣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부자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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