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지난해 12월16일 박청부 전 증권감독원장, 표세진 전 공정거래위원장,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 등 ‘경제통 3인방’을 당 정책 최전선에 투입했다.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인 이들 중 박 전 원장과 표 전 위원장은 12월7일 당 국책정책위원으로 입당했고, 강 전 차관은 훨씬 전부터 국가혁신위에서 활동해 왔다. 박 전 원장은 새해부터 시작될 공적자금청문회에, 표 전 위원장은 대기업 및 경제관련 특위에, 강 전 차관은 조세와 금융관련 공약개발에 배정됐다.
한나라당이 이 밖에 특히 공을 들이는 곳은 안민정책포럼(회장 동국대 장오현 교수)이라는 민간 연구모임. 주로 경제정책을 연구하는 이 모임에는 대학교수, 금융인, 관료, 정치인 등 104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 모임의 장오현 회장이나 기타 교수들을 국가혁신위 자문위원으로 ‘모시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이회창 총재는 이 포럼과의 세미나에서 1 대 1 정책토론을 벌이는 다소 ‘무리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이런 움직임은 올해 대통령선거 역시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제대통령론’이 최고의 쟁점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똑같이 ‘경제대통령’을 표방했으면서도 여러 대목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밀렸던 4년 전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당 차원의 각오가 묻어나고 있는 것.
2002년 대통령선거의 최대 쟁점은 또 ‘경제대통령’이다. 4년 전 외환위기 상황에서는 벗어났고 IMF 구제금융 역시 모두 상환했지만, 구조조정과 불경기의 긴 터널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나라 바깥으로도 경제불안 요소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 6∼7%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은 3% 이내로 안정시키는 등 우리 경제를 ‘안정 성장’의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2000년대 초반에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DJ 노믹스’의 장밋빛 공약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정황은 ‘주간동아’와 ‘신동아’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대표 노규형)와 공동으로 실시한 지난해 12월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차기 대선에 가장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7%가 ‘경제문제’라고 응답한 것. 그 다음으로 ‘월드컵 결과’(11.8%) ‘정계개편’(11.5%) ‘지방선거 결과’(9.9%)가 꼽혔다.
또한 지난해 말 실시된 국민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리더십으로 ‘경제에 대한 식견’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4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도덕성(23.3%)과 통합조정 능력(20.5%)은 다음 순서로 밀렸다. 이 모두 경제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나타내는 지표들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지지도에서 가장 앞서가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지난 대선에서 경제대통령론으로 이미 일전을 겨룬 바 있다는 점. 따라서 4년 전의 “경제에 짐이 되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펼쳐 나가겠다”는 ‘정치성이 강한’ 이총재의 경제 리더십과, “패기 있는 젊은 지도자라야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고문의 ‘세일즈 대통령론’은 이번 대선에서 다시 등장해 맞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총재의 정치성 강한 경제 리더십은 이미 ‘법치 경제’라는 신개념으로 덧칠되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똑같은 경제대통령론이라 하더라도 5년 전과는 양상이 매우 다를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지난 4년 동안 국민의 경제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 때문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거세게 몰아닥친 상시 구조조정과 조기 퇴직의 찬바람은 이 땅의 유권자들에게 4년 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경제적 안목과 식견을 갖도록 했다. 따라서 수치상의 경제지표 몇 가지나 단편적인 경제지식을 외워 마치 경제전문가인 양 ‘포장’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아주 세부적인 곳을 모르면서, 총론으로만 대충 넘기려는 행위 역시 감표 요인이 될 게 뻔하다. 이는 대통령후보들의 텔레비전 토론이 4년 전과 전혀 다르게 불을 뿜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현재 대선 예비주자들 가운데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나 유종근 전북지사를 제외하면 딱히 경제전문가라 할 사람이 없다. 물론 이 두 사람의 경제관 역시 그들의 이력 이외에는 지금까지 검증된 적이 없기 때문에 과연 전문가라고 할 수준인지는 알 수 없다. 다른 후보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주간동아’가 이번 커버스토리를 통해 예비주자들의 차별화되고 변별력 있는 경제 마인드를 알아보고자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각 주자들의 반응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우선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고문부터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설문조사 응답을 거부했다.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된다는 ‘부자 몸조심’ 차원의 행위로 보인다. 말로는 경제대통령을 앞세우면서 정작 자신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하길 꺼리는 것은 득표에 유리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만 갖겠다는 이중적 태도라 할 수 있다.
또한 경제대통령이란 후보 주변에 경제전문가 집단만 잔뜩 모아놓았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이 같은 예의 실패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 김대중 대통령에게서 이미 보았다. 결국 경제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날카로운 관찰이 진정한 경제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
한나라당이 이 밖에 특히 공을 들이는 곳은 안민정책포럼(회장 동국대 장오현 교수)이라는 민간 연구모임. 주로 경제정책을 연구하는 이 모임에는 대학교수, 금융인, 관료, 정치인 등 104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 모임의 장오현 회장이나 기타 교수들을 국가혁신위 자문위원으로 ‘모시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이회창 총재는 이 포럼과의 세미나에서 1 대 1 정책토론을 벌이는 다소 ‘무리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이런 움직임은 올해 대통령선거 역시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제대통령론’이 최고의 쟁점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똑같이 ‘경제대통령’을 표방했으면서도 여러 대목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밀렸던 4년 전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당 차원의 각오가 묻어나고 있는 것.
2002년 대통령선거의 최대 쟁점은 또 ‘경제대통령’이다. 4년 전 외환위기 상황에서는 벗어났고 IMF 구제금융 역시 모두 상환했지만, 구조조정과 불경기의 긴 터널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나라 바깥으로도 경제불안 요소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 6∼7%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은 3% 이내로 안정시키는 등 우리 경제를 ‘안정 성장’의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2000년대 초반에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DJ 노믹스’의 장밋빛 공약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정황은 ‘주간동아’와 ‘신동아’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대표 노규형)와 공동으로 실시한 지난해 12월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차기 대선에 가장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7%가 ‘경제문제’라고 응답한 것. 그 다음으로 ‘월드컵 결과’(11.8%) ‘정계개편’(11.5%) ‘지방선거 결과’(9.9%)가 꼽혔다.
또한 지난해 말 실시된 국민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리더십으로 ‘경제에 대한 식견’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4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도덕성(23.3%)과 통합조정 능력(20.5%)은 다음 순서로 밀렸다. 이 모두 경제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나타내는 지표들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지지도에서 가장 앞서가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지난 대선에서 경제대통령론으로 이미 일전을 겨룬 바 있다는 점. 따라서 4년 전의 “경제에 짐이 되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펼쳐 나가겠다”는 ‘정치성이 강한’ 이총재의 경제 리더십과, “패기 있는 젊은 지도자라야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고문의 ‘세일즈 대통령론’은 이번 대선에서 다시 등장해 맞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총재의 정치성 강한 경제 리더십은 이미 ‘법치 경제’라는 신개념으로 덧칠되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똑같은 경제대통령론이라 하더라도 5년 전과는 양상이 매우 다를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지난 4년 동안 국민의 경제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 때문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거세게 몰아닥친 상시 구조조정과 조기 퇴직의 찬바람은 이 땅의 유권자들에게 4년 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경제적 안목과 식견을 갖도록 했다. 따라서 수치상의 경제지표 몇 가지나 단편적인 경제지식을 외워 마치 경제전문가인 양 ‘포장’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아주 세부적인 곳을 모르면서, 총론으로만 대충 넘기려는 행위 역시 감표 요인이 될 게 뻔하다. 이는 대통령후보들의 텔레비전 토론이 4년 전과 전혀 다르게 불을 뿜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현재 대선 예비주자들 가운데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나 유종근 전북지사를 제외하면 딱히 경제전문가라 할 사람이 없다. 물론 이 두 사람의 경제관 역시 그들의 이력 이외에는 지금까지 검증된 적이 없기 때문에 과연 전문가라고 할 수준인지는 알 수 없다. 다른 후보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주간동아’가 이번 커버스토리를 통해 예비주자들의 차별화되고 변별력 있는 경제 마인드를 알아보고자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각 주자들의 반응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우선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고문부터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설문조사 응답을 거부했다.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된다는 ‘부자 몸조심’ 차원의 행위로 보인다. 말로는 경제대통령을 앞세우면서 정작 자신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하길 꺼리는 것은 득표에 유리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만 갖겠다는 이중적 태도라 할 수 있다.
또한 경제대통령이란 후보 주변에 경제전문가 집단만 잔뜩 모아놓았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이 같은 예의 실패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 김대중 대통령에게서 이미 보았다. 결국 경제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날카로운 관찰이 진정한 경제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