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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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 VJ 된 ‘힙합의 고수’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4-12-02 1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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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송 VJ 된 ‘힙합의 고수’
    자정이 되면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아저씨가 케이블 채널 MTV에 나타난다. 10대, 많이 봐야 20대 초반까지만 보는 줄 알았던 MTV에 웬 30대? 그런데 이 남자, 말하는 품새에 ‘프로페셔널’ 냄새가 솔솔 나는 게 보통이 아니다. 70~90년대 초반까지의 ‘추억의 히트 팝송’ 뮤직비디오를 방송하는 클래식 MTV의 PD 겸 VJ(Video Jockey) 돈마니씨(31).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외모는 딱 40대다.

    알고 보면 그는 최고의 힙합 DJ로 신촌을 주름잡았던,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인물이다. 본명은 이종현. 힙합 음반 제작과 뮤지션 매니지먼트를 겸업하고 있는 MP(마스터플랜) 프로덕션의 대표가 공식 직함이다. ‘힙합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신촌의 ‘클럽 마스터플랜’도 운영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30대 VJ’ 자리는 “고스톱 쳐서 딴 게 아니다”. 그는 92년부터 힙합 음반 해설로 음악전문지와 TV, 라디오 방송을 종횡무진 누벼온 ‘내공 절정의 고수’다. 힙합 칼럼니스트, 방송작가 등등 그의 이름 앞에 붙었던 직함만 10여개. “그 무렵만 해도 힙합에 대해 얘기는 많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싶었어요. ‘내가 너희들보다 낫다’는 생각에 뛰어들었죠. 후회 엄청나게 했지요.”

    지난 7월1일 개국한 MTV코리아에는 그 말고도 6명의 VJ가 더 있다. 물론 모두 10대와 20대. “같이 일하는 사라는 열다섯 살이에요. 다른 친구들이 톡톡 튀는 감각으로 승부를 걸 동안 저는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재치와 유머를 구사하죠. 맡고 있는 프로가 20대 후반 대상이라 다행이에요. 사지선다형 학력고사 얘기는 우리끼리가 아니면 어떻게 알겠어요?”

    ‘돈마니’라는 이름은 돈을 많이 버는 게 소원이라 지은 이름이란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고학하다시피 자란 까닭에 돈에 사무친 원한이 있다고. “그래서 많이 벌었느냐”는 질문에 돈마니씨가 던지는 반문. “돈보다 음악이 더 좋아져서요. 왜 제대로 된 음악하고 돈은 별로 안 친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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