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 TV’로 불리는 PDP TV가 TFT-LCD의 뒤를 이을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빠른 속도로 떠올랐다. 아직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설기만한 PDP TV는 그러나 벌써부터 ‘21세기의 노다지 산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 등으로 불리며 세계시장에서 반도체의 뒤를 이을 효자상품으로 관심을 모은다. 치열한 싸움의 상대방에는 온통 일본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인의 안방에 놓인 브라운관 TV를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단 PDP TV가 석권할 날을 손꼽으며 부품 국산화 등 기술 향상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국내 업체들이 부품이나 제조 장비 국산화에 사활을 건 까닭은 이미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국내 PDP 제조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려면 대부분 일제인 제조장비와 부품에 대한 의존율을 낮추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후지쯔와 히다찌가 합작한 FHP(Fujitsu Hitachi Plasma)가 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등 사실상 PDP-TV 시장을 주도한다. 마쓰시다나 파이오니어 등도 이 분야의 강자로, 한국과는 경쟁상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PDP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lasma Display Panel)의 약자로 플라즈마라는 고압 방전방식을 이용해 가시광선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신개념 영상매체다. PDP는 두 장의 얇은 유리기판 사이에 혼합가스를 주입하고 고전압을 가해 발생한 이온가스를 방전시켜(플라즈마 현상) 화면을 구성한다(그림 참조). 이런 방식으로 동급 브라운관 TV보다 두께는 10분의 1, 무게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초대형 TV에는 안성맞춤이다. 또 40~63인치까지의 대형인데도 두께가 7~10cm에 지나지 않아 벽에 걸어놓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품, 제조장비 국산화 전력투구
가격 경쟁력이나 마케팅 능력을 제외하면 일본과의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더 크게, 더 얇게’ 만든 제품을 소비자 앞에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한국은 현재 LG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 7.8cm의 PDP TV를 시판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를 앞세운 63인치짜리 PDP TV를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간 LG전자나 삼성SDI가 갖고 있는 PDP 제조기술은 이미 수준급에 올라 있다고 평가한다. 또 PDP를 구성하는 두 장의 유리 기판 등 PDP TV의 두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지금 수준에서 획기적으로 얇아지기는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전자부품연구원 디스플레이연구센터 곽민기 선임연구원은 “500~600℃에서 만드는 PDP 공정상 유리 기판이 얇을수록 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리 두께 자체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PDP를 이루는 두 개의 유리 기판 사이의 공간은 0.1mm 정도. 결국 ‘더 얇게’의 승부수는 PDP 모듈 자체가 아니라 이를 TV 세트로 조립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제품 두께를 줄일 수 있는지에 달린 셈이다. 국내업체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부품 배치 등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방열 효과를 낸 뒷면의 팬(fan)을 제거하는 데 성공해 두께를 줄일 수 있었다.
크기를 키우는 것도 화질을 유지한 상태에서 1인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 70~80단계나 되는 제조공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제조장비나 부품을 얼마나 국산화하고 가격과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는지가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관건이라는 말이다. 현재 PDP 제조에 쓰이는 대형 유리나 자외선을 받아 발광체 역할을 하는 형광체 등 핵심부품 등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형편이다.
삼성SDI PDP 판매팀 김하철 상무는 “부품 국산화율만 높일 수 있다면 니콘이나 야시카 등 기존의 카메라 브랜드들이 디지털 카메라 등장 이후 소니나 NEC 등 디지털 기술이 앞선 업체들에게 시장을 몽땅 내어준 것처럼 PDP 시장 역시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삼성 SDI에 기술 자문을 하는 서울대 황지웅 교수(전기공학)는 “원천 기술과 관련한 대부분의 특허를 일본 기업과 미국 기업이 갖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전자 관계자도 “20~30년쯤 앞선 일본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던 브라운관 분야와 달리 PDP 기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PDP TV 제작에 필요한 패널뿐 아니라 이를 TV 세트로 조립하는 능력을 겸비하였다는 점이 일본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삼성의 경우 과거 TV용 브라운관을 생산해 온 삼성SDI가 PDP 모듈을 만들고 삼성전자가 TV 세트, 스피커 등 주변기기를 조립해 완성한 뒤 삼성전자 상표를 붙여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다. 지난 94년부터 PDP 분야에서 연구 개발을 추진해 온 LG전자는 PDP 모듈과 TV 세트를 한꺼번에 양산하는 체제를 갖추었다.
반도체나 TFT-LCD도 일본보다 늦게 세계시장에 뛰어들어 결국은 일본을 추월한 뒤 세계 최강으로 떠오른 분야. 따라서 PDP-TV에서도 똑같은 대역전극을 연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도체나 TFT-LCD와 비교하면 유리한 측면도 있다. 세계시장 진입 시점이 일본과 1~2년밖에 차이 나지 않고, 일본과 달리 ‘G7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산·학·연 합동으로 우수한 기술 인력을 속속 양산하고 있다는 것. 이들이 바로 우리 수출의 차세대 주력군으로 PDP-TV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인적 자원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주전 선수로 뛸 한-일간 ‘PDP 대전’의 휘슬은 이미 울린 셈이다.
PDP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lasma Display Panel)의 약자로 플라즈마라는 고압 방전방식을 이용해 가시광선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신개념 영상매체다. PDP는 두 장의 얇은 유리기판 사이에 혼합가스를 주입하고 고전압을 가해 발생한 이온가스를 방전시켜(플라즈마 현상) 화면을 구성한다(그림 참조). 이런 방식으로 동급 브라운관 TV보다 두께는 10분의 1, 무게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초대형 TV에는 안성맞춤이다. 또 40~63인치까지의 대형인데도 두께가 7~10cm에 지나지 않아 벽에 걸어놓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품, 제조장비 국산화 전력투구
가격 경쟁력이나 마케팅 능력을 제외하면 일본과의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더 크게, 더 얇게’ 만든 제품을 소비자 앞에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한국은 현재 LG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 7.8cm의 PDP TV를 시판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를 앞세운 63인치짜리 PDP TV를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간 LG전자나 삼성SDI가 갖고 있는 PDP 제조기술은 이미 수준급에 올라 있다고 평가한다. 또 PDP를 구성하는 두 장의 유리 기판 등 PDP TV의 두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지금 수준에서 획기적으로 얇아지기는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전자부품연구원 디스플레이연구센터 곽민기 선임연구원은 “500~600℃에서 만드는 PDP 공정상 유리 기판이 얇을수록 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리 두께 자체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PDP를 이루는 두 개의 유리 기판 사이의 공간은 0.1mm 정도. 결국 ‘더 얇게’의 승부수는 PDP 모듈 자체가 아니라 이를 TV 세트로 조립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제품 두께를 줄일 수 있는지에 달린 셈이다. 국내업체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부품 배치 등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방열 효과를 낸 뒷면의 팬(fan)을 제거하는 데 성공해 두께를 줄일 수 있었다.
크기를 키우는 것도 화질을 유지한 상태에서 1인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 70~80단계나 되는 제조공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제조장비나 부품을 얼마나 국산화하고 가격과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는지가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관건이라는 말이다. 현재 PDP 제조에 쓰이는 대형 유리나 자외선을 받아 발광체 역할을 하는 형광체 등 핵심부품 등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형편이다.
삼성SDI PDP 판매팀 김하철 상무는 “부품 국산화율만 높일 수 있다면 니콘이나 야시카 등 기존의 카메라 브랜드들이 디지털 카메라 등장 이후 소니나 NEC 등 디지털 기술이 앞선 업체들에게 시장을 몽땅 내어준 것처럼 PDP 시장 역시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삼성 SDI에 기술 자문을 하는 서울대 황지웅 교수(전기공학)는 “원천 기술과 관련한 대부분의 특허를 일본 기업과 미국 기업이 갖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전자 관계자도 “20~30년쯤 앞선 일본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던 브라운관 분야와 달리 PDP 기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PDP TV 제작에 필요한 패널뿐 아니라 이를 TV 세트로 조립하는 능력을 겸비하였다는 점이 일본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삼성의 경우 과거 TV용 브라운관을 생산해 온 삼성SDI가 PDP 모듈을 만들고 삼성전자가 TV 세트, 스피커 등 주변기기를 조립해 완성한 뒤 삼성전자 상표를 붙여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다. 지난 94년부터 PDP 분야에서 연구 개발을 추진해 온 LG전자는 PDP 모듈과 TV 세트를 한꺼번에 양산하는 체제를 갖추었다.
반도체나 TFT-LCD도 일본보다 늦게 세계시장에 뛰어들어 결국은 일본을 추월한 뒤 세계 최강으로 떠오른 분야. 따라서 PDP-TV에서도 똑같은 대역전극을 연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도체나 TFT-LCD와 비교하면 유리한 측면도 있다. 세계시장 진입 시점이 일본과 1~2년밖에 차이 나지 않고, 일본과 달리 ‘G7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산·학·연 합동으로 우수한 기술 인력을 속속 양산하고 있다는 것. 이들이 바로 우리 수출의 차세대 주력군으로 PDP-TV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인적 자원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주전 선수로 뛸 한-일간 ‘PDP 대전’의 휘슬은 이미 울린 셈이다.